"우리 동네 돈가스집이 맛집이었데요!"
인터넷을 하다가 동네에서 지나다니던 돈가스집이 평이 좋은 것을 알게 되어서 남편에게 카톡을 보냈다. 멀리서 먹으러 올 정도로 먹을만하다는 리뷰에 다음에 한 번쯤 남편하고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늦게까지 일하고 퇴근하던 남편에게 연락이 왔다. 돈가스 집이 문이 닫아서 돈가스를 살 수 없어서 너무 아쉽다고 했다. 불 꺼진 돈가스집 사진이 카톡으로 왔다.
"힘든데 거긴 왜 갔어요. 밤도 늦었는데 빨리 와요~"
평상시 야식을 즐기지 않던 우리 부부였기에 야밤에 돈가스집까지 갔던 남편이 엉뚱하고 귀여웠다.
남편은 한참이나 오지 않았다.
잠시 후 발걸음 소리가 들려서 현관문을 열었다.
남편이 오는 느낌이 났다.
남편의 발걸음 소리는 다르다.
설레는 소리가 난다.
활짝 웃으며 남편이 돌아왔다.
양손에 케이크와 아메리카노를 들고.
늦은 밤에 문이 연 곳으로 가려고 집에서도 멀리 있는 카페까지 갔던 것이다.
나는 남편을 생각하면 언제나 눈물이 핑 돌 정도로 고맙다.
"돈가스집 문 닫았으면 바로 집에 오지 그랬어요. 밖에 추운데 왜 이렇게 멀리까지 갔어요."
"맛있는 거 사주고 싶었어."
내가 가장 좋아하는 치즈케이크와 아메리카노다. 케이크 같은 달짝지근한 간식을 잘 먹지 않던 남편은,
카페를 잘 다니지 않던 남편은,
내가 좋아한다는 이유만으로 카페를 다니고 디저트를 사 온다.
남편은 카페를 돌아다니며 이곳저곳에서 케이크를 종류별로 사 오건 한다. 한 조각이면 된다고 해도 처음 보는 케이크니 먹어보라고 한다. 내가 좋아하는 걸 주려고 하는 마음이 고마웠다. 찬 바람에 빨갛게 언 손으로 차가운 아이스아메리카노를 들고 온 따뜻한 마음에 감동했다.
"고마워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조합이다."
가장 좋아하는 케이크와 가장 좋아하는 커피.
그리고 그 모든 것보다 더 좋은 남편.
행복한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