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글] 12_ 꽃샘추위

by 벼르

내 글친구는 어찌 이리 시의적절한 글감을 선택한 걸까? 아주 간단하게 말하면 나에게 꽃샘추위는 희망고문이다. 이제 진짜 봄이 오나봐, 라는 말을 몇 번이나 몇 번이나 지겹도록 반복해야 따뜻한 그 계절이 온다. 마침 내일 날이 많이 춥다고 한다. 차라리 추울 때가 낫다고 하면 너무 간사한 거겠지. 그래도 아예 추울 땐 내일에 대한 기대를 안 한다. 오늘 꽝꽝 얼어있는 땅은 내일도 녹을 일이 없겠지 생각한다. 3월은 다르다. 3월의 따스한 날씨는 개강과 손을 잡고 이번엔 진짜라고, 패딩을 집어넣을 때가 되었다고 유혹한다.


아직도 이렇게 덥냐는 질문보다는 아직도 이렇게 춥냐는 질문을 세 배쯤 많이 하는 입장에서, 아직도 추운 3월은 환영하기 어렵다. 단풍샘더위 같은 말은 없는데 꽃샘추위라는 말이 있는 것만 보아도 다들 봄을 더 기다린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꽃샘추위의 존재로 다가올 봄에 더 감사할 수 있다는 말은 되었으니, 이제 그만 완연한 봄이 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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