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글] 127_ 비밀번호

by 벼르

비밀번호는 관성이라 늘 한 걸음 느려

오늘의 비밀이 아니라 어제의 비밀을 안고 있지

15년 전에 좋아하던 가수와 그때 좋아하던 동물과 내 추억이 담긴 날이 섞인 번호를 아직도 쓰고 있고

7년 전에 만난 사람의 이름과 내 이름의 초성과 우리의 추억이 담긴 번호가 섞여 아직도 쓰고 있고

3년 전에 인터넷에서 사용하던 닉네임과 그때 좋아하던 가수를 좋아하기 시작한 날짜를 섞은 번호를 아직도 쓰고 있지


어제에서 오늘 비밀이 달라졌다고 시시각각 번호를 바꾸지는 않아

어제의 비밀이라야 오히려 더 숨기기 좋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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