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산책하기 좋은 가을날. 내 마음은 무엇이 그리 조급한지… 한이 많은 건가? 현재의 나에 만족하지 못하는 건가?
지난 주말 토요일, 오전 일찍부터 이사를 마치고 (30~40분 소요) 이것저것 짐 해체를 대강했으며
오후의 메인공기업 입사 필기시험을 보러 가, 강남구 아래쪽 동네의 고즈넉한 풍경과 자연 그리고 갖가지 편집샵들을 즐길 수 있었다.
집 가면 할 일이 산더미임에도 불구하고 그대로 자연을 만끽하며 가을의 햇살을 여지없이 만끽했다.
그러고 교보문고로 직행했으나 아침부터 무리했는가 책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10분 정도 꾸역꾸역 잠을 참아 안 되겠다 싶어 집으로 향했다.
피곤했다. 너무너무너무. 짐 정리는커녕 씻고 바로 취침모드! 그때가 대략 7~9시쯤 이였을 것이다.
이사의 축하도 뒤로 미룰 정도로 피곤했다.(물론 필수 물품을 위한 다이소는 들렀다.)
그리고 진정한 자유인 일요일. 전 날 일찍 잔 덕분에 아침 일찍 눈을 떴고 이사 온 기념으로 한강 조깅 나갔다 왔다.
이사한 곳이 비록 여의도는 아니지만 한강공원을 걷고 뛰면 20분 걸린다. 이런 좋은 환경에 나는 운동하지 않을 이유가 없지 않은가?
게다가 따스한 햇살과 푸르르고 청명한 가을 하늘까지! 얼마 만에 즐겨보는 야외조깅이던가!
약 6년 반 만에 나 혼자 단독으로 쓰는 세탁기가 생겼다.
무려 6년이나 걸렸다… 정말 고생 많았다. 나의 가난에 나의 노고에.
별 생각이 없었는데 세탁기에 참 감동받는다. 드럼세탁기나 fency 한 것도 전혀 아닌, 그저 작은 통돌이 구형 세탁기.
눈물 난다. 이렇게 가난했던가.ㅠㅠ
쌓여있는 빨래도 한 번에 돌리지 못하고 나누어 세탁한다. 정말 1인 가구에서 밖에 쓸 수 없는 작은 구형 세탁기.
하지만 그 하찮은 존재에도 난 감격에 눈물을 흘린다. 작고 소중한.
운동 다녀오자마자 바로 벗어던져 세탁하고 샤워하고 옥상에 빨래 널 때의 기분이란. 이제 정말 자리를 아니 사람구실을 해나가는구나 생각한다.
세탁기, 냉장고, 침대와 침대 아래서랍을 제외하면 가구가 없어 작은 헹거 어렵게? 설치하고
좌식 책상 설치하고 짐 정리하고 청소하고 냉장고 부엌 청소하는 등 오전이 아닌 오후까지 후딱 지나갔다.
게다가 꿀 같은 1시간의 낮잠까지!
아직도 살게 많고 설치할 것들이 있다.
하지만 작은 부엌에서 요리할 수 있고 나만의 작은 구형 세탁기로 원할 때 언제든지 세탁할 수 있다.
작은 행위들, 아니 타인들에게는 아주 당연한 권리일 수 있는 것들을 나는 이제 즐긴다.
타인과의 비교는 필요 없다. 나만의 행복, 나만의 작은 권리, 나만의 소소한 기쁨을 찾으며 즐길 것이다.
나로 인해, 나를 위해, 내 덕분에 행복한 나날들이 이어질 것이다.
불안과 짜증, 조급함을 툴툴 벗어던지고 하얗고 깨끗한 세탁된 흰 티나 수건들 얼굴에 파묻는 상상을 한다.
웃음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