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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wk eye Dec 09. 2022

20. 10년 동안 용역에서 일한 결과

인원감축 보복 두려워 하지 않고 용역회사의 늪에서 나오게 되었다.

이번 달에 내가 일하는 회사는 운명이 결정된다.

계속 현재 용역 현장에서 관리를 할 수 있는지, 아니면 계약 종료가 되는지

즉, 나 역시 용역회사 현장관리자 라는 신분적 취약점 때문에 일을 그만두게 될 것이다. 

용역회사의 늪이라는 글에서 말했듯이 난 어쩌다 30대의 젊은 인재가 40대 중년이 되도록 일하게 되었다.

인생이란 순간의 결정이 미래를 좌우하듯이 40대 중반으로 가는 지금 나는 불안한 위치에 서있는 것이다.

그러나, 40대가 되니 좀 더 나 자신에 대한 믿음 사랑 등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강해졌다.

지금까지 희생해 온 40대의 가장이 자녀들을 어느 정도 키웠을 때 느끼는 마음은 대부분 조금만 더라는 생각에 안정적인 직장을 계속 유지하며, 가장으로서 역할을 마무리 짓고 싶어 할 것이다. 그래서 버텨지는 것이다. 오늘 인내점 한계 총량의 법칙 이란 이야기를 유튜브에서 시청했다. 인내는 100이 될 때 까지 터지지 않는다고 지금의 나는 인재점 한계가 98정도 되는것 같다.


현재의 용역회사가 관리한 횟수로 약 5년 여가 지났다. 2년, 3년, 단위의 재계약으로 5년의 안정적인 수입과 직장생활을 하게 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번 입찰 공고가 나라장터에 게시되었을 때 내가 더 이상 이곳에서 일을 하지 못하게 될 수도 있겠다는 사실을 확인하였다.


                                                          그림출처 : 네이버 블로그


현재 인원의 10% 감축  그 중 나의 자리도 예외는 아니었다.

이곳은 2006년 불법파견으로 현장 사업을 시작한 후 벌써 약 16년의 사업이 진행되었다.

난 10여 년간 동일한 일을 계속 관리하고 수행해 왔지만 뒤돌아 보니 용역을 수행하는 용역 관리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던 사실을 다시 한번 인지하게 해 주었다.

 현재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을 진행 중인 현시점에서 1심 판결이 결정되지 않았는데 인원감축을 시행한 발주처의 의도는 누가 봐도 속내가 뻔히 들여다 보인다.


이번 주 입찰공고가 난 후 사업현장은 웅성거리기 시작되었다. 잘리면, 실업급여는 받을 수 있냐? 부터 인원감축은 누가 대상인가? 까지 여러 가지 질문들이 쏟아졌다.

난 이번에 오히려 감사하다는 마음이 생겼다

이 오랜 기간 늪에서 빠져나올 수 있음에 내 미래의 변화가

이번 기회에 생길 것임에 다행이고 난 발주처의 개 역할을 하지 않았음을 확인했다.

이곳 사업장의 개 충실한 개 K와 J는 또 발주처 K의 밑바닥을 핥으며 살아남을 것이다. 

K는 충견이나 언제든 물 수 있는 쏘시오패스 개이고, J는 그냥 집지키는 똥개역할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이런 개들과 5년을 같이 보내다 보니 참 인내를 많이 했다고 생각이 든다.

난 20대의 내 신념을 다시 한번 상기시키기로 했다

떳떳하다면 당당하라~

그렇다 난 떳떳하게 10년을 견뎌왔다

처음 불의를 본 것이 워크숍에서의 일이다

노래방에서 발주처 실무자인 k가 당시의 J소장에게 한말

"야 J소장 당신 2년 연장시켜줄게 "   난 당시 속으로 

미친 새끼라고 외쳤지만, 나 역시 돈벌이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분위기를 견뎌야 했다. 

그 말을 하는 k는 과연 머릿속에 인간존중이라는 기본

의식이 있는 인간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새끼는 자기보다 부족하고 직급이 낮은 인간에게 존중하지 않는 빌런일 뿐이다.


다른 의미에서 나 역시 그 k라는 사람에게 찍혔기에

이번 입찰에 내 자리는 없어진 것이다. 그렇다고 그런 빌런한테 내 신념을 희생시키기 싫다.


이것이 2022년 용역사업 현장에서 여전히 이루어지고 있는 후진적 갑질이라고 할 수 있다.

인간의 존엄성과 인격을 무시하는 것은 과거나 현재나 여전히 우리 사회에서 잔재되어 있다.

그러나 난 인간존중에 대한 기본 마인드는 후회 없다.

혹자는 그러겠지 '그러게 빌런한테 조금 손 좀 비비고, X구녕 까지 핥아 주지 그랬어'라고

 

언젠가부터 옳지 않은 부분에 대해 할 말은 하고 그 신념을 굽히기 싫어졌다. 

난  인생의 하프타임을 넘어가고 있으니까 이제 '하고 싶은 거 다해'라고 나에게 말해주고 싶다.

삶이 아무리 힘들지라도 존엄성과 신념을 짚 밟히면서 까지 돈벌이에 집착하진 않아도 된다는 

마음의 여유가 이제야 생긴 것일까?  조금 편안하다. 요즘 12월 31일까지 존버 하다, 좀 쉴 것이다. 

한 달 푹 쉬고 싶다. 10년간 고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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