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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취한바다 Sep 27. 2024

해변에 누워,

베트남 무이네

세상이 이대로 멈췄으면!

춥고 해가 짧은 곳에서 너무 오래 지내서 인가. 내 피부는 백인 못지않게 하얀 편이다. 아무리 자연광에 태워도 짧은 여름과 겨울의 휴가에서 아무리 햇볕에 그을려도 긴 겨울 동안 다시 원상복구 되는 기이한 현상.

알고 보니 내 몸은 추위에 특화되어 있었다. 트로피컬의 자유분방하고 뜨거운(?) 분위기와 물에 언제든지 들어갈 수 있는 시원한(때론 따뜻한) 바다, 팜트리의 매력적인 조화를 사랑하지만 몸덩이는 추위에 알맞게 되어 있던 것!

뜨거운 것이 좋아! 외치며 북극의 추위에서 도망온 펭귄처럼 24시간 동안 수영복 외 아무것도 걸치지 않는다. 공용공간이 아닌 이상 수영복 마저 벗어던지고 근처 편의점, 식당 등 가까운 거리는 슬리퍼도 신지 않는다. 정오의 뜨거움에 시원한 맥주로 시작하여 낮잠 자고 일어나 파도소리에 귀 기울이며 식은 드래프트 비어를 비우고 책 읽으며 해가 저물어 가는 지금까지 이곳에 머문다. 테이블엔 책 한 권과 맥주 네 병이 덩그러니 내 앞에 서 있다. 이것이 지상낙원이겠지라고 유혹한다. 그렇다. 나 이곳에 살고 싶다. 영원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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