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0
발이 묶인 말을 보았다.
절뚝이며 길어야 20~30센티미터 정도 나아갈 뿐이었다.
눈 앞에 끝없이 펼쳐진 푸른 초원은 그에게는 무엇보다 큰 고문이자 감옥일지도 모르겠다.
그 답답함이 나에게 전해진다.
나는 슬프다고 말했다.
20170612_12:42
#1
발이 묶인 말을 보았다.
그의 운명은 쌩쌩 달리던 차의 운전자의 판단에 달려있었고,
그에겐 아무런 선택권이 없었다.
커다란 위험이 닥쳐와도 어찌할 수 없는,
그 모습에 또 다시 가슴이 저며왔다.
안타깝고 슬펐다.
마치...
20170614_09:00@카나스 공항으로 향하는 도로 위에서
#2
다리를 묶고 있는 밧줄은 곧 낡아 헤질 테고
느리더라도 절뚝이더라도 계속 움직이면 결국은 마찰에 의해 끊어질 거다.
그 밧줄은 살아 있지 않으니까.
하지만 난 살아있고 성장할 테니.
20170616_14:50@시골로 향하는 도로 위에서
by 히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