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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헤이즐넛커피 Jan 07. 2024

새해가 밝았다

Photo by Ricardo Loaiza on Unsplash

  2024년 갑진년(甲辰年) 청룡의 해가 밝았다. 평소와 같은 한 주가 또 지나 조용하고 느긋한 주말 오후가 되어 따뜻한 커피 한잔을 타고 여유를 가져본다. 각자가 새로운 새해의 목표를 갖고 새로운 각오로 출발하는 시점이다. 항상 그렇듯 어떤 목표를 두든지 항상 행복과 건강이 빠져서는 안 되겠다.


Photo by Clay Banks on Unsplash

  작년 처음 브런치스토리라는 글쓰리 플랫폼을 알게 되고, 이후 많지는 않지만 가끔 글을 끄적이면서 나름의 생각을 적어왔다. 글을 잘 쓰지 못하고 글 쓰는데, 글을 쓰고 고치는데 많은 고민을 하지는 않아서 좋은 글들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작년에 한 일들 중에서 가장 의미 있는 새로운 시작이 아니었을까 생각해 본다.  가끔씩이라도 알람이 뜨면 들러서 하트를 눌러주시는 독자분들이 있어서 정말로 감사한 마음이 가득했다. 작년에도 진행되었던 11회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에 선정된 작가님들의 작품을 보면서 정말로 감탄했다. 이렇게 글쓰기에 열정이 가득하고 진심을 다하시는 분들이 정말 존경스럽기까지 했다.  당선되지 못했지만 출판 프로젝트에 응모하신 많은 작가분들도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출판 프로젝트 공모 알림을 보았지만 응모할 용기를 내지는 못했다. 일단 작성한 글의 수가 많이 부족한 것도 사실이었으나 글재주가 뛰어난 분들처럼 마음먹는다고 아주 매력적인 글들을 쭉쭉 뽑아낼 자신도 없었고 부족한 글들을 모아서 제출한다 해도 이런 것 자체가 심사하시는 분들께 민폐가 되지 싶은 생각이었다. 인생에서 내가 쓴 책을 출간해 본다는 것은 엄청난 업적이라고 생각한다. 내 생각과 느낌, 주장 등을 남에게 그대로 노출하고 그것에 대해 공감이나 비판을 얻는 것 자체가 엄청난 도전이고 용기이기 때문이다. 마치 연예인들이 매체에 그대로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기 때문에 의도하지 않은 비판이나 구설수에 휘말릴 수 있는 것처럼 항상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생각했다. 아직까지 책을 출간해 본다는 것은 나에겐 맞지 않은 큰 꿈인듯하고 언젠가 어느 경지에 오르고 글이 좀 모이면 그때 출판 프로젝트에 응모하는 그 자체를 현재는 목표로 삼는 것이 가장 적절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Photo by Etienne Girardet on Unsplash

