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고민하고 선택하는 순간이 많다. 많은 사람들이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 행복을 느낀다. 좋은 음식,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순간 슬픔과 걱정을 잊기도 한다.
음식을 잘 먹으면 몸이 건강해진다. 반대로 건강한 몸을 위해 좋은 것들을 찾아먹으려 하기도 한다.
마치 닭이 먼저인가 달걀이 먼저인가 하는 질문에 답이 없듯 뭐가 우선이다라고 답을 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먹으면 좋을까?
그냥 배가 고플 때 메뉴에 대한 고민도 하지만 사람은 몸이 아플 때에도 무얼 먹을지 고민하게 된다. 개개인의 상황에 따라 잘 먹는 방법이 조금은 다를 것이다.
이 고민과 질문에 대해 쉽게 몇 가지 도움 될 만한 것을 적어본다.
가장 기본은 골고루 잘 먹는 것이다.
1. 비타민은 어떤 걸 먹는 게 좋은가요?
- 요즘은 넘치는 광고 속에 살고 있다. 티브이를 보면 드라마나 예능 속에서 PPL(Product Placement)를 통해서 아주 자연스럽게 건강보조식품을 포함해서 다양한 것들을 광고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것 먹고 몸이 좋아지는 느낌이 온다.', '맛도 나쁘지 않아 먹기가 좋다.', '바쁠 때 뭐 챙기기 어려운데 먹기 쉽게 잘 만들었네' 등의 표현도 곁들인다. 종편에서 건강 관련 프로그램들이 건강보조식품의 업체들에게 정보를 받고 협찬도 받거나 제작비 지원을 받고 진행되면서 특정 성분이 엄청나게 좋고 효과 있다고 방송을 한다. 그럴 때 채널을 돌리면 여지없이 그것과 관련 있는 상품이 홈쇼핑 채널에서 판매되고 있다. 언젠가부터 형성된 기막힌 판매전략이다. 이런 광고의 파도에 휩쓸린다면 몸 관리가 되는 게 아니라 표류하게 될 것이다.
요즘같이 먹을 게 넘쳐나고 마트나 온라인쇼핑몰 등을 통해 전국 각지, 심지어 맛집 메뉴들까지 먹기 쉬운 세상이 없었다. 우리나라 사람들도 이제 서양 사람들처럼 비만을 고민하고 다이어트나 건강이 주요 대화주제가 된 것이 오래인데 먹을게 부족해서 또는 걱정이 돼서 비타민까지 엄청 챙겨야 하는 수준은 아니다.
진료실 환자들 약 복용력을 확인하며 대화를 해보면 이런 패턴이 딱 고정되어 있다.
나: "건강보조식품을 얼마나 드세요?"
환: "종합비타민, 루테인, 보스웰니아, 오메가 3... 하여튼 많이 먹어요"
나: "드시고 도움 되는 것 같으세요?"
환: "그건 글쎄요..."
나: "그럼 왜 드세요?"
환: "남들이 좋다고 하니까..."
그렇다. 본인도 대답은 하지만 갸우뚱해지고 잘못한 거도 없는데 궁색해지는 것 같이 느끼는지 대답도 짧아진다. 먹어야 하는 이유를 모르거나 못 찾고 있는 것이다. 몸관리한다고 챙겨 먹는다고 먹지만 정작 먹는 것 관리가 되지 않는 것이다.
각자 홍보든 본인 주장이든 다양한 칼럼과 동영상들에서 많은 주장들이 있을 것이고 아예 근거가 없는 것은 아닐 것이다. 어떤 것은 되고 어떤 것은 안되고를 정하자는 게 아니라 어렵게 생각 말고 간추려서 아래 사항만이라도 체크하고 먹으면 도움이 될 것이다.
먹을 때 성분이 어떤 것들이 있는지 겹치는 것은 없는지 정도만이라도 확인하자.
효과를 느끼지 않는다면 불필요한 종류는 중단하고 빼자.
필요해서 꼭 먹는다면 권장량을 지키자.
