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나로 살아가기 - N잡러로 살아가기.
2025년, 다시 6월.
난 N잡러로 살고 있다.
세상은 쏜살같이 바뀌고, 많은 것이 기계화되어 잠시 한눈을 팔면 어느새 저만큼 나아가 있다. 따라가기 버겁다.
부동산 일을 하고는 있지만 경쟁이 치열하다.
공정한 경쟁이라면 기꺼이 출발선에 서겠지만, 누군가를 밟고 올라서야 하는 구조는 내 신념을 흔든다.
나를 깎아내리고, 남을 높여야 선택받는 세상.
그렇게 번 돈을 쓰자니 양심이 저린다.
내가 특별히 도덕적인 인간은 아니지만, 그 구조가 싫다.
그래서 가끔, ‘안 벌고 안 쓰면 되지’ 싶기도 하다.
그러다 구청에서 진행하는 블로그 수업을 들었다.
경쟁률이 치열했고, 서류심사와 줌 인터뷰까지 거쳐야 했다.
당시 다른 강의도 3개 더 있었지만, 1인 1 강좌만 가능했다.
그렇게 선택된 블로그 수업은 내게 꽤나 의미 있는 경험이었다.
‘신중년’이라는 단어가 아직 낯설지만,
함께 수업을 듣는 앳된 친구들도 불혹을 넘겼다니, 세상은 참 진보했다. 겉모습은 젊어졌고, 나이의 경계는 흐릿해졌다.
수업 덕분에 블로그를 세 개나 만들었다.
하나는 발달장애 관련 블로그, 하나는 부동산 블로그, 또 하나는 티스토리 수익형 블로그.
수익화를 위해 시작했지만, 문득 과거의 내 블로그가 떠올랐다.
울고 웃던 기억들. 일기처럼 써 내려간 그 글귀들.
그 블로그들을, 나는 참 많이도 지웠다.
이혼을 진행 중인 지금, 그 기록들이 남아 있었다면 소송에 큰 도움이 됐을 텐데...
매번 마음을 고쳐먹고 ‘이번엔 잘 살아보자’며 폭파시키던 그때의 나.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지만, 그 빈 블로그를 다시 살려
오늘의 나를 비추는 창으로 삼았다.
블로그 수업 마지막 날, 각자 블로그를 어떻게 운영할지 발표했다.
오랜만에 사람들 앞에서 나의 포부를 밝히며 조심스럽게 이야기했다.
한 젊은 수강생의 말이 마음에 남았다.
“실직 후 몇 달 동안 두문불출하다 오랜만에 지하철을 탔어요. 오가는 길이 너무 행복했고, 밤새워 고민하는 시간이 참 좋았어요.”
그의 담담한 고백에 우리는 아낌없이 박수를 보냈다.
그렇다. 나만 인생을 거꾸로 사는 줄 알았지만, 누구나 다 그러했다.
나 빼고는 모두 잘 사는 줄 알았지만,
나처럼, 아니 나보다 더 고된 시간을 보내는 이들이 많았다.
그리고 그들은… 잘 살아내고 있었다.
나도 그렇다. 이제 흔들리지 않는다. 아파하지 않는다.
나는 많은 일을 동시에 하고 있고, 인정받고 있다.
나 스스로 위안이 되기도 하고, 누군가에겐 위로가 되기도 한다.
그리고 또 다른 계획도 있다.
나는 계속해서 새로운 일을 시작하고, 실천하고 있다.
삶의 키는 여전히 내 손안에 있다.
내가 이 키를 놓지 않는 한, 그 누구도 내 인생을 좌지우지할 수 없다.
가야 할 방향은 내가 정한다.
나는, 나다.
나는 나로 온전히 살아간다.
살아낼 것이다.
가끔은 주저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