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은 돌아오는데, 친구는

by 걸침

가을에 한번

서리를 머리에 얹은 동창들이

회전초밥집에 모인다

개기름 낀 친구가 기름진 연어를 먼저 집는다

비린내 정치판에 있던 놈은 고등어를

짝눈인 친구는 광어접시를

뱃살이 둘둘 말린 놈은 계란말이를

관자놀이가 튀어나온 친구는 관자초밥을


검버섯 핀 친구는 김초밥을

갈비만 남은 친구는 가리비를

대기업 다니던 친구는 문어발을

낯짝이 두꺼운 친구는 낫또를

뻥이 센 친구는 튀김을

접시는 계절을 얹어 놓고 돈다


올해는

고등어와 문어가 못 돌아오고


연어가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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