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내 안에 바다는 이미 달빛 밝은 날의 밤으로 넘실거리는데
아는 이 하나 없이
겨우 난파하지 못한 배 한 척 바다의 밤을 마주한다.
바다는 언제 일렁임을 멈추고
기나긴 침묵에 들어갈지 모른다.
바다에 달무리가 비추는 듯
밤이 되면 하늘이 바다가 되고 바다는 고요함에 넋을 잃듯 파도를 잃는다.
바다는 하늘이 제 몸과 떨어져 나가는 물안개 희뿌연 새벽이 싫다.
아침 해맞이로 겨우 추슬러 파도를 보내고
다시 밤이 되면 바다는 마지못해 산호 숲 바위 숲을 무심한 심장으로 넘실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