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적는 법은 다음과 같다: 키보드 앞에 앉아, 한 단어 뒤에 다른 단어를 적는다. 끝날 때까지 반복한다. 글쓰기란 이렇게 간단하고, 그만큼 어렵다.
-닐 게이먼, 영국 작가
안녕하세요, 오늘은 기존의 시리즈가 아닌 번외편으로 그간 썼던 글들을 되돌아보며, 앞으로 어떠한 내용들을 다룰 지에 대한 간략한 소개 및 추천을 받는 시간을 가지려고 합니다.
본디 처음 계획했던 글은 과학과 철학, 예술, 종교, 인문, 공학과 언어를 넘나드는 광범위하고 포괄적인 글을 적는 것이 목표였습니다만, 막상 적다 보니 제 지식의 한계로 인해 주된 주제는 전공인 생물학으로 회귀하더군요(더 쉽게 적을 수 있고, 이미 배경 지식이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저번에 적었던 매듭 이론에 대해서는 문외한이어서, 간략한 입문서를 읽고 강의를 듣는 데 몇 주 정도 걸렸던 기억이 나네요).아마 이삼십 년쯤 더 공부를 하면 더 통찰력있는 글을 적을 수 있으리라 생각하며 더 정진해야겠습니다. 제가 다양한 분야에 대해서 관심은 있습니다만, 관심이 있는 것과 그것을 글로 엮어낼 만큼의 지식을 가지는 것은 또 다른 이야기더라구요.
처음 시작하게 된 계기는, 제가 이런저런 무작위의 주제로 수다를 떨기 좋아하는 인간이라는 것을 안 것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런저런 글을 무작위로 적다가, 언뜻 이런 생각들을 조금 더 체계적인 글로 엮어 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렇게 브런치로 오게 되었네요. 물론 글 사이사이는 별 연관성도 없고, 온갖 떠오르는 생각들 때문에 미주가 본문만큼 긴 괴상한 글이 되곤 합니다만. 원래도 가끔 글을 적었던 사람이지만 꾸준한 연재는 어려운 것이구나, 를 느끼고 있습니다. 읽는 데는 5분인데 쓰는 데는 문헌 조사와 교차검증, 작성과 퇴고, 이미지 선정과 포맷 맞추기까지 하면 최소 다섯 시간은 걸리는 것 같아요.
각설하고, 시리즈를 시작하며 생각해 두었던 주제들이 아직 많이 남았는데, 간략한 목록을 둘 테니 혹시나 먼저 알아보고 싶으신 주제가 있다면 말씀주시면 먼저 작업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또한 가끔 지인들이 주제를 추천해 주기도 하는데(대표적으로 뜨개질에 대한 글이 있습니다), 이 또한 관점을 넓히고 새롭게 하는 데 큰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궁금하신 주제가 있다면 말씀해 주시면 제 역량이 닿는다면 한번 다루어 보려고 합니다(생물학, 그 중에서도 신경생물학이라면 더 좋고요!).
다음은 간략하게 구상해 두었던 주제들입니다:
- 비타민 D 합성
- 디지털과 아날로그
- 식물과 인류 문명 - 화석 연료, 광합성
- 쓰레기, 하수구, 우리의 도시를 뒷받침하는 것들(v)
- 커피와 카페인, 왜 커피는 사랑받는 음료가 되었는가?(v)
- 술의 탄생과 에탄올(v)
- 파블롭스크 시험국
- 대항해시대, 노트와 해리(v)
- 식물 시리즈 1, 콩과 식물에 대해 알아보자: 트립신과 레그헤모글로빈, 뿌리혹박테리아(v)
- 식물 시리즈 2, 은행나무에 대해 알아보자: 뷰타레이트와 매개동물
- 식물 시리즈 3, 꽃에 대해 알아보자: 다윈과 공진화, 벌과 꽃 그리고 벌의 멸종(v)
- 인간의 의사소통과 글 읽기, 문자와 글
- 카메라의 역사와 안구(v)
- 단백질 구조와 알파폴드
- 얼굴의 발달과 구조(v)
- 표정과 안면 인식의 신경생물학, 아이 컨택의 진화
- 스테인레스 밥공기의역사(v)
- 일상 속 과거의 유산 (2)
- 인간의 시지각, 4색각자
- 기억의 메커니즘(v)
- 뉴런의 탄생
- 기독교 설화와 홍수, 비교종교학
- 공진화, 고추와 캡사이신, 그리고 TRPV1
- 창발성; 어떻게 작은 것들은 큰 것을 이루는가? 사회, 뇌, 생명체(v)
- 인간의 지능과 유전자
- 주의와 집중, 현저성
- 보는 것이 힘이다; 현미경과 망원경이 불러온 과학혁명(v)
- 마음 이론; 우리는 어떻게 타인의 마음을 이해하는가?
- 기름과 물, 그리고 계면활성제
이 외에도 갑작스레 생각나는 주제가 있다면 끼어들 가능성이 높습니다. 아마 위 주제들만 다루어도, 올해의 글은 충분할 것 같습니다.
더하여, (없을 것 같지만) 혹시 개인적인 궁금증이 있으실 분들을 위해 질문들도 받으려 합니다. 이전에 작성했던 글에 관련된 것도 좋고, 앞으로의 방향성이든 뭐든 좋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