2. 이렇게 일주일 만에 좋아질 수 있는 건가요?
- 어느 날 젊은 여자 환자가 진료실에 들어와서 하는 말이다. 일주일 전에 받은 약을 먹고 너무 확 좋아졌다고 그럴 수 있냐는 질문을 받았다. 평소 소화불량과 위장장애로 고생을 많이 했었고 약국약과 타 병원 처방약을 먹어도 별로 호전이 없어서 우리 병원에도 왔던 것이다. 그래서 약이 도움이 됐냐고 되물었다. 대답은 이랬다.
약 잘 먹으면서 평소 먹는 걸 조심하고 생활습관도 바꿨더니 증상이 많이 좋아졌어요
답은 여기에 있었다.
나의 대답은 '잘하셨습니다'였다.
우리가 잘 먹는 것을 좋은 것만 먹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잘 먹는다는 것은 잘 챙겨 먹는 것도 의미한다. 하루에 두 끼를 먹든 세끼를 먹든 그것은 개인마다 생활패턴이나 필요에 의해서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먹는 횟수를 고집할 필요는 없고 일단 먹는 양과 시간을 규칙적으로 만들어주자.
내시경이나 다른 검사들에서 문제가 없는 것으로 이미 확인 됐지만 만성적으로 다양한 형태의 위장장애를 달고 사는 현대인들이 많다. 기능성 위장질환이나 과민성 장증후군이란 말로 많이 듣고 알고 있을 것이다. 일상생활 속에서 바쁘다는 이유로 식사를 거르거나 다양한 일정이나 모임으로 과식, 야식을 즐기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그러한 환경을 당장 바꾸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 하지만 병원을 시간 내 어가고 돈까지 지출하며 검사하는 불편함을 반복하지 않으려면 식습관을 바꾸려는 조금의 노력으로 불필요한 위장장애를 달고 살지 않을 수 있다.
우리의 위장관은 몸속에 딸려있지만 우리가 의지대로 생각하고 조절하는 것은 제한적이다. 한창 설사하고 있을 때 나 이제 그만해야지 하고 맘먹는다고 멈출 수 없는 것이 가장 쉬운 예가 될 것이다.
우리가 먹는 것이 조절이 되지 않고 문제가 있다면 위장관계 장기에 부담을 주고 규칙성이 떨어진다면 그 자체로 속이 더부룩하거나 속 쓰림이 있거나 하는 불편함이 끊일 리 없다.
대부분 병원약을 먹어도 효과가 없는 사람들은 약에 의존해서 나쁜 습관을 바꿀 생각은 없이 증상만 좋아지기를 바라는 경우가 많다. 그것 때문에 병원을 옮겨 다니거나 약을 다양하게 바꿔도 보지만 증상이 호전되지 않는 안타까운 경우가 실제로는 많이 있다.
진료를 보았던 여자환자는 몇 년 동안 좋아지지 않던 증상이 크게 호전되어 본인 스스로 놀라서 질문도 했지만 최근 1주 동안 했던 습관의 변화가 제일 좋은 약이었다.
3. 암환자는 고기 먹으면 안 되나요?
- 생각보다 잊을 만하면 한 번씩 듣게 되는 질문이다. 답은 '아니다 '이다. 아마도 병원에서 설명을 할 때 불필요한 것들을 강조하다 보니 듣는 입장에서는 마치 절대 먹으면 안 될 것처럼 받아들여졌을 가능성이 있는 것 같다. 신체적 컨디션이 저하되어 있거나 수술, 항암이나 방사선치료와 같이 어려운 치료들을 하는 경우라면 오히려 건강하게 잘 챙겨 먹는 것이 중요하다. 고기를 무조건 끊거나 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물론 이미 받은 수술 등 개개인의 특성에 따라 기름진 것 지방이 높은 고칼로리 음식은 컨디션에 도움 되지 않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고기는 기름기를 쫙 뺀 조리법, 지방이 덜 한 살코기 부위로 양을 줄여서 다른 음식과 같이 먹는다면 단백질 보충에 충분히 도움 되고 좋을 것이다.
