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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ifeaholic Nov 19. 2022

해외에서 한국교육 따라잡기

해외에서  1년 학습플랜 수립하기

우리 집에는 독립이와 배려왕이 있어요. 아주 독립심이 강하여 초등학교 5학년때부터 심한 사춘기를 앓고 있는 중학교 1학년 남학생 독립이와 어렸을 때부터 소심하여 목소리도 작고 자기주장도 강하지 않지만 항상 계획적인 생활을 스스로 잘하고 친구들을 배려하는 마음이 큰 초등학교 5학년 여학생 배려왕이 있지요. 둘은 레고놀이를 할 때나 게임을 할 때는 그렇게 사이가 좋을 수 없는데 그 시간을 제외한 대부분의 시간은 사이가 좋지 못한 문제가 있어요. 좀 전에도 한바탕 티격태격하다 조용히 각자의 방에서 무엇인가를 열심히 하고 있네요



아이들이 커서 해외 살이 하기에는 다소 늦은 시기에 1년을 해외에서 보낼 생각을 하니 한국에서의 좋은 교육기회를 포기해야 할 것과 아이들에 대한 믿음이 필요했어요. 이런 과정에서 엄마 아빠의 걱정은 작아지지 않았지요. 독립이와 배려왕을 위한 공부계획을 수립하기 위해 학교선생님의 자문, 학원선생님의 의견, 아이들의 생각과 부모의 생각을 종합하기로 했어요


우선, 독립이의 학교 담임선생님으로 계신 국어선생님과  배려왕의 친절한 담임선생님과 상담을 했어요. 독립이에 대해 우리가 알고 있는 사실 외에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고 하와이에서의 생활을 결정한 이상 한국에서 할 수 없는 다양한 경험을 하는 것이 중학교 2학년 교과서와 문제집을 바리바리 싸 들고 가서 집에서만 있다 오는 것보다 훨씬 값지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어요. 그러면서 반드시 수학은 지금 하고 있는 공부에서 1년 동안 쉬지 않고 해 와야 한다고 몇 번이나 강조해서 말씀하셨지요. 배려왕은 예상대로 학교에서도 자기일을 책임감 있게 잘하고 소심하지만 리더로서의 자질도 있다는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무엇보다 신체적으로 저체중에 키도 작고 힘도 없어 하와이에서 열심히 뛰어놀면서 신체활동을 더 열심히 했으면 하는 선생님의 의견을 들을 수 있었어요. 이와 함께 체육시간에 있었던 소소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튼튼하게 나아주지 못한 엄마로서의 죄책감에 눈물을 흘리면서 통화를 끊었던 기억이 나네요. 결론적으로 하와이에서만 할 수 있는 경험을 주로 하고 수학공부는 계속해야겠구나라는 생각을 했지요


처음에는 중2와 초6 교과서와 문제집을 다 들고 갈 어리석은 생각을 했었는데 학교선생님들과의 상담, 그리고 고등학교 국어와 과학선생님이신 시누이와 고모부의 조언을 종합하여 큰 방향을 설정했어요. 하와이 학교생활을 방과 후 활동과 비공식적 모임까지 열심히 참여하면서 풍부한 경험위주의 활동을 하고 저녁때 수학공부만 하는 것으로 결정했어요.



교육열이 높은 지역에 살다 보니, 아이들을 어렸을 때부터 수학을 비롯한 교과학원을 보내지 않는 것이 엄마에게는 큰 용기가 필요했어요. 독립이는 꾹꾹 참다가 4학년이 되었을 때 수학학원을 보내기 시작했고 남에게 지기 싫어하면서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을 좋아하는 독립이는 현재 고등학교 1학년 수학을 마무리하고 있어요. 수학에 많은 시간을 투자했던 지난 3년 동안 이렇게 하는 것이 맞는지 의문이 들면서도 워킹맘으로서 바쁘다는 핑계, 남들도 하니 맞겠지라는 방종이 섞여 아이를 계속 힘들게 했던 것 같아요. 특히 선행을 많이 하다 보면 너무 어려운 문제들과 씨름하는 시간이 많은데 어느 시점부터 그 시간을 즐기기보다 고통스러워하는 독립이를 보면서 저도 남편도 함께 힘들었던 것 같아요.  오빠가 수학학원을 다니면서 즐거워하는 모습에 배려왕은 자기도 수학학원을 다니고 싶다고 하여 2학년 2학기부터 수학학원을 보내기 시작했지요. 일찍 수학공부를 시작한 배려왕은 자기 학년 위주로 천천히 학습하여 현재 6학년 2학기 수학을 공부하고 있어요. 오히려 수학공부를 더 많이 하고 성취도도 높은 독립이는 스스로 수학을 못한다고 생각하고 있고 자기 학년 수준에 맞게 공부하고 있는 배려왕은 자기가 수학을 잘한다고 생각하면서 즐겁게 하고 있어요.


