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항상 자신감에 차 있고, 도전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믿었다.
유학, 석사, 직업 등 대부분의 중요한 선택을 스스로 결정했고, 남들이 허황된 꿈이라며 속으로 비웃었을지 모를 목표도 포기하지 않았다. 결국, 그런 꿈들을 이뤄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나는 항상 가장 가까운 사람들, 특히 친구들에게 동의를 구하고 응원을 요구했다.
단순히 "이 옷 살까?" 같은 일상적인 질문이 아니라, "나 이직하려고 하는데 이렇게 저렇게 하는 거 어때?"라며 구구절절 설명하고, 친구가 "넌 할 수 있어, 지원해 봐"라는 말을 해 주기를 바랐다. 이직뿐만 아니라 인생의 중요한 결정들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내 선택에 확신이 부족했고, 그 확신을 다른 사람의 공감과 응원으로 채우려 했다. 나는 내가 가진 불안을 다른 사람의 인정과 응원을 통해 확인받고 싶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해서 내가 무엇인가를 이뤄내야만 엄마의 인정을 받을 수 있다고 느꼈던 것 같다.
겉으로는 나의 감정과 생각이 최우선인 것처럼 행동했지만, 사실 나는 다른 사람의 인정과 시선을 너무 신경 쓴 나머지, 정작 내가 진짜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깊이 탐구해 본 적이 없었던 것이다. 결국, 나는 겉으로만 자신감 있고 도전적인 사람일 뿐, 속으로는 겁쟁이 그 자체였다.
내 인생을 살아간다는 것, 어른이 된다는 것은 단순히 선택하고 도전하는 것이 아니다. 모든 선택을 고민하고, 신중하게 결정하며, 그에 대한 책임을 스스로 지는 것이다. 하지만 그동안 나는 그 책임을 남들과 나눠지고 싶어 했다. 그리고 엄마의 지지와 인정이 없다면 나의 성취는 반쪽짜리에 불과하다고 느꼈다.
심지어 결혼이라는 중요한 결정을 앞두고도, 내 마음속 생각은 "엄마가 나의 결혼 조건을 포기하길 기다리자"거나 "예비 배우자가 경력이 더 쌓여 능력을 인정받을 때까지 기다리자"는 것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예비 배우자가 나에게 말했다.
"기다리고 있어. 네가 용기 내기를."
그 말을 듣고 깨달았다. 나는 누구보다도 이 사람과 함께 살고 싶어 하면서,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결정을 두려움 때문에 엄마와 예비 배우자에게 떠넘기고 있었다는 것을.
하지만 이제는 벗어나고 싶다.
엄마가 내 인생을 대신 살아주는 것도 아니고, 엄마가 나 대신 고민하고 고통받거나 행복을 느끼는 것도 아니다. 그 모든 것은 나 자신이다. 다른 사람의 응원이 없어도, 다른 사람의 동의를 얻지 못해도, 내가 내 선택을 지지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이제는 진짜로 내 삶을 살고 싶다.
내가 원하는 것, 나의 감정과 생각을 최우선으로 하며, 스스로의 책임을 다하는 삶. 그것이 내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