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력에 대한 단상

여우와 신포도인 것인걸까? 있는 사람이 더한다? 더해서 있는 거다?

by 도비

우리는 누구나 노력에 대한 가치를 높게 평가하거나, 본받아야지 혹은 정말 멋지다 라고 생각할 것 같은 착각에 빠져있는 것 같다. 겉으론 노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할지는 몰라도, 무의식적 깊은 곳에서 '저건 재능일거야', '타고나길 원래 잘 타고난거야' 라고 상대를 바라보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특히 몇 번 보지 않은 가깝지 않은 관계에서 이러한 일이 종종 발생하는 것 같다.

'원래 그런거야'는 마법의 문장이다. 나는 원래 그렇지 않아서 그렇지 않은 것, 너는 원래 그래서 그런 것으로 퉁칠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 원래는 지속적인 노력이 배제된 표현이기도 하니까. 노력을 안하는 사람으로서 이보다 매력적인 표현은 없다. 내 노력이 부족해서 이러한 결과가 나온 것이 아니라, 그저 상대와의 타고난 것 차이로 원인을 돌려버릴 수 있으니까 자기합리화, 정신승리하기 딱 좋은 표현이다. 뭐 이런식의 자기방어가 가끔은 스스로를 지켜줄 수도 있겠지만, 이걸 드러내는 순간 그저 상대를 함부로 판단하는 사람, 노력을 평가절하하는 등의.. 부정적인 수식어로 가득한 어떤 사람으로 인식될 것 같기도 하고. 그저 내가 가질 수 없으니 저건 신포도야! 저건 재능이야! 라고 외쳐버리는 것 같기도 하고.

뭐 노력 자체도 재능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나도 일부분은 이 의견에 동의하기도 한다. 인간은 성취감과 향상되는 느낌에 미친 동물이니까 재능과 노력의 시너지는 폭발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낼지도 모른다. 근데 뭐 꼭 상위 1%, 0.1%만 의미있는 것은 아니니까 일정 수준까지는 천천히 향상되는 결과를 지켜보며 노력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드는데, 이러면 꾸준함을 바탕으로 한 노력정도도 의미가 있는게 아닐까.

있는 사람이 더한다는 말도 있지만, 더해서 있는 것이라는 말에도 무조건적으로도 동의한다. 또한 한 번 가지게 되면, 잃기 싫은 본능이 커지니까 자꾸 더 노력하게 되는 점도 있고. 이렇게 꾸준하게 노력해서 얻어낸 결과인데, 이걸 그저 재능의 영역 혹은 타고난 영역으로 치부해버리면 너무 속상하기도 하지만 그걸 또 적극적으로 해명하고 싶진 않다. 나는 독한 인간이지만, 굳이 독하다는 것을 나서서 밝히는 것을 원치 않고 이런데다가 에너지를 쓰고 싶지도 않으니까. 그저 그런식으로 함부로 나를 판단하는 사람들은 조용히 멀리할 뿐. 그리고 이걸 재능이나, 원래 타고난 점으로 봐줄 정도로 내가 열심히 노력했나 혼자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도 하고. 이렇게 나를 지켜가는 방법을 스스로 깨달아가나 싶기도 하고. 예전 같으면 눈에 불을 켜고 달라 들어서 아니라고 빽빽 우겼을 내 모습이 선하지만 요즘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있는 사람이 더한거든, 더해서 있는 것에 관계없이 그저 노력을 꾸준히 하고 좋은 결과를 얻어내는 것에 집중해야겠다. '이거는 타고나는거야, 저것도 타고나는거야' 라는 생각들이 지금도 내 머릿 속을 스쳐지나가지만, 그런 생각보다는 노력해서 얻어낼 생각을 해야겠다. 오래 전의 단점을 극복하려고 지속적으로 노력하는 사람은 결국 그것을 극복하고 오히려 장점으로 만들어내고, 원래 그것에 능숙한 사람처럼 보이기도 한 경험이 있으니까 나도 꼭 그렇게 되어야지. 폭발적이진 못하지만 꾸준하게 진득하게 하는 것 하나는 꼭 잘하는 나니까 열심히 노력해봐야지.

난 지금 노력하고 얻은 것들 중에서 원래 잘 못했던 부분들도 정말 많았으니까. 이렇게 하나하나씩 단점을 장점으로 승화시키면서 멋진 사람이 되어봐야지. 장점을 극대화하는 방향도 너무 좋지만, 구멍난 것들을 하나씩 평균이상으로 채워놓는 노력도 열심히 해야지. 더해서 있는 사람이 되자!


keyword
작가의 이전글이번주의 별거 아닌 평범한 일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