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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 작자 Dec 22. 2019

같은 산

시 

그날 오후, 산은 빛을 마주하고 
 산을 마주한 눈이 햇빛에 부셨다.
 그 빛은 솟아 오른 무더기를 음영지게 만들고 
 어떤 돌무더기를 장엄하게 하였다.
 그리고 이내 그늘진 곳을 찾게 하였다.
 
 바로 전 시간도 미래의 시간도 볼 수 없는 청회색 빛 그늘에 서 산을 마주한다.
 억겁의 시간 동안 빛을 간직하도록 그곳에 있던 것은 산이며 기억해야 할 시간들이다.
 
 나는 오늘 그 시간의 산을 보았다.
 인생이 내 삶이 산에 있는 듯
 그 모든 나무와 돌, 흙무더기, 물길이 모여 산이다.
 그것들이 전체다.


 나의 산은 오늘 그 시간 어둡고 동시에 눈부셨다.
 같은 삶이다.
 깜깜한 가슴을 쳐내던 밤도 눈부셔 햇빛이 부서지던 날도 모두 나다.
 다 같은 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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