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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젯밤달 김미주 Nov 08. 2017

그림여행 : 세탁실의 달리아

퀘벡 한 달 살기 : Laundry mushin ate my coin



퀘벡에 도착한 지 4일, 밀린 세탁물들을 들고 처음으로 아파트 지하의 코인세탁실을 찾아갔다.

1달러짜리 동전을 2개 넣고 START 버튼을 눌렀지만 작동하지 않는다. 설명서를 아무리 읽어봐도 틀린 부분이 없는데 계속해서 작동하지 않는 게 동전을 먹은 모양이다. 다른 세탁기를 이용하면 되는데 멍청하게도 같은 세탁기에 $2를 더 넣었다. 역시 작동하지 않는다. 나에게 남은 동전은  2달러짜리 뿐이었고, 세탁을 하기 위해서는 1달러짜리 동전으로 교환해야 했다. 



퀘벡에서 묵은 에어비앤비 아파트 건물 지하의 코인세탁실



마침 한 아주머니가 세탁실에 들어왔다. 그녀에게 동전을  교환해 줄 수 있냐고 물었지만, 지갑을 뒤지던 그녀는 지금 1달러 동전이 없다고 답하였다. 괜히 그녀에게 4달러 코인을 먹은 세탁기에 대해서 이야기하며 불평을 늘어놓았다. 그녀는 이 아파트의 주인이자 내 숙소의 호스트인 frederick에게 말해보라고 했다. frederick은 이 앞 골목에서 커다란 커피숍을 하고 있으니 언제든지 그곳에 가면 그를 만날 수 있다고 말했다. 만약에 그곳에 없다면 이 근처 아무 가게나 들어가서 frederick를 찾으라고 한다. 그녀가 말했다.

"Everyone know Frederick"

이유를 묻자 Frederick은 이 근처에 아파트와 레스토랑을 여러 개 소유하고 있는 오래된 동네 주민이고 성격이 좋아 모두가 그를 좋아한다고 말한다. 갑자기 지구 반대편 땅 한국에서 에어비앤비 사이트의 사진과 설명만 보고 집을 렌트한 내가 기특했다.

어쩌다 보니 그녀와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고, 나는 이 아파트를 한 달 동안 렌트한 한국에서 온 여행자라고 소개했다. 남들 이틀이면 다 본다는 퀘벡을 왜 한 달이나 여행하느냐고 그녀가 물었다. 

"for Study?"

"No. I 'll draw the Quebec city for one month!"

그녀는 나에게 세탁실을 그려달라고 했다. 그리고 꼭 제목은 "Laundry mushin ate my coin"으로 해달라고 말했다. 거절할 이유는 없었다. 물론이죠!라고 답했다.



세탁실의 달리아,  Laundry mushin ate my coin


그녀는 나에게 동전을 먹은 세탁기는 빈번히 고장이 자주 난다며 새로 산 기계를 나에게 알려주었다.

간단하게 서로 통성명을 하고 또 보자며 세탁실을 나섰다.

그녀의 이름은 달리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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