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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기의 합리적인 훈육에 대하여-1

태도와 훈육의 본질에 대해 고민하기

by 아샘

선생으로서 한국나이 24살을 시작으로 34까지 10년을 지냈다

그리고 아이의 엄마로 3년을 지냈다



교실에서의 훈육은 집에서의 훈육보다 훨씬 [용이하다]


이제야 세 돌을 맞이하는 나의 아들의 연령적인 특징도 있겠지만,

(세 돌 전까지는 논리적 사고가 아직 발달하지 않아 안전이나 위험한 상황 외에는 엄한 훈육이 의미가 없다.

위험한 행도 또한 못 하도록 다그치기 보단 어른이 환경 자체를 안전하게 만들어주는 것이 올바른 방향이고)

'사람' 만드는 데에 있어 올곧이 부모가 책임져야 하는 엄마로서의 훈육 및 육아가

'사람' 만드는 데 크게 일조하는 선생으로서의 책임감에 비해 더 무겁게 느껴진다



아이는 선생님에게 땡깡이나 떼를 부리면 안된다는 걸 알지만

엄마에겐 마음껏 어리광 땡깡 떼를 부리는 것도 이유다 (하하! 그래야 너희도 숨 쉴 구멍이 있지)



그래서 이렇게 글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유아기에 합리적인 훈육이란 어떤 마음가짐으로 해야 하는가 대해

'부모님'들에게 의견을 첨하기 위해서다



요즘엔 유튜브나 여러 동영상 컨텐츠에서 전문가들이 훈육하는 방법에 대해

핵심만 쏙쏙 알려주는 시대이다보니

알고자만 한다면 얼마든지 알아갈 수 있지만

현장에서 교사로 지내며 내가 겪어본 합리적인 훈육의 자세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음이다




먼저 훈육에 대한 태도이다


훈육은 담백해야 한다

오은영 박사님이 항상 이야기 하시듯이

감정은 배제하되 단호하게! 이것이 핵심

큰 소리로 구질구질 지지레 하게 이래서 이랬고 저래서 저랬고 일전에는 니가 이랬고 어쩌고 하면


생각해보라, 우리들의 엄마 아빠에게 들었던 그 장황한 잔소리들을 들을 때

우리의 태도가 어땠는지

진심으로 고개를 숙이고 '내가 엄마 아빠를 속상하게 해버렸네.. 나때문에 얼마나 속상하셨을까!' 하고

어린 마음에 진심으로 반성했나를 돌아보자


나 같은 경우 대들기도 했고, 어떤 날은 대들면 더 길어지니까 듣기 싫어서

고개 숙이고 반성하는 척 하며 속으로 얼른 끝나길 빌며 노래를 부르거나 성질을 부리기도 했다 (속으로)


어린 아이들도 똑같다


큰 소리로 고함을 지르고 아주 길게 지지레를 떤다고 알아듣는 게 아니다

반성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 그 핵심만. 감정을 배제하고.

내 경험상 교실에서 하는 훈육에선 감정을 배제하고 하는 훈육이 몇 몇 순간을 제외하곤

크게 어렵지 않다



하지만 내 아들의 경우 너무너무너무 어렵다^^!

언어적인 표현만큼 비언어적인 표현이 주는 데미지가 크기 때문에

한숨을 쉬지 않으려고 노력하는데

반자동적으로 한숨이 절로 나온달까..

나 포함 모든 부모님들 화이팅이다

그래서 육아란 나를 갈아넣는 과정이라나 보다


우린 훈육에 대한 태도를 유지하면서 같은 훈육을 백천번씩 해야한다

오은영 박사님의 유명한 명언이 있지 않은가

"우린 그 꼴을 견뎌야 합니다"


그 꼴을 견디고 100번 1000번 말해주면 나아가는 것. 그것이 육아고 훈육이다.



다음으론, 나의 훈육이 합리적인가에 대한 고민을 해보기


내가 하고있는 것이 훈육인지 복종인지를 잘 구분해야 한다

훈육은 아이가 아직 미숙해 조절하지 못하는 부분, 알지 못하는 분에 대해

부모가 알려주고 가이드라인을 쳐주는 과정이다


이 과정에서 아이들이 고분고분하게 네네- 하면 좋겠지만

현실의 육아에선 바락바락 대들거나 못들은 척하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이 때, 부모도 사람이기 때문에 화가 난다. 아주 많이.


그러다보면 "어디 감히?" 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감정이 섞이다 보면 훈육의 본질을 잃기 쉽상이다


'물건을 절대 던지면 안되는 거야' 에서 '어디 엄마한테 큰소리야! 눈 똑바로 안 떠?!'로 이어진달까

안되는 것은 안되는 것이라고 이야기해주는 과정에서

아이들이 순순히 네 라고 대답하지 않을 것이란 걸 알면서도 화가 난다

나 또한 교실에서도 집에서도 그렇다


하지만 본질을 흐리지 않고,


대화에 집중하지 못하면


'안되는 건 안되는거야. 네가 떼를 써도 안 돼. 규칙이기 때문이야.

네가 지금 이야기 듣기 어려우면 마음이 진정될 때까지 기다릴거야'


하는 스탠스로 차분하고 단호하게 이야기를 나누어야 한다

그 자리를 뜨지 않은 상태로.



연령에 따라 다르지만 36개월 이상의 유아기부터는

아이가 규칙에 대해 이해하고 지켜나갈 수 있는 조절을 배워나가는 시기이기 때문에

규칙에 대한 적절한 설명이 필요하다.

이 때 어른 말에 어디 대들어? 내 말대로 하기 전까진 놓아주지 않으리- 하는

유아의 행동을 굴복시키고자 하는 고압적인 태도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1대 다수를 보는 유치원 현장에서는 위험상황이 발생하거나

다른 친구들에게 큰 피해를 입히는 돌발상황이 생기기 직전에

보다 큰 소리로 급하게 주의를 줄 수 밖에 없지만,

가정에서 1:1로 이야기를 나눌 때에는 단체 생활보다는 그 빈도가 낮으니

조금 더 차분하게 공을 들여 훈육의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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