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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글] 38_ 몸과 마음, 뇌를 챙기자

by 벼르

나에게 건강은 몸, 마음, 그리고 뇌의 세 축이다. 다음은 그 세 축을 세우기 위해 내가 주기적으로, 의식적으로 하는 일들이다.


먼저 몸을 챙기기 위해 운동을 한다. 운동이 더 중요하다느니 식이가 더 중요하다느니 말들이 많지만, 난 사람마다 다르다고 생각한다. 음식을 막 먹던 사람이 건강하게 먹으면 식이의 힘이 크게 느껴질 것이다. 마찬가지로 나는 운동을 전혀 안 하던 사람이라 운동의 힘이 크게 느껴진다. 의식적으로 몸을 움직이고, 최대한 숨차게 스스로를 몰아붙이고, 평소라면 들지도 않을 무게의 바벨을 드는 일이 혹자는 낭만이라고 한다. 나에게는 할 땐 싫어도 하고 나면 헤실헤실 뿌듯해서 웃음이 나는 그런 일이 운동이다. 근육이 없는 사람은 평생 이렇게 피곤하단 말이야? 라는 요지의 글을 트위터에서 만난 적 있는데, 나는 정말 그랬었다. 남들이 놀라워하는 피곤한 상태로 살았었다. 이제는 아니다. 고맙게도 1년만 꾸준히 운동하면 그 기억이 근육에도 새겨져서, 잠시 운동을 쉬더라도 다시 복구하는 데 드는 시간이 점점 짧아진다.


마음을 챙기려면 역시 요리다. 사실 딱히 요리해 먹는다고 몸에 건강하지는 않다. 나는 요리로 바깥 음식 맛을 내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조미료, 주재료, 치즈, 버터, 그 어떤 것도 아끼지 않는다. 하지만 먹고 나서의 마음은 다르다. 내가 자영업을 한다고 생각해보자. 주문이 들어오면 매상이 오르는 일이 기쁘면서도 양가적인 마음이 들 것이다. 일단 내가 먹을 수도 없고, 내가 먹는 사람의 표정을 볼 수도 없는데 요리를 해야 한다는 사실이 그렇다. 음식을 썰고 익히고 맛을 내려면 어쨌든 최소한의 공은 들어가기 때문에, 온전히 남을 위해 요리를 하는 일이 쉬울 수 없다. 하지만 내가 해서 내가 먹는 요리는 다르다. 최대한 맛있게, 내가 만족스럽게, 어디 내어놓아도 내 마음에는 부끄러움이 없게. 친구들은 내 요리를 먹으면 프랜차이즈를 내라고 하지만 난 전혀 그럴 마음이 없다. 내가 해서 내가 먹는 요리만이 내 마음에 낼 수 있는 빛이 있다.


뇌를 챙기려면 독서가 필요하다. 멀티 태스킹이 그렇게 뇌에 안 좋다는데 사실 멀티태스킹을 안 하기 어려운 세상이다. 아무리 한 곳에 집중하려고 해도 여기저기에서 들어오는 과잉 자극은 내가 한 번에 한 가지만을 신경쓸 수 없게 만든다. 그럴 때일수록 흰 종이 위 단 하나의 텍스트에 집중한다. 스마트폰의 컨텐츠에 집중한다 해도 한 번에 하나에만 집중하는 셈 아니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나에게는 다르다. 종이 위의 텍스트에 집중하는 일은 학창시절부터 훈련이 되어있던 일이지만, 액정은 나에게 집중보다는 분산의 의미이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내가 하는 행동 중에 건강에 도움이 되는 일이 꽤 있겠지만, 지금 적은 것들은 좋아서 하는 일이 아닌 의식적으로 하는 일들이다. 결과는 좋지만 어쨌든 마음을 다잡아야 할 수 있는 그런 일들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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