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당신이 할 수 있다고 생각하든, 할 수 없다고 생각하든 당신 생각이 맞다. 당신이 생각한 대로 될 것이다.”
라고 포드 창업자 H. 포드는 갈파하였다. 이 말이 많은 공감을 일으키는 이유는 많은 이들이 생각의 힘과 영향력을 알게 모르게 실감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는 정신일도하사불성(精神一到何事不成)을 어렸을 때부터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왔고 또 받아들이고 믿는다. 또 다른 의미의 생각의 힘을 말해 주고 있다. 기도, 주문, 탐구심, 창의력 등은 모두 한 가지 생각에 집중하여 해결책을 찾아내는 생각의 힘으로 통한다. 어떻게 생각이 그렇게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까? ( 아래에서 생각과 의식은 문맥을 따라 상통하는 의미로 사용한다.)
뇌신경들은 시냅스 루프망이 네트워크처럼 연결되어 있다. 신경 하나는 몇 천 개의 시냅스를 통해 다른 신경들과 연결되어 있다. 엄청난 숫자의 연결망을 갖고 있다. 평소에는 네트워크의 좁은 범위에서만 뇌신경 전류가 통한다. 그러나 우리가 한 가지 문제를 집중하여 골똘히 생각하면 통하지 않던 신경들 간의 연결이 만들어진다. 예를 들어 친구의 얼굴은 생각나는데 이름이 떠오르지 않는다 하자. 이는 친구의 얼굴 시냅스망과 이름 시냅스망의 기존 연결이 약해져 얼굴망 시냅스 전위가 이름 시냅스망의 역치에 이르지 못해 신호가 통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러나 친구 열굴을 골똘히 생각하며 집중하면 신호 중첩이 일어나며 얼굴망 시냅스 전위가 점점 높아지며 역치를 드디어 넘어서면 신호 전류가 통하게 된다. 골똘할수록 시냅스 전위가 중첩에 의해 올라간다. 오랫동안 잊고 있던 친구의 이름을 한참 골똘히 생각하면 살며시 의식으로 떠오르는 이유이다. 친구의 이름이 의식으로 떠오르며 친구의 얼굴과 이름이 연결된다.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오고 탐구하던 문제의 해법 등이 의식으로 살그머니 떠오르게 되는 순간이다.
우리나라의 세계적으로 유명한 물리학자 이휘소 교수는 양자장론 문제를 연구하며 2주간 식사도 잊고 한 가지 문제에 몰두하고 있을 때 멀리서 친구가 만나러 왔으나 ‘들어오라’는 말을 하지 못해 큰 오해를 받았다고 한다. 연구하던 이론의 유도를 전개하며 2주간을 식사를 잊다시피 하며 생각의 흐름을 놓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몰두하였다는 이야기를 읽으며 크게 감동을 받은 기억이 난다. 친구와 만나 안부와 일상사를 나누느라 2주간 정신일도로 이룩한 흐름을 놓칠 수 없었던 것이다. 만일 그가 교통사고를 당하지 않고 살아 있었다면 그에게 노벨상을 안겼을 이론 문제였다. 노벨상은 살아있는 사람에게만 수여한다. [이휘소 평전]
원효 스님은 불법의 갈증을 해결하기 위해 당나라로 구도 유학을 가며 고구려 땅을 지나는 길이었다. 하루 종일 험한 산길을 걸으며 피곤하여 쓸어져 잠들었다가 아침에 일어나 보니 어제저녁 잠자다 갈증이 나서 마신 물이 해골에 괸 물임을 알았다. 구토가 일어났다. 어제저녁에는 타는 갈증을 해소하고 원기를 회복할 수 있었던 감로수였는데 오늘 아침에는 구정물로 보이는 것을 보며 유명한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깨달음의 시구를 남기며 유학길을 접고 발걸음을 되돌려 신라로 돌아왔다. “결국 내 생각인데 어디에 법이 따로 있겠는가? 중국에 간다 한들 무엇이 달라지겠는가? 무지개 찾는 소년처럼 어디를 돌아다닌다는 말인가?“ 결국 생각이다. 밖에 있는 것이 아니다. 내 마음속 생각이다. 마음속 생각 세상이 우리가 사는 세상이다. 같은 물을 놓고서 감로수이기도 해골 구정물이기도 한 것이다. 원효 스님은 철저하게 마음속 생각이 바로 우리가 사는 세상임을 깨달으며 그토록 꿈꾸던 유학길마저 접고 돌아오셨다. 생각의 힘뿐만 아니라 한결음 더 나아가 생각(마음心)이 바로 모든 것을 만들어낸다는 사자후와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