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당 스파이크 ZERO - 조영민
서울대 내과 명의 조영민 교수의 맛있게 먹고 건강해지는 법
요즘 건강 관리의 핵심 키워드는 단연 '혈당'이다. 유퀴즈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뵌 적이 있는 서울대병원 조영민 교수님의 이 책은 단순한 당뇨 예방을 넘어 현대인이 겪는 만성 피로와 비만의 근본 원인인 '혈당 스파이크'에 대해 자세히 다루고 있다. 전문적인 의학 지식을 일상에서 바로 실천할 수 있는 팁으로 풀어낸 점이 인상적이었다.
특히 교수님은 '채소-단백질-탄수화물' 순으로 먹는 거꾸로 식사법과 식후 가벼운 산책의 힘을 강조하고 있다. 일상식과 동떨어진 식단 조절이 부담스러운 분들이라면 이 책을 통해 식사 순서의 변화로 몸이 가벼워지는 변화를 경험하실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건강한 100세를 꿈꾸는 현대인들은 모두 한 번쯤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p.36
연료가 너무 많아도 문제, 적어도 문제
자동차에 연료가 부족하면 멈추지만, 넘쳐도 문제가 된다. 엔진이 감당할 수 있는 양보다 더 많은 양의 연료가 주입되면 과열되고 연소 과정에서 불완전연소가 발생하며 배기가스가 증가한다. 우리 몸도 마찬가지다.
p.41
당뇨병이 없는 사람이
① 공복 혈당에 비해 식후 혈당이 50mg/dL 이상 상승하거나
② 식후 혈당이 140mg/dL 이상으로 상승하면
혈당 스파이크가 있다고 보는 것이 최소한의 기준이다.
p.45
“랑게르한스섬을 아십니까?”라고 묻는다면, 대부분은 대서양이나 태평양 어디엔가 있는 작은 섬의 이름이 아닐까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랑게르한스섬은 우리가 상상하는 지리적 공간이 아니다. 놀랍게도 우리 몸속, 췌장이라는 작은 장기 안에 존재하는 아주 특별한 조직이다.
p54.
인슐린이 세포막의 인슐린 수용체에 붙어도 포도당 수송체가 세포막으로 이동하는 과정이 원할치 못한 상태를 인슐린 저항성이라고 부른다. 이 경우 혈당이 제대로 조절되지 못해 혈당 스파이크가 생길 수 있다.
p.61
결국 혈당 스파이크의 반복이 당뇨병의 원인인지 결과인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여러 정황적 증거를 종합해 볼 때 ‘결과’에 가까울 가능성이 크다. 주변에서 “혈당 스파이크가 크게 나왔어”라고 말하면 나는 “아, 저분은 당뇨병이 생길 소인이 있거나, 당뇨병 전단계이거나, 이미 당뇨병일 수도 있겠다”라고 생각한다.
혈당 스파이크, 내 몸의 엔진이 보내는 적색 신호등
『혈당 스파이크 제로』에서 조영민 교수님은 우리 몸을 자동차 엔진에 비유하며 혈당 관리의 중요성을 설명한다. 자동차에 연료가 부족하면 차가 멈추지만, 반대로 너무 많아도 문제가 된다. 엔진이 감당할 수 있는 양보다 많은 연료가 주입되면 엔진은 과열되고, 불완전연소로 인해 해로운 배기가스가 뿜어져 나오게 된다. 우리 몸 역시 감당하기 힘든 수준의 당이 들어오면 대사 시스템에 치명적인 과부하가 걸리게 된다.
외할머니가 당뇨병을 앓다가 돌아가셨고, 친정엄마도 지금 당뇨병을 앓고 계신다. 그럼에도 나는 30대 초반까지만 해도 그다지 신경 쓰지 않았다. 가끔 엄마가 쓰는 당뇨측정기로 혈당을 측정하면 늘 정상 수치가 나왔기 때문에 나와는 상관없는 일쯤으로 여기며 방치했다. 그런데 40대가 넘게 되자, 이제는 조금씩 걱정이 되기 시작한다. 혹시 나도 유전적으로 당뇨가 있는 건 아닐까? 그런데, 한 번도 관리해 본 적이 없는데. 혹시 이미 당뇨 전 단계나 당뇨에 들어섰으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슬슬 시작된 것이다.
그동안 키 167cm에 체중도 50kg 정도면 나는 성인병과 관계가 없을 거라고 자만했는데, 뜯어보면 달달한 바닐라 라떼를 하루 한 잔씩 꼭 먹으면서 뭐가 그렇게 자신만만했을까? 혈당 스파이크가 잦다면 이미 당뇨 전 단계이거나 당뇨병일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한다. 즉, 혈당 스파이크는 내 몸이 더 이상 버티기 힘들다고 보내는 마지막 경고음인 셈이다. 아직 다행히 뭐라 할 신호가 없을 때, 연속 혈당 측정기도 한번 사서 미리 혈당 스파이크가 없는지 제대로 한번 측정해 봐야겠다.
p.80
또한 체중은 비만이 아니더라도 복부 비만인 경우가 있다. 대한 당뇨병학회 발표에서는 당뇨병 환자의 53.8%가 비만이며 61.2%가 복부 비만이라고 했다. 즉, 체질량지수로는 비만이 아니지만 복부 비만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약 7%라는 말이다. 복부 비만은 잘 알려진 당뇨병 발병 위험 인자다.
