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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식공장장 Oct 15. 2020

베를린 소녀상, 일본의 결정적인 실수

<일본졸업>

제 두 번째 책 <일본 졸업>이 2020년 11월 11일에 발간됩니다!


1. 독일 베를린의 자치구인 미테(Berlin Mitte)에는 '소녀상'이 있습니다. 전쟁피해자, 여성인권 문제임을 감안하여 독일내 한인시민단체가 설치를 요청했고 미테구가 받아들인 것이죠. 


그러자 일본은 이에 발끈합니다. 그리고 독일정부에 '윤미향 대표에 관한 가짜뉴스'를 제출 이 소녀상이 허위라고 주장하죠. 뿐만 아니라 전방위적인 로비를 합니다. 관방장관은 유감표시를 하고 외교부장관은 아예 독일 외교부장관에게 철거요청을 하죠.


이걸 제가 어떻게 아냐고요? 본인들이 직접 했다고 밝혔거든요.


이렇게 국가, 정치차원의 압박이 들어오자 베를린 미테 구청장 스테판 폰 다셀(Stephan von Dassel)은 소녀상을 14일까지 철거하라고 명령합니다. 이에 일본은 전향적인 조치라며 아주 흡족해하죠. 



2. 문제는 


이 소녀상은 시민단체가 세운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독일은 시민사회 운동이 굉장히 활발한 나라입니다. 초등학생이 환경시민운동을 할 정도고 사회적으로 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입니다. 이를 정부가 탄압하는 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죠.


그런데 이를 구청장이라는 정치인이 떡 해버린 겁니다. 이에 당연히 독일 사회는 난리가 납니다. 우선 매체들의 반응이 거셌죠. 


"베를린 미테는 일본 정부를 꼭 껴안았다."



시민단체가 법적 절차를 밟아 진행한 일을 타국의 외압을 받아서 정부/지자체가 탄압한 꼴이 되었으니 독일 사회가 뒤집힐만도 하죠. 이는 단체의 탄압 이전에 독일인의 자긍심을 짓밟는 행위였습니다. EU의 수장국가 중에서도 탑클래스의 경제대국 독일이 타국의 외압을 받아 시민단체를 짓밟은 꼴이니 얼마나 기분이 나빴겠어요?


일본은 이를 국가 대 국가 프레임으로 끌고 가고 싶었을겁니다. 그렇다면 현재 스가 총리 방한의 전제조건인 '신일본주금 자산 현금화 반대'를 협상 테이블에 끌고 올릴 수 있었겠죠. 하지만 일본에겐 안타깝게도(?) 이는 한국정부와는 관계없는 시민단체의 활동이었을 뿐입니다. 


즉 일본 스스로 국가가 시민을 탄압하는 구도를 만든 셈입니다.



3. 폰 다셀이 이 요청을 흔쾌히 받아들인 이유는 일본이 독일에 엄청난 투자를 하기 때문입니다. 즉 재선을 위해서 일본의 재팬머니를 미테에 끌어들여 재선 및 정치활동의 기반을 만들고 싶었던 거겠죠. 게다가 베를린과 일본 신주쿠는 자매결연까지 했으니 더 거부하기 힘들었을겁니다.


녹색당의 스테판 폰 다셀 (Stephan von Dassel)

하지만 이 야망은 물거품이 됩니다. 녹색당은 환경활동 중심의 시민활동이 기반이 되어 만들어진 정당입니다. 여성인권 활동도 진행하고 있죠. 그런데 당 소속 정치인이 시민활동과 여성인권을 짓밟는 꼴이 되자 당장 녹색당 내부에서 격렬한 반발이 일어납니다. 이 여파가 커지면 녹색당의 기반이 흔들릴 수 있는 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죠.


환경, 여성인권을 외치던 시민단체가
일본의 외압을 받고 시민활동을 탄압한 꼴이니까요.


또한 사회민주당에서도 비판 성명이 나왔습니다. 아니 아예 '소녀상'을 보호할 것을 선언했죠. 

차라리 폰 다셀이 소녀상 허가 과정의 문제점을 지적하여 일을 행정적으로 처리했으면 나았겠지만 그가 요구한 건 무조건 철거였으니 사민당이 공격하기 딱 좋은 모양새가 된 겁니다. 이렇게 사민당은 부당한 시민단체의 외압에 항거하는 이미지를 얻게 되었죠. 


이렇게 녹색당, 사회민주당이 뜻을 함께 하는 상황이 되어버립니다. 

독일 사민당 소속이자 독일의 전 총리인 슈뢰더와 아내 김소연씨가 철거반대 청원을 독일 당국에 직접 보냈죠. 



4. 정치적 활동만이 아닙니다. 독일 시민들도 분노해서 사민당에는 응원의 메시지를, 녹색당에는 항의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죠. 녹색당은 이를 수습하기 위해 대변인 발로 승인 취소요청을 직접 했고 이러자 결국 폰 다셀도 반 백기를 듭니다.


점점 철거 반대 세력이 커져가고 있으니 일본과의 관계에서 떨어질 떡고물 이전에 본인 이미지부터 챙겨야 하지 않겠습니까?


5. 일본이 자기 입맛에 맞지 않는 상대를 다루는 법은 사실 중국과 비슷합니다.


돈으로 길들여 놓고 정치적으로 압력을 넣는 겁니다.


다만 이게 최근에는 잘 먹히지 않습니다. 시민의식이 발달했고 이로 인해 국가들의 시민의식이 발달한 겁니다. 우리는 누가 시키지도 않아도 불매운동을 했고 독일은 누가 시키지도 않아도 정당한 시민단체의 활동을 지켜주기 위해 움직였습니다. 


이제 돈에 홀린 정치가가 외압으로 일을 해결할 수 있는 시대가 아닌데... 안 그런 국가가 많은데 일본은 이를 잘 모르는 모양입니다. 일본에서 시민운동을 탄압하던 대로 하면 될거라고 생각한 모양입니다만... 


하지만 일본은... 계속 이런 짓을 할거에요. 일본은 그렇게 정치를 해왔고 일본의 정치가들은 그게 익숙한 사람들 이거든요. 그럼 앞으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 방법에 대해 책에 담았으니 관심있으신 분들은 꼭 읽어주시길 바랍니다!!


<일본졸업> 2020년 11월 11일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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