  브런치스토리를 시작하고 글을 쓰기 시작할 때 모아놓은 글이 있었던 것은 아니고 가끔씩 생각이 나서 언젠가는 글로 남기리 하고 생각해 왔던 대표적인 나의 소중한 기억 중 하나를 글로 바꾼 것이 '할아버지 괜찮아요'였다. 현재 내가 만들어놓은 매거진 5개 중에 '희망의 풍경'이라는 제목의 매거진에 이렇게 일하면서 겪은 일을 덤덤하게 적어서 사람들과 주변에서 듣기 어려울지 모르지만 흔히 있을만한 일을 공유하고 공감하고 싶은 것이 가장 큰 글쓰기 목표였다. 하지만 지금 작성된 여러 글처럼 오히려 감동 있고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좋은 글보다는 여가를 기록하거나 간단한 정보 공유에 도움 될만한 짤막한 글들이 압도적으로 많은 것이 현재의 상태이다.  나는 이것을 반성하고 있다. 매거진들마다 저마다의 특색을 다르게 하고 싶다. 재미로 읽을 것들, 아주 가볍게 스쳐 지나가며 웃고 말 수 있는 것, 뭔가 의미 있는 글들을 모아놓은 것들과 같이 여러 부류로 나누려고 한다. 특히 '희망의 풍경'이라는 매거진에 가장 고민을 하고 글을 많이 쓰고 싶은데 새로운 글이 잘 올라가지 않는 핑계 같은 나만의 이유가 있긴 하다. 첫 번째로 이 매거진에 들어갈 글들은 아픔을 간직하거나 아픔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대상이 된다. 그들의 투병생활이나 아픔, 일상생활에서의 불편함들을 자세히 적자니 그들의 허락 없이 너무 남의 상처를 드러내는 꼴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두 번째, 내용에 의학과 관련된 지식을 넣고 싶지 않았다. 의학 지식이나 상식에 대한 것들은 꼭 의사가 아니더라도 나보다 더 공부를 많이 하고 경험도 많은 좋은 신 분들이 많이 존재하고 요즘은 그런 정보들을 찾기도 매우 쉬워졌다. 그런 내용을 적으면 분량 자체는 늘이기 쉬워 글쓰기가 오히려 간단해질지 모르지만 어려운 내용을 전달하려고 하는 것도 아니고 내용을 그런 딱딱한 것들로 복잡하게 하고 싶은 생각이 없다. 세 번째로 이런 다른 사람들의 아픔이나 생활에 대한 내용을 통해 전달하고 싶은 것은 일반적으로 잘못 생각할 수 있는 오해나 선입견, 잘못된 상식에 대해 좀 더 보편적이고 문제 되지 않을 수준의 정보 전달이다. '아~ 이럴 수 있구나.', '이런 게 잘못된 정보였구나.'내지는 '이렇게 오해하면 안 되겠구나' 하는 것들이다. 그러기엔 뭔가 글도 더 잘 써야 할 것 같고 조곤조곤 설명같이 읽기 쉬우면서 의도가 전달되기까지 읽는 분들을 붙잡아 놓을 수 있어야 할 것 같은데 아직은 내용을 떠나 그러한 흡인력은 부족함을 절실히 느끼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것들을 모두 놓고 계속 고민만 하다 보면 글을 쓰는데 더 어렵게 느껴질 수밖에 없겠구나 하는 생각이 있어서 일단 소재가 마땅한 게 있다 싶으면 올해는 더 써보려고 노력해야겠다고 올해의 목표 중 하나로 '희망의 풍경' 매거진을 채워나가는 것을 결심을 했다.


  작년에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라는 프로그램을 보고 '기안 84, 흥해라'라는 글을 적은 적이 있다. 나의 바람과 예상대로 기안 84는 MBC 연예대상에서 비연예인 최초로 당당히 대상을 수상했다. 대상을 받고 수상소감을 말하는 것을 보고 느낀 바가 있다.  비연예인 최초라는 것도 대단한데 대상을 수상하고 하는 소감이 무척이나 담담하고 솔직했다. 이마저도 준비 없게 보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오히려 준비되지 않은 듯 의식의 흐름대로 풀어나가는 소감 발표가 더 와닿는다고 할까. 큰 업적을 이루고 나서 하는 소감에서 가족 얘기가 빠지지 않는다. 한 번도 용돈을 드리지 못한 아버지를 회상하고 멀리 떨어져 자주 찾아뵙지 못하는 어머니를 언급한다. 어떤 사람들은 기안 84의 독특하고 튀는 모습에 불안해 보이고 산만해 보인다고 하는 이들도 있다. 이미 '나 혼자 산다'라는 예능프로에서 공황장애가 있는 것에 대한 모습도 나왔었다. 그러한 것들이 문제가 된다면 기안 84가 과연 대상의 자리에까지 오를 수가 있을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단점이라고 할 수 있는 부분들이 있지만 다른 사람에게 해를 준 적이 없다. 그는 강하고 건강하다.  지금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가끔 힘들 때 농담처럼 하는 얘기 중에 하나가 멘털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끊임없이 자기를 성찰하고 주변과 견주어 고민하는 모습이 필요할 것이고, 그 뿌리는 가족이 지탱해 주는 것이 맞는 것 같다. 거대하고 특별한 목표보다는 올 한 해는 가족과 돈독해지는 한 해를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모든 분들께 올 한 해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시길 바란다.


     - 2024.01 갑진년 새해인사 겸 첫 글을 적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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