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지식공장장 Oct 16. 2018

Y세대, 누가 그들을 몰아붙였나

왜 그들은 퇴사를 선택했는가

밀레니얼 세대가 퇴사하는 이유?

지인의 페이스북을 보다 보니 <밀레니얼 세대의 퇴사 이유>에 관한 이야기가 있더군요.  밀레니얼 세대는 다른 말로 Y세대, 현재 80~90년대 생을 말합니다. 최근 여러 조직의 인사조직에서 골머리를 앓는 현상이 두 가지인데 하나가 해외대학을 나온 인재의 줄 퇴사 그리고 또 하나가 바로 80~90년생, 핵심 실무자이자 관리자 후보들이 퇴사하는 것입니다.


이 화제에 흥미를 느낀 이유는 11월 2일에 출간하는 제 책인 <조선 리더십 경영>의 소재 중 하나였기 때문입니다. (네 책 홍보 맞습니다^^) 


그리고 제가 X세대이기 때문이지요. 밀레니얼 세대가 퇴사하는 이유는 X세대의 책임은 없지만, 원인은 직간접적으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런 현상은 사실 한국에서만 일어나는 것은 아닌데 한국에서는 여러 가지 요소가 엮어서 독특한 이유(?)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현상을 이해하려면 한국사회문화, 90년대 한국 경제의 변화 그리고 밀레니얼 세대가 본격적으로 사회에 진출한 글로벌 경제의 변화까지 엮어서 봐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밀레니얼 세대, X세대

밀레니얼 세대는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


베이비 붐이 지나고 정부의 산하제한 정책의 영향을 받았다.

따라서 낳아놓으면 알아서 밥그릇을 챙겨 먹는다는 관점에서 벗어난 양육을 받는 경우가 많다.

바로 윗 세대인 X세대에 비해 전체적인 수가 적다 (인구 피라미드 검색 요망). 

위에서 말한 국가 부도의 난으로 변화한 사회를 살아간 세대이다 (정확히는 97학번 이후)


그래서 Y세대가 안고 있는 여러 가지 갈등은 이런 점을 알아야 비로소 파악됩니다. 그리고 X세대까지 같이 봐야 비로소 그들의 갈등이 보이죠.  X세대는 딱 베이비붐에 걸린 세대입니다. 둘은 기본, 아들 나올 때까지 계속 낳던 시기기도 했어요. 그래서 전체적으로 수도 많고 형제도 많죠. 이후 산아제한이 엄격해지는 바람에 본의 아니게 Y세대보다 개체 수(?)가 많습니다. 


그리고 73~75년 생은 외환위기를 정통으로 겪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개체 수(?)가 많죠. 덕분에 현재 생존의 위기를 맛보는 중입니다. 


이유인 즉, 한국의 조직은 일정 연차가 되면 성과에 맞춰 승진시키는 시스템이 주였습니다. 그래서 조직에 속한 X세대는 현재 관리자가 되어 있죠. 그런데 조직구조의 시스템 상 실무진은 많아도 되지만 관리자는 그만큼 필요 없습니다. 여기서 X세대와 Y세대의 생존 갈등이 시작됩니다.


바로 이 사건이 영향을 줬죠 [출처: 영화 국가부도의 날]


국가 부도의 날

97년, 무리한 경제정책 및 눈감아주기로 인해 대한민국은 사상 최악의 외환위기를 맞습니다. 이는 일본의 버블 붕괴급의 사태로, 대한민국의 경제, 사회, 문화 등을 송두리째 부정적으로 바꿔놓은 최악의 사태입니다. 


이 와중에서 X세대, Y세대에게 영향을 준 사태는 기업 시스템의 변화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전의 기업들은 경제발전기의 관성이 남아있어서 새로운 사업 진출에 꽤 적극적이었습니다. 비록 까라는 까 문화가 접목되어서 이상하거나 부정적인 방향으로 흐르는 경우도 있었지만 그래도 대기업들은 여러 분야에 진출, 개척해서 먹거리를 늘린 긍정적인 경험이 있었죠.


하지만 금융위기, IMF 지원은 이 구조를 송두리째 바꿉니다. 있는 사업을 잘 굴려서 먹고사는 시스템이 되죠. 이렇게 되면 어떤 현상이 일어나느냐? 우선 기업의 채용이 줄어듭니다. 있는 시스템만 움직이면 되니까 많은 인원이 필요 없고 그때그때 부족한 사람 및 퇴사자만 채워주면 되거든요. 그리고 신규사업으로 서비스 사업에 눈을 돌리게 되었습니다. 서비스 사업은 특성상 제조업보다 노동자의 임금이 낮고 투자비용이 낮습니다. 로우 리스크의 사업이죠. 그때 한나라당이 날치기 통과시킨 비정규직법은 여기 날개를 달아준 셈이 됐습니다. 


