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무이네
반짝이는 별들을 보니 10년 전 파릇파릇했던 꿈 많은 20대 때의 청년이 생각나. 2014년 북 아프리카라는 낯선 곳에서 걷고 있던 나. 그때도 수많은 별들이 해변에 떠있듯 하늘을 뒤덮고 있었지. 지금처럼 혼자 걸으며 나 자신과 이야기했어.
10년 전, 현재의 나를 상상이나 했겠어? 그때는 어느 번듯한 직장에서 여러 지역, 나라를 출장 또는 여행 다니며 주말에는 아내와 알콩달콩 가정생활하는 것을 생각했어. TV에 나오는 또는 그저 평범한 사람들의 소소한 행복과 같은 일상을. 최소 33평 아파트 한 채에 딸아이와 오손도손 살며 주말의 행복을 즐기는 그 당시에 지극히 평범하다고 여겼던 가정과 행복을 논했지.
하지만 지금은?
싱글라이프와 더불어 33평은 커녕 작은 단칸방의 월세에 허덕이고 있고 연애, 결혼은 이제 끝.
경제적인 여유라도 있었으면 덜 비참했을 텐데.
그래도 별을 보니 부정보다는 긍정적인, 내가 이룬 것들, 해외에서의 직장생활, 수많은 여행들, 석사취득(학벌세탁), 영어 마스터, 각종 연애(?), 남들이 하지 못할 독특한 경험들 등 소중한 나의 일상이었던 경험과 생활에 감사해. 이런 것이 자연 치유라는 건가 봐.
눈에 다 담을 수 없는 수많은 별들처럼. 묵묵히 뚜벅뚜벅 내 할 일 하며 열심히 살아온 나 자신에게 괜찮다고 고생했다고 마음속으로 가슴속으로 위로해 준다.
앞으로도 자연에서 피톤치드 향이 은은하게 날 것 같은 흔들리는 야자수 소리에, 시원한 바닷바람과 파도 소리에 기대어, 썩어 문드러진 나의 감정 세포들을 치유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