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lifeaholic Jun 09. 2023

사립학교 학년 마지막날 행사

D+ 170 Award Ceremony  참석 권장

하와이에 오자마자 아이들 학교 입학시키느라 바빴고 그동안 학교 적응하느라, 하와이 적응에 바빴는데 오늘이 드디어 2022-2023 school year 마지막 날이에요. 어제 두 아이의 담임선생님으로부터 학년 마지막 날이라 교회에서 감사기도와 함께 시상식이 있다고 참석해 달라는 이메일이 왔어요. 종교가 없는 우리 집 아이들이 그동안 가톨릭학교를 다니면서 금요일 Mass 시간마다 너무 힘들다는 말을 많이 들어왔기에 우리 부부는 참석할 생각도 하지 않았지요. 그런데 저녁쯤 독립이의 담임선생님으로부터 독립이가 상을 받을 예정이니 시간이 되면 참석해 달라는 이메일을 받았어요. 배려왕이라면 몰라도 독립이에게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놀랍기도 하고 기쁘기도 했어요.


행사가 진행된 교회



이번 주 연구제안서 작성할 일이 있어 너무 바빠서 운동을 한 번도 못 갔던 터라 오늘은 꼭 운동을 갈 생각이어서 참석을 해야 할지 말지 고민이 되었는데, 한국부모답게 남편이 선생님이 참석해 달라고 이메일까지 보냈는데 어떻게 안 갈 수 있냐는 것이에요. 그래서 저도 교회에서의 예배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궁금도 하고 해서 이른 아침 준비하고 참석을 했지요.


결과부터 말하자면 정말 참석하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종교를 떠나 1시간 30분 동안 진행된 행사에서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우는 시간이었어요.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행사를 아이들이 주인공이 되도록 진행하면서 일 년 동안 아이들의 수고와 노력에 대해 칭찬하는 행사로 꾸몄다는 점이 대단했어요. 두 번째로 한국 같으면 교장선생님은 인사말 정도 하고 앉아있을 텐데 처음부터 끝까지 행사를 보조하면서 무대 한편에 서서 상을 받는 아이 한 명 한 명을 불러주면서 안아주고 칭찬해 주는 모습에 또 놀랐어요 (나중에 아이들에게 물어보니 조용한 말로 이름을 불러주면서 great job!, congratulation!!이라는 말을 했다고 하네요).


행사가 시작되면서 교장선생님께서 지난 1년 동안의 아이들과 있었던 일, 부모들의 지원, 선생님의 헌신에 대해 설명하는데 저도 앉아있으면서 지난 한 학기 동안 있었던 일이 회상되면서 성찰하게 되더라고요. 시간이 갈수록 한국에서 가져온 수학책과 문제집 공부가 소홀해져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었지요. 그런데 낯선 외국에 와서 친구들도 사귀고 베프들도 생기면서 즐겁게 생활하면서 학교에 적응을 잘 한 아이들이 대견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후 어린아이들부터 상을 주기 시작했는데 여러 상들이 있어 대부분의 아이들이 상을 받는 자리였어요. 한국 같으면 상 받는 아이들에게 미리 순서를 알려줘서 시간을 아꼈을 텐데, 여기서는 아이들도 부모들도 어떤 상을 받는지 알지 못해 호명할 때마다 아이들이 앞으로 걸어 나오는 동안 부모님과 다른 학생들의 축하의 환호성을 들으면서 그 시간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시간을 주더라고요. 저도 귀여운 아이들이 즐거워하면서 나가는 모습, 상을 받고 자기 자신에 대해 자랑스러워하는 모습, 기뻐하는 부모님들의 모습을 보면서 오래간만에 행복한 시간을 보냈어요.



우리 아이들은 한 학기밖에 생활을 하지 않았기에 5학년 순서가 다가올수록 담임선생님으로부터 개인적인 소식을 못 들은 배려왕이 조금 걱정이 되더라고요. 남편은 옆에서 이렇게 많은 아이들이 상을 받는데 배려왕 상 못 받으면 울 것 같다고 그 시간을 즐기지 못하고 걱정을 한가득하고 있더라고요 (정말 공감능력이 뛰어난 아빠예요^^). 다행히도 배려왕도 독립이와 똑같이 GPA에 따라 주는 상을 받게 되었어요. 두 아이 친한 친구들도 함께 동일한 상을 받아서 더 기분이 좋았던 것 같아요. 그리고 놀랍게도 전혀 예상하지 못했는데 배려왕이 outstanding achievement 상을 받게 되었어요. 그 상이 어떤 상인지는 행사가 끝나고 다른 부모님의 반응을 보면서 알게 되었는데 우리 보고 충분히 자랑스러워할 만한 상이라고 하면서 지나가면서 축하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한국 아이들은 미국에 오면 자존감을 회복할 수 있는 시간이 되는 것 같아요. 오늘 하루 우쭐하는 아이들의 응석을 모두 받아줄려구요. 


이런 행사를 진행할 수 있었던 것은 학교규모가 작고 전체 학생 수가 적어서 가능했던 것 같아요. 우리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가 작은 편인데 이런 점이 규모가 작은 학교의 이점인 것 같아요. 방학시작하자마자 아이들과 2달을 보내기 힘들어 하와이대학에서 진행하는 썸머캠프에 보내요. 지금 아이들 캠프 참여하고 있는데 자유의 시간 3시간이 너무 좋네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