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모르는 사이에...
도영이가 쓴 기사 초안에는 내 왼쪽 발목이 부상을 입었다고 쓰여있었다.
'왼 발목이었던가?'
순간 나는 당황했다.
내가 그렇게도 아파하고 고민하며 눈물 흘리게 했던, 그동안 겪어보지 못한 커다란 부상.
왼쪽 발목인지 오른쪽 발목인지 아니면 양 발목인지 바로 떠오르지 않는다는 것이 상당히 당황스러웠다.
(물론 양쪽 모두가 아팠지만 그 사실조차도 희미해졌다...)
'이제 발목 못 쓰는 거 아닌가?'
'이제 300km만, 10일만 걸으면 되는데...'
포기를 하느냐 마느냐를 두고 고민하며 눈물 흘리던 그 고통의 순간들이...
언제나 선명하게 또렷한 기억으로 남아 있을 줄 알았다.
기록이 남아있지 않았다면,
나의 그 순간은 더욱 큰 고통 혹은 잠깐의 통증쯤으로 기억이 됐겠지.
아무리 커다란 경험을 했다 한들 시간이 지나면 서서히 잊혀 간다.
서서히 잊어간다...
무언가 서글프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20170314@서울역 근처 까페문
그리고 기사는 나왔다.
좋은 글 써준 구도영 기자님에게 감사를 ^^
20170410_00:28@연신내 할리스
by 히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