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vita è bella

1. 충성스러운 개 - (2)

by Hazelle

하루에도 몇 번씩 그녀에게 너의 더러운 짓을 다 알고 있노라고 호통을 치는 상상을 하다가도 그는 그랬다가 정말 그녀가 사라지게 될까 봐 겁이 나 또 하루를 모르는척하고 보낸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는 스스로 ‘충성스러운 개’가 되기를 자처한다.


주인이 언제 들어오던지, 주인이 다른 개를 쓰다듬는다 해도, 주인이 깜빡 식사시간을 잊고 지나가도 늘 꼬리를 치며 사랑만을 보내는 충성스러운 개...


그는 이렇게 사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고 생각하기 시작한다.


어찌 되었든 그녀는 공식적으로 그의 ‘부인’이고 지금 그녀가 누리고 가진 모든 것을 포기하고 가난한 수리공에게로 떠나기엔 그녀의 허영심이 그녀가 감당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무겁다는 것을 그는 알고 있었기에 안심했다.


이상한 일이었다.

그녀에게 다른 남자가 생기기 전에도 이 부부는 그다지 서로 간의 시간을 많이 보내는 편은 아니었다. 그녀는 각종 사교 모임에 나가 새 보석류를 자랑하기 바빴고 그는 그녀의 새 보석 따위는 동전 취급할 수 있을 만큼 돈을 벌기 위해 바빴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가 그녀의 껍데기만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자각한 이후론 달라졌다.


그는 어딜 가든 불안했고 집중할 수 없었고 심지어 그녀와 함께 있을 때조차 불안감과 초조함이 달콤함과 행복을 이기진 못했다.


‘충실한 개’가 되기로 결심한 지 한 달째 되던 밤.


남자는 갑자기 한밤중에 차를 몰고 나가 먼 동네에 있는 알제리인의 잡화상을 찾아 원래 가격의 세 배를 주고 큰 비닐백들을 사서 돌아왔다.


당장 써야 하는 칫솔, 면도용품, 화장품, 옷 몇 가지를 그 비닐백에 아무렇게나 쑤셔 담은 뒤 그는 차를 몰고 그 집을 떠난다.


그는 그가 떠나기 전엔 그녀가 절대 떠나지 못할 것임을 잘 알고 있었다.


그가 그녀를 떠난 것은 그녀를 위해서가 아니었다.

이상하게도 그 한 달 동안 그는 그녀와 함께 그 젊은이를 사랑하기 시작한 것이었다.


셋 다 불완전한 상태로 계속 지내야 하는 것보단 이미 상처받은 하나가 좀 더 상처를 받고 나머지 둘을 완전하게 해주는 편이 낫겠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는 이것이 아마 청년이 태어나 세상으로부터 받은 가장 큰 첫 번째 선물일 것이라 확신했다.


“혹자는 이를 두고 비겁한 도망이라고 할지도 모른다. 버림받기 두려워 먼저 떠나는 것이라고...


혹자는 모든 것을 초월한 진정한 사랑이라고 부를지도 모르겠다.


그냥 나는 내가 행복할 수는 없지만 내게 남을 행복하게 할 수도 있는 어떤 결정권이 주어진다면 좋게 쓰는 편이 맞다고 단순하게 생각했을 뿐이라 말하고 싶다.”


라고 이 청승맞은 남자는 글을 맺고 있다.


이것이 이 구질구질한 모노로그의 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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