오히려 가끔 주변 분들이나 인터넷에서 검색을 통해 꼭 필요하지도 않고 효과가 입증되지도 않았는데 면역력 증강에 도움이 된다는 보조식품들을 그것도 고가로 구매해서 드시는 분들은 참으로 안타깝다.
암치료는 어렵고 긴 싸움이다. 병이 이기냐 내가 이기냐를 놓고 오랜 시간 싸워나가야 하는 것이다. 나도 모르게 몸을 망칠 필요는 없다.
모든 일반 식품으로 먹는 음식이든 건강보조식품이든 경로를 불구하고 몸에 들어가는 약물들은 대부분 간에서 대사가 된다. 다른 것들로 간수치가 올라가는 상황이라면 정작 치료가 해야 될 때에 간치료를 먼저 한다고 진행 중이던 경구항암제를 중단하거나 맞아야 할 주사 항암제가 제 때 들어가서 치료되지 않고 일정 자체가 연기되며 치료가 지연되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위나 장을 수술한 분들이라면 소량으로 여러 번 나눠서 식사를 하는 것이 요령일 것이다.
4. 어떻게 먹는 거 좋나요?
- 골고루 잘 먹자.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등 만성질환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먹는 것에 신경 쓰고 관심이 많을 것이다.
당뇨 환자는 몸에서 당 조절에 문제가 있기 때문에 사실 어떤 걸 조심한다고 잘 조절되기가 쉽지는 않다. 또 만성질환으로 알려진 질환들은 한 개가 있으면 나머지 것들이 동반되기 쉽다. 또 가족력이 영향을 많이 미친다고 알 수 있는데 꼭 피가 섞인 친족 관계로 유전적인 영향만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 같이 생활을 하는 가족단위 식구들이라면 식생활이나 습관이 비슷하기에 이것이 건강상태에 많이 영향을 줄 것이다.
공통적으로 기름진 것을 줄이자. 고기는 양을 줄이고 기름이 잘 빠지도록 조리해서 먹자.
당뇨환자는 과일을 줄이거나 끊자.
고혈압 환자는 자극적인 음식을 피하자. 특히 염분을 줄이기 위해 간이 심심한 음식이나 조리법으로 식사를 하자.
고지혈증으로 알려진 콜레스테롤 조절에 문제가 있는 사람들은 기름진 것 외에 간식처럼 먹기 편한 인스턴트, 특히 탄수화물이 많은 빵이나 떡, 국수 같은 면 요리를 피하자.
술과 흡연은 기저질환이 없더라도 끊고 운동을 하자.
집에서 간단히 먹는 맛있는 한 끼 건강한 식사와 생활에 도움이 될 만한 팁의 하나로 이렇게 얘기하고 싶다.
음식을 직접 만들어보자
요리를 안 하던 사람들은 아무리 쉬운 메뉴여도 처음 만들어보면 흔히 밖에서 같은 메뉴를 먹고 알고 있고 기대하던 맛이 잘 나오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된다. 요리솜씨를 탓할 수도 있겠지만 맛있는 음식을 위해 첨가되는 조미료나 여러 부재료들이 한몫할 것이다.
집에서 요리를 해보면 가장 간단하고 필요한 재료들로만 본인 스타일대로 건강한 한 끼를 할 수 있다. 그러다 보면 특별한 메뉴가 아니어도 맛도 좋고 속도 편한 식사를 할 수 있다.
결코 건강이 쉽게 얻어지지 않는 것일 수도 있지만 이러한 노력이 들어간다면 어렵지 않게 챙길 수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또한 혼자 한 끼를 먹더라도 진수성찬으로 차려서 먹으라는 말도 있다. 먹는 게 곧 나인데 귀찮다고 대충 아무거나로 때우는 건 결국 건강에도 도움 되지 않을 것이다.
골고루 잘 먹자. 잘 먹는 한 끼가 건강이다!
*표지 사진출처 : Photo by A Ely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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