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헤븐

6화. 드림헤븐 프로젝트 4

by 묭롶



드륵드륵륵.


푸른 생명 보상센터 보험청구 인터넷 접수 건을 심사하던 정은의 핸드폰 문자 송신진동이 울렸다.

A형 독감으로 실비 청구를 한 고객이 보낸 스캔 파일을 확인하고 지급 청구서를 작성한 뒤 송신 버튼을 누른 정은은 잠깐의 틈을 봐서 문자 메시지를 확인하다 의자에서 벌떡 일어나 소리를 질렀다.


"어머어머... 미쳤어."

"왜 그래? 정은 씨? 왜? 뭔데?"


사무실에서 일을 하던 동료 직원들이 놀라서 정은에게 다가왔다.

그제야 눈이 동그레진채 자신을 쳐다보는 동료들의 시선을 느낀 정은은 아니라며 손사래를 치고는 자리에 앉았지만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하는 눈치였다. 옆 자리에 있는 동료는 궁금하지만 점심시간시간에 알려달라며 사내 쪽지를 보내왔다.

회사 앞 곰탕 집으로 가는 길, 세 명의 동료들이 정은을 재촉해 보지만 정은은 곰탕집에 자리를 잡고서야 문자 메시지를 동료들에게 보여주었다.


"손정은 님의 드림 건강검진센터 이벤트 당첨을 축하드립니다.

수면뇌파 측정에 동의한 검진자 중 100분을 추첨하여 제공하는

본 이벤트는 제주도에 위치한 드림리조트 일박 이일 이용 상품으로

이용일은 2월 5일 체크인, 2월 6일 체크아웃입니다.


본 이벤트에는 무제한 식음료 이용권과 그룹 UTB와 이하나의 디너 공연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단 이벤트 동의 시에는 이벤트 기간 중 손정은 님의 수면 중 뇌파에 대한

추가 측정이 자동 동의됩니다.

손정은 님이 상기 내용에 동의를 하신다면

행사장까지의 이동 교통편 예약과 숙박 체크인을 위한 개인정보 동의를

위해 전송된 링크를 클릭하여 개인정보 송신을 부탁드립니다."


정은의 핸드폰에 머리를 맞대고 문자를 보던 동료 수정이 입에서 밥풀이 튀어나오는지도

모르고 먹던 숟가락을 식탁에 탁하고 내려놓으며 말했다.


"대박.. 오늘 밥은 니가 사라... UTB라니...

아에 나를 캐리어에 담아가라?"

"똑같이 동의했는데 난 왜 안된거냐고"

"드림리조트는 신혼여행 갈래도 예약 잡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는데.. "


덩달아 한마디씩 보태는 동료들 덕에 정은은 밥이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 정신이 없었지만 사실

뜻밖의 행운에 얼떨떨하기만 했다.






박상무와의 미팅을 위해 정박사는 연구소에서 나와 한강 밑에 놓인 수면 속 무빙워크를 거쳐 그의 사무실로 갔다. 책상에 앉아 모니터를 보던 박상무는 그녀를 보고는 고갯짓으로 회의탁자로 이끌고는 자신도 의자에 앉았다.


"먼저 여기 자료를 보시겠어요?"

"비램수면 델타파 광역주파수는 환자 치료에 사용할 정도로 충분히 확보되었는데

계속해서 뇌파 데이터가 업로드되고 있어서요.

지금만 보더라도 천 오백만 명 분의 뇌파 데이터가 채집되었는데 그 이유가 뭔가요?"


정박사의 말을 들은 박상무는 건네주는 자료는 거들떠보지도 않은 채 그녀를 가만히 쳐다보았다.


"그걸 설명할 필요가 있을까 싶은데..."

"박사는 그냥 준 돈 가지고 광역델타파를 만들면 되는 거고 거기까지가 우리 계약이 아닌가?"


원래도 맘에 들지 않는 박상무였지만 정박사는 그 속내를 알 수가 없어서 걱정이 되었다.


"수면뇌파가 기존의 약품처럼 부작용이 있는 건 아니지만 장시간 사용 시 중독의 위험이 있습니다."

"잠은 항해와 같아서 비수면 상태인 뭍에서 출발해서 얕은 물인 램수면을 거쳐 깊은 물인 비램수면으로

나아가다가 다시 뭍으로의 복귀를 위해 얕은 물과 같은 램수면 상태로 진입한 다음 잠에서 깨게 되죠.

그런데 델타파 광역주파수는 송출 즉시 깊은 물속으로 잠수를 하기 때문에 자신이 잠에 들었다는

인식을 하지 못하는 상태에서의 전파 송출을 경험할 경우 중복이 되게 됩니다."

"그런 이유로 델타파 광역주파수는 이용 시간에 대한 법제화가 필요하고 저는 오늘 그걸 의논하려

상무님을 찾은 겁니다."


정박사의 얘기를 듣던 박상무가 꼬았던 다리의 방향을 바꿔 꼬며 그녀에게 말했다.


"학교도 아니고 그만 가르치죠.

그런 부분이라면 우리도 충분히 고려하고 있소.

내가 보기에 박사가 너무 무리해서 신경이 예민한 것 같은데 이참에 열흘 정도 쉬고 오시지."


말이 안 통하는 박상무 대신 수면뇌파의 이용 시간 법제화에 대해 의논할 사람을 찾아야 할 필요를 느낀

정박사는 일단 박상무의 눈을 벗어나 휴가기간 동안 방법을 찾아야겠다고 결심했다. 우선은 박상무의

의심을 사서는 안된다.

정박사가 문을 닫고 나간 뒤 흔들의자에 앉아 통유리 창에 출력된 해변의 풍경을 바라보던 박상무는

잠시 후 핸드폰을 들어 조실장과 통화를 했다.


"네.. 상무님."

"그대로 실행해. 보안은 생명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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