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을 따라 쓰는 시간을 좋아합니다.
어떤 문장은 마음에 오래 남고,
어떤 문장은 한동안 묻혔다가
다시 돌아와 전혀 다른 의미로 말을 걸어오기도 하니까요.
그중 하나가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말이었습니다.
“마음의 변화를 알아채지 못하는 사람은
행복해질 수 없다.”
이 문장을 처음 만났을 땐
그저 철학적인 격언이라 여겼습니다.
하지만 몇 번이고 다시 읽고, 따라 쓰는 사이
조금씩 그 뜻이 다르게 다가왔습니다.
'마음의 변화'는 거창한 결심이나 감정의 폭발이 아니었습니다.
말 한마디에 반응하는 방식,
습관처럼 굳어진 생각이
조금씩 느슨해지는 순간들이었죠.
예전 같으면 예민하게 반응했을 말을
그냥 흘려보낼 수 있게 된 날.
붙잡고 있던 감정을
한 걸음 물러서 바라볼 수 있었던 순간.
그럴 때면
‘내가 달라졌구나’ 하는 감각이 조용히 스며듭니다.
그 감각이 자기객관화인 듯 합니다.
문학 속 인물이 실수했을 때
“저럴 수도 있지”라고 받아들이듯,
그 시선이 나에게도 향하는 순간이 오더라고요.
책을 읽다 보면
등장인물의 말투나 행동이
자신과 닮아 있는 걸 발견하게 됩니다.
그 상황 속에서 내가 어떤 선택을 할지를 상상하다 보면
결국 스스로를 바라보게 됩니다.
글을 쓴다는 건
감정을 통제하는 일이 아니라
내 마음의 흐름을 관찰하는 방식이라는 걸
조금씩 배우고 있는 요즘입니다.
문장을 따라 쓰는 일이
곧 내 마음을 따라 읽는 일이 되어준다는 것.
그렇게 삶의 감정이
하나의 이야기로 정리되기 시작할 때,
우리는 조금씩 변화를 자각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지금의 제가 또렷해지는 매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