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짝
넘을 자신은 아직 없어서
그 앞에서 한참 고민했어
넘어가면
너는 어떤 얼굴이 될까
눈에 묻은 웃음이
사라질까봐
일단 빤히 보고만 있었어
툭툭
건드려 보긴 했는데
너는 웃는 듯도
웃음을 거두는 듯도
표정을 살펴도 잘 모르겠어서
일단 그 앞에 주저앉았어
슬쩍
한번 넘어봤는데
너도 그냥 슬쩍
넘는 거야
마치 원래 그랬던 것처럼
그냥 우리가 그런 사이인 것처럼
아주
네 쪽으로 건너가면
우린 어떻게 되는 건지 몰라서
한 번 더 슬쩍 넘어볼까
아니면 모른 척 돌아설까
고민만
하고
있는데
있었는데
언제 내 옆에 와 있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