이렇게 채용이 정체된 시스템에서 X세대는 코너에 몰리게 되었고
 Y세대와 경쟁하는 처지가 됩니다.


있는 사업을 굴리는 구조에서 X세대는 전 세대들처럼 쫓겨나서 자영업 하는 신세를 피하기 위해 철밥통을 차기 위해 노력합니다. 하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았어요. 있는 사업구조를 굴리는 시스템에서 자동 승진되면 자연스럽게 잉여 관리자가 늘어나게 됩니다. 이런 상황이면 유난히 성과가 좋거나, 그 일을 잘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거나 그것도 아니면 정치라도 잘해야 해요. 


이도 저도 아니면 살아남기 힘듭니다. 이렇게 X세대는 한창 일해야 할, 그동안 쌓아놓은 자원을 바탕으로 날아야 할 시기에 구조조정의 풍랑에 시달리게 됩니다. 자연스럽게 두 세대는 서로 같이 일하면서 경쟁하는 처지가 되었습니다. 이 와중에 두 세대를 관통하는 사태가 벌어집니다.



세대 변화의 날


예전에는 잘 나가는 CEO라던가 석학의 얼굴을 붙여놓고 파는 책들이 참 많았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떨까요? 전 이런 붐의 마지막이 마이클 센델 교수라고 봅니다. 그 이후의 책들은 설령 한 사람이 내비친 전망을 담더라도 이름으로 마케팅하지 않게 되었죠. 이게 무슨 뜻이냐? 석학들의 예측이 번번이 틀려나가서 그들의 말에 절대적인 신뢰가 담기지 않게 되었다는 뜻입니다. 지금은 그만큼 크게 변하는 시대인 것이죠.


2000년도에도 사실 직장에서 X세대 이전 세대, X세대 그리고 Y세대는 성향의 차이가 있었습니다. 한 예로 회식을 예로 들어보죠. X세대 이전 세대는 회식자리 같은 것이 굉장히 고마운 세대였습니다. 거기서 사장님이 이름 불러주고 술을 따라주면 그야말로 감격의 눈물이 나오는 시대였죠. 그들은 이렇게 맺어진 믿음으로 가정을 이끌고 사회에서 당당히 설 수 있었습니다. 


X세대는 전반부와 후반부로 나눌 수 있겠네요. 성향이 제법 차이나지만 경제위기에 순응하기 위해 그 조직에서 말도 안 되는 것을 받아들인 세대에 가깝습니다. 그들은 40살만 되면 내쳐버릴 것이면서 왜 자꾸 연대감을 강조하는지 갑갑하기만 합니다. 차라리 일 없으면 핑크 슬립(해고 통지) 하나 주고 바로 자르지만 개인사에 참견 안 하는 해외 회사들이 더 끌리죠.


그리고 Y세대는 이런 성향이 더욱 강화되어 있습니다. 그들은 본격적으로 학자금이 빚이 되어버린 세대입니다. 그리고 취업을 위해서 무한 경쟁에 뛰어든 세대기도 하죠. 한 예로 X세대 끝자락인 제가 헤드헌터와 이야기를 하면 3개 국어로 대화가 가능한 사람은 없다고들 하십니다. 그런데 Y세대는 진짜 많아요. 


그들이 경쟁하는 이유는 사회체제에 진입하기 위해 쓴 돈을 빨리 상환하고, 자리잡기 위함입니다. 그리고 윗 세대들의 모습을 보면서 40 넘어서도 붙어있으면 좋겠지만 그렇다고 회사에 올인할 필요는 없는 그런 세대죠.


이 와중에 대한민국에는 여러 가지 변화가 밀려왔습니다. 두 가지를 들자면 2010년의 스마트폰 혁명, 현재 진행되는 4차 산업혁명(이라 불리는 현상)이겠네요. 

이 두 사건은 공통적으로 상급자의 통찰력이 필요 없는 사건입니다


꼰대의 압박


97년 금융위기 이후 여러 사건으로 인해 사회환경은 끊임없이 변화해 왔습니다. 그렇지만 인식 수준은 그렇게 변하질 않았어요. 이건 사람이 안정된 상황을 만들면 변하기 싫어하는 성향, 모험을 회피하는 성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안정주의를 비난할 수는 없습니다만, 문제는 이런 안정주의가 현대 사회에서 부정적으로 작용한다는 것이죠. 일례로 2010년 스마트폰 열풍이 불 때 저는 거의 50여 건에 달하는 용역 의뢰를 받았습니다 바로 스마트폰 열풍을 어떻게 하면 잠재울 수 있느냐는 것이었던 거죠. 그때는 국내의 통신사, 제조사는 물론 소프트웨어 회사, 게임회사들이 스마트폰 열풍에 정신을 못 차릴 때였거든요.


