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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글] 37_ 선

by 벼르

폴짝

넘을 자신은 아직 없어서

그 앞에서 한참 고민했어

넘어가면

너는 어떤 얼굴이 될까

눈에 묻은 웃음이

사라질까봐

일단 빤히 보고만 있었어


툭툭

건드려 보긴 했는데

너는 웃는 듯도

웃음을 거두는 듯도

표정을 살펴도 잘 모르겠어서

일단 그 앞에 주저앉았어


슬쩍

한번 넘어봤는데

너도 그냥 슬쩍

넘는 거야

마치 원래 그랬던 것처럼

그냥 우리가 그런 사이인 것처럼


아주

네 쪽으로 건너가면

우린 어떻게 되는 건지 몰라서

한 번 더 슬쩍 넘어볼까

아니면 모른 척 돌아설까

고민만

하고

있는데

있었는데


언제 내 옆에 와 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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