p.145
20분이 넘어설 즈음에는 포도당만을 필요한 ATP를 생산하는 데 한계에 다다른다. 이때 포도당의 대체 에너지로 지방을 태우기 시작한다. 참 야속하지 않은가? 20분이나 달리기를 해야 본격적으로 지방을 태우기 시작한다니, 우리 몸은 노력해야 성과가 나도록 설계되어 있다.
p.177
더욱 놀라운 것은 비만 생쥐의 장내 미생물을 무균 생쥐에게 이식했더니 같은 양의 먹이를 먹고도 더 많은 지방이 축적되었다. 즉, 살찌기 쉬운 체질은 장내 미생물에 의해 전염될 수 있다는 의미다.
이 연구 결과는 단순히 ‘얼마나 먹느냐’보다도 ‘무엇을 먹고, 어떤 장내 미생물을 키우느냐’가 엔지 대사와 비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숫자보다 중요한 것은 내 몸의 실체
체중계 숫자가 정상이라도 복부 비만이라면 당뇨의 사정권이라고 한다. 당뇨 환자의 60% 이상이 복부 비만을 앓고 있다는 통계는 순간 머리에 망치를 맞은 기분을 들게 했다. ‘마른 비만’딱 내 이야기다. bmi 수치상 저체중에, 얼굴, 목 그리고 팔과 다리처럼 옷을 입으면 드러나는 모든 부분에 뼈가 보일 정도로 말라 있는 몸에 비해 유독 배는 말랑말랑한 체형.
체지방이 거의 없어야 정상인 외적인 모습에 비해 체지방률은 그닥 낮지 않다. 한참 헬스장을 다니며 운동을 열심히 할 때 인바디를 하면 겨우 D자형에서 I자 그리고 C자형까지 만들어 놨지만, 지금은 분명 D자형이 되어있을 것이다. 지방을 태우는 엔진은 시동 후 '마의 20분'을 넘겨야 본격적으로 가동된다는데, 나는 원래 인터벌로 딱 20분만 뛰었다.
얼마 전 남편은 나에게 운동유형의 변화를 주어 저강도 40분을 권유했다. 만만하게 보았던 속도였지만 시간이 두 배로 더해지니 인터벌로 뛸 때보다 배로 힘이 들었다. 여기에다 무엇을 먹느냐가 내 몸의 대사 시스템을 결정짓는 핵심임을 보여준다니, 결국 건강은 단순히 덜 먹는 것이 아니었다. 중요한 점은 운동과 식단으로 올바른 생태계를 가꾸는 과정이라는 것을 명심해야겠다.
p.205
사과의 혈당지수가 40이라는 것이 무슨 소용이 있을까? 내가 사과를 먹었을 때 혈당이 급상승했다면 내게는 혈당지수가 높은 것이고, 혈당 반응이 미미했다면 혈당지수가 낮아서 마음 편히 먹을 수 있는 과일이다.
p.209
건강에 대한 무분별한 정보에 휩쓸리지 말고, 오늘부터라도 작은 수첩이나 휴대폰 메모장에 내 몸의 컨디션과 체중, 수면 시간과 수면의 질, 오늘 먹은 음식, 오늘 한 운동 등을 간단히 적어 보자. 이 데이터는 내 몸의 신호를 읽는 나침반이 된다. 의학 기술은 앞으로도 계속 발전하겠지만 내 몸의 변화를 가장 먼저 느끼는 것은 언제나 나 자신이다. 당신이 당신 몸의 주치의가 되어 스스로를 돌볼 수 있기를 바라며 글을 맺는다.
내가 내 몸의 주치의가 되자
혈당지수라는 통계적 숫자보다 중요한 것은 내 몸의 개별적 반응이었다. 남들에겐 착한 사과가 내 혈당은 급격히 치솟게 할 수 있듯이, 조영민 교수님은 정보의 홍수 속에서 길을 잃지 말고 스스로 내 몸의 주치의가 될 것을 당부한다. 식단, 수면, 운동을 꼼꼼히 기록하며 나만의 데이터를 쌓으라는 조언. 결국 건강 관리의 핵심은 외부의 유행이 아니라 내 몸이 보내는 미세한 신호를 스스로 읽어내는 나침반을 갖는 데 달려있는 것이다.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 누군가 전해주는 "뭐가 좋고 뭐는 나쁘다"라는 짧은 영상들이 너무 많다. 우연히 본 영상 하나에서 누군가 많은 사람들의 요청으로 연속 혈당 측정기를 달고 공복에 커피믹스를 먹으며 혈당의 오르내림을 실험해 보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 실험자는 본인의 결과를 보고 "생각보다 설탕이 그렇게 많이 들어가 있지 않아서 그런지 급격한 혈당 스파이크는 크게 없었어요"라고 했다. 어느 한 개인에게는 맞는 말일 수 있지만, 그것이 어디 사람마다 다 같을까? 불필요한 정보는 아니지만, 내가 아닌 타인의 생체 변화를 보고 나에게도 쉽게 일반화하는 태도는 조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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