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히맨 Jun 22. 2017

발이 묶인 말을 보았다.

마치...

#0

발이 묶인 말을 보았다.

절뚝이며 길어야 20~30센티미터 정도 나아갈 뿐이었다.

눈 앞에 끝없이 펼쳐진 푸른 초원은 그에게는 무엇보다 큰 고문이자 감옥일지도 모르겠다.

그 답답함이 나에게 전해진다.

나는 슬프다고 말했다.

20170612_12:42


#1

발이 묶인 말을 보았다.

그의 운명은 쌩쌩 달리던 차의 운전자의 판단에 달려있었고,

그에겐 아무런 선택권이 없었다.

커다란 위험이 닥쳐와도 어찌할 수 없는,

그 모습에 또 다시 가슴이 저며왔다.

안타깝고 슬펐다.

마치...

20170614_09:00@카나스 공항으로 향하는 도로 위에서     



#2

다리를 묶고 있는 밧줄은 곧 낡아 헤질 테고

느리더라도 절뚝이더라도 계속 움직이면 결국은 마찰에 의해 끊어질 거다.

그 밧줄은 살아 있지 않으니까.

하지만 난 살아있고 성장할 테니.

20170616_14:50@시골로 향하는 도로 위에서     


by 히맨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