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독백
그래. 난 그때 타클라마칸 사막에 누워 있었어.
캄캄한 밤 아무도 없는 모래언덕에 누워 하늘을 봤어.
모래는 하루 종일 햇볕에 태워진 뒤라 아직 온기가 남아있었지만 살랑대는 바람은 한기를 느끼게 했어. 하
늘에는 모래보다 많은 별들이 쏟아지고 있었어. 저 별들의 개수는 얼마나 될까. 얼마전 읽었던 책에서는
한 시간 쯤 그렇게 별을 바라볼 때였어. 갑자기 누워있던 땅이 흔들리는 것 같았어. 하늘에서 별이 쏟아지는 것이 아니었어.
마치 패러글라이딩으로 발밑의 산과 강을 내려다보듯이 빛나는 은하수 강이 보였어. 나는 별의 마을 중에서 내가 착지할 별을 찾고 있었어. 어느 별에 내릴까. 저기 반짝이는 작은 별? 아니 그 옆에 약간 노란빛을 띠는 중간 별?
이 지구라는 행성의 사람들이 가진 병을 고쳐줄 별은 과연 있을까? 지구는 이미 어린아이의 마음을 잃어버린 것 같아. 영화 예스맨에서도 그런 말이 나오지.
그저 죽은 물고기처럼 물결을 따라 흘러가고 있다는 말이 실감이 나. 우리는 놀이를 잊고 살은지 오래야. 세상을멋지게 돌아가게 하는 놀이 말이야.
꼭 크다고 좋은 것은 아닌 것 같아.
큰창자 겨우 1센티에서 지구상에 여태까지 살아온 수많은 사람들보다 많은 박테리아가 살아 움직이며 저마다 역할을 다하고 있다고 하잖아. 나를 움직이는 주인이 누구인지 물어보면 답을 하기 어려운 대목이지.
어떻게 보면 나라는 것도 이 우주의 일부분이라 할 수 있겠지.
방금 내가 마신 물 한 잔에는 소크라테스, 칭기즈칸, 간디의 몸을 거쳐 나온 분자가 들어있다는 말이고, 내가 마신 공기에는 나폴레옹, 링컨, 이순신의 몸에 들어갔다 나온 분자가 들어있다고 어느 과학자가 재미있게 말했지. 그 생각에 숨을 크게한번 들어마셨지. 정말 그런 것 같았어. 아버지를 비롯해 별처럼 많은 우리 선조가
내뱉은 공기가 내 폐 속으로 들어오는 것 같았어.
별에 점점 다가가면서 내가 지나온 삶이 파노라마처럼 스쳐갔어. 우연 같은 만남도 필연 같은 사연도 많았어. 니체 생각이 났어.
마치 양자역학의 관찰자 효과처럼 빛이라는 것이 관찰자가 바라보면 입자이다가 관찰을 멈추면 파동이 되는 것과 마찬가지 현상 아닐까. 역사에서도 우연히발명된 것이 꽤 있지. 페니실린, 아마존, 포스트잇 등. 뜻밖의 발견이라는 의미의 세렌디피티라는 말이 회자되는 이유겠지. 내 인생의 세렌디피티도 과연 있었을까.
생각해 보니 내 나이도 별의 나이만큼 흐른 것 같아.
어린아이를 좋아한 그가 동심으로 그린 그림이 떠올랐지. 저 별에 내려가 그동안 놓았던 붓을 다시 잡
아볼까? 에머슨도 그랬잖아.
손을 한번 뻗쳐봤어. 별들이 모래알처럼 손안에 잡혔어. 손에 잡힌 모래로 북두칠성 옆에다 글씨를 써봤어. 아니 어린아이처럼 그림을 그렸어. 써놓고 보니 이뻤어. 이렇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