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4/14
나를 둘러싼 이들의 세계가 견고해질수록 각 개인들마다 홀로된 시간이 뚜렷해진다.
난 요즘 홀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나 에게 말을 걸면서 깨닫는게 하나 있다면,
난 오히려 주변과의 관계에 더욱 골몰했던 사람이기에 역설적으로 홀로 있음을 지향했다는 점이다.
난 이상한 역설과 모순의 한복판에 서있다.
나 라는 단어로 견고한 철옹성을 쌓았고 그 속에 담긴 나를 너무 오래 들여다 보고 있었다.
나 는 파편화되었고 분절난 덩어리가 뚝뚝 떨어져 여기저기 흩어져 널려 있다.
혼자만의 시간을 가졌어야만 했던 이들은 오히려 타인과 어떻게 관계해야 하는지 잘 안다.
스스로와 타협을 자연스럽게 할 수 있었던 이들은 오히려 스스로와 어떻게 관계해야 하는지 잘 안다.
나와 타협한지 아직 반 년이 좀 덜 됐고,
나를 헤아리는 건 이제 막 시작했다.
지금껏 이해하고 싶어서 발버둥쳤던 것들이 사실 별거 아니었음을 깨달았고,
나라는 그릇 안에 담지 않았어도 될 별로 쓸데없는 나부랭이 정도였음을 파악한다.
나를 둘러싼 이들의 세계가 견고해지고 바로 선다.
내가 홀로된 시간이 뚜렷해진다.
난 요즘 홀로 시간을 보내고 있다.
2016/04/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