이 용역은 제가 잘나서 받은 것은 아닙니다. 그만큼 고양이 손이라도 빌리고 싶어서, 어떤 인사이트라도 있으면 합의점을 찾을 수 있거나, 내부적으로 밀어붙이는 안건을 밀어붙일 수 있기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뒤집어 말하면 그때 스마트폰 세상을 새로 개척한다는 생각은 없었다고 봐도 좋을 겁니다. 이런 현상은 비단 스마트폰뿐만이 아니라 전기 자동차, 인공지능, 드론, 유튜브, 넷플릭스 등 새로운 무언가가 터지면 터질수록 일어난 것이죠.


그런데 이런 현상만 있으면 좋을 텐데 위에서는 새로운 것을 만들라고 끊임없이 압박하고, 지금의 낡은 것으로 새로운 것과 끊임없이 경쟁하라고 합니다. 이런 압박을 윗 세대의 압박을 수용하고 소화하는데 익숙한 X세대는 Y세대에게 그대로 전달하거나, 본인이 받은 스트레스까지 얹어서 내려버리죠.


그런데 여기서 Y세대는 무슨 생각을 하느냐? 

그들은 이미 무수한 능력 있는 선배들이 40세가 되면 바들바들 떨거나 잘려나가는 것을 보고자란 세대입니다. 그들이 그걸 감안하고 몸을 담고 있는 것은 훗날 자신이 혼자서 먹고 살 때의 무기와 인맥을 만들기 위한 것일 뿐, 저런 압박을 이겨내기 위해서가 아니죠. 오히려 저런 압박을 이겨내야 한다는 생각이 없습니다.


그들은 이미 들어갈 때부터 새로운 경쟁사회에 맞춰 자신들을 분류합니다. 내부에서 어떤 특정 스펙, 특정 부서의 사람이 임원까지 가는지 파악하고 그 이상이 기대를 갖지 않지요. 심지어 일부러 직장생활의 페이스를 늦추는 사람들 ( = 지는 건 싫으니 동기들과 맞춰서 적당히 성장)도 있습니다. 빨리 관리자가 되어봤자 잘릴 위험에만 노출되고 행여나 역량에 맞지 않는 일이라도 맡으면 빨리 잘리니까요.



결국은 총체적 난국


상층부는 자신들이 잘 나가던 시절, 100명의 팀으로 회사를 이끌던 시절에 맞춰 미션을 내립니다. 하지만 이미 세상은 그들의 미션을 수행하기엔 너무 달라져버렸고, 심지어 팀원은 80명 수준밖에 안되죠. 그런 버거움 속에서 버티는 것은 Y세대에겐 바람직한 일이 아닙니다. 그리고 이를 '어차피 나갈 놈들은 나갈 테고, 또 뽑으면 돼'라고 덮으면서 자신의 무능함에서 눈을 돌리는 상층부가 있지요. 


이런 성향이 태어난 것은 분명 사회의 책임이긴 하지만 회사의 지도층에게도 분명한 책임은 있습니다 (하지만 회사 내부에선 아무도 그 말을 입 밖에 꺼낼 수는 없겠죠). 40 이후의 인생을 위해 효율적인 삶을 택하는 Y세대를 학습시킨 것은 경제위기 여파를 사업 축소, 구조조정으로 버틴 그들 자신이니까요. 


자 이런 상황에서 Y세대의 퇴사를 과연 직무 교육만으로 막을 수 있을까요? 힘들 겁니다. 이건 회사 전 단위에 걸친 교육과 이런 변화에 강압적으로 저항하는 사람을 제압( = 보직해임 및 퇴사) 해도 겨우 될까 말까 한 미션이거든요. 


이 문제에 손을 대는 순간 낡은 조직문화, 꼰대들이 주구장창 튀어나올 겁니다.


하지만 기업이든 조직이든 밀레니얼 세대가 앞으로의 글로벌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귀중한 인재임을 안다면 더 이상 손을 놓으면 안 될 것입니다. 


이메일 : inswrite@gmail.com로 업무/제휴/기고 의뢰 주시면 성심성의껏 답변드리겠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기업문화는 어떻게 만들어 지는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