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로 물든 공기가 내 코를 적신다.
2017.02.19 스물일곱 살의 어느 저녁.
저녁 6시부터 빗방울이 뚝뚝 떨어지더니 8시를 넘자 알람종 마냥 비를 쏟아냈다.
쏟아냄과 동시에 메마른 아스팔트에는 빠른 속도로 축축하게 변해가고 있었다.
축축함을 넘어 물이 고인 아스팔트 위로 차들이 지나가고 있었다.
촤아아아~ 하는 소리와 함께 귓속을 한 번 자극시키고
바람을 통해 내방에 들어오는 빗 공기가 나의 콧속을 또 한 번 자극시켰다.
나는 이런 저녁이 좋다.
사람 소음도 뒤덮어 버리는 빗소리와 아스팔트 위를 지나가는 자동차 소리.
어쩌면 나는 비를 항상 기다려왔는지도 모른다.
소중한 비의 존재와 비로 인한 나의 기분을 리프레쉬하게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빗소리로 하여금 조용한 인디음악을 들으며 글을 쓸 때면, 그런 나 자신에게 너무 마음의 위안이 된다.
자연의 친구가 놀러 온 것 마냥 나는 문을 열어젖히며 환영인사를 맞이 하기도 한다.
오랜만에 방문한 손님이지만 나는 눈을 뜨면 이미 떠나고 없는 그것에 대한 그리움은 강해진다.
마음은 그들의 소리를 자장가 삼아 잠을 맞이하고 싶지만 아직까지 그러기엔 너무 춥다.
감성을 좇다 내 몸이 망가질 때가 있는 법.
그 따스한 바람이 올 때까지 아직 참자.
오랜만의 만남이었다.
사람도 동물도 오랜만에 만나면 설레는 마음은 이성으로도 속일 수 없을 것이다.
그렇게 2월 중순의 비와 이별을 또 한 번 맞이했다.
안녕. 2월의 비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