두 아이가 다니고 있는 수학학원의 선생님들과의 상담을 마치고 수학학습계획을 세우기 시작했을 때 주변 엄마들로부터 새로운 소식을 듣게 되었어요. 대치동에서 오랫동안 수학학원을 운영하였던 분이 동네에 아이O수학학원을 오픈했는데 상담내용이 그동안 다른 학원의 상담과는 다르다는 것이었지요. 상담을 받으려면 애들이 테스트를 봐야 돼서 주말 3시간에 걸쳐 테스트를 보고 상담을 받았지요. 테스트 결과에 대한 해석은 납득할 수 없는 이야기들도 많았지만 두 부원장님과의 상담을 통해 하와이에서의 1년 공부계획을 세우는 것뿐만 아니라 앞으로 아이들의 교육의 방향을 설정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어요. 그동안 반신반의했던 것에 대해서도 결단을 내릴 수 있게 되었지요


대학을 가기 위한 공부와 아이들을 성장하도록 하는 공부는 다르다는 것, 특목고를 갈 것이 아니라면 중3 수준까지는 어려운 문제집을 푸는데 시간을 너무 많이 투자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 등이에요. 왜냐하면 중3 수학까지의 수준에서 어려운 문제는 고등학교 수학을 배우면 쉽게 해결되는 문제가 많기 때문이에요.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서 독립이가 수학 에이급과 블랙라벨 문제집을 풀면서 투자했던 시간, 그러면서 가지게 된 자괴감 등을 생각하니 학원에만 보내고 방치했던 엄마로서 미안한 마음이 크더라고요.


그래서 독립이와 배려왕은 중3 수학까지는 기본개념을 충실하게 이해할 수 있는 수준으로만 하고 어려운 문제집은 풀지 않도록 계획을 수립하기로 했지요. 처음 할 일은 독립이의 현 수준을 파악하기 위해 아이O수학학원 부원장의 추천대로 현재 다니고 있는 중학교 2학년과 3학년 수학 중간과 기말고사 문제를 풀어보기로 했어요. 해당학교 기출문제는 학교 홈페이지에서 구할 수 있으나 학부모 인증을 받아야 하는데 무슨 이유인지 인증이 되지 않았어요. 이를 위해 남편이 학교 정보부장 선생님과 통화해서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결국 교육청 정보담당자와의 통화를 통해 승인을 받게 되어 기출문제를 출력할 수 있게 되었어요. 8개가 되는 시험을 불평없이 풀어준 독립이가 너무 고마웠고 이 과정을 통해 독립이가 무엇이 부족한지를 진단하게 되었어요.


결과적으로 독립이는 중3부터 다시 시작하기로 했고 수많은 문제집이 있는데 새로 사기에는 아까워서 중 3은 에이급 문제집 중 제일 어려운 A단계 문제를 뺀 B-C단계만 푸는 것으로 고등학교 것은 센 B만 준비하는 것으로 결정했어요. 배려왕은 기본 개념서인 개념+유형라이트로 준비하기로 했고 시간이 된다면 집에 있는 최상위수학라이트의 일부만 해 보는 것으로 결정을 했지요.


이렇게 결정하고 나니 짐도 많이 줄일 수 있었고 아이들도 시간이 많아 하와이 생활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시간이 확보되었고 부모인 우리들의 마음도 편안해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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