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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arida Jun 30. 2017

보물 찾기를 시작합니다

몇 개나 찾으시려나?

 오늘 밤부터 일요일 오전까지 통역을 하게 됐는데요, 장소가 서울이라 친정에서 자게 됐어요. 결혼한 지 반년만에 첫 외박을!!! 우오오!!! 뭐, 유유야 말로는 서운하다고, 가지 말라고 하긴 하죠. 하지만 콧구멍도 벌름벌름, 입꼬리도 씰룩씰룩, 웃음이 실실 새어 나오는 것 같은 기분이 자꾸 드는군요.


웃지므르, 나 보는드스 웃지므르. 느므 좋아흐지 므른믈이드...


 하긴, 저 없는 집에서 혼자 얼마나 좋겠어요. 일찍 독립해서 혼자 생활한 시간이 길었는데, 지난 반 년동안 집에 계속 제가 있었잖아요. 그토록 그리던 달콤한 자유죠, 자유! 그리워할 만큼 기간이 길지도 않고 딱 2박 3일이니까 신났어요.


 뭘 할지는 보나 마나 뻔해요. 밖으로 여기저기 다니는 사람은 아니어서요. 아마 최근에 친구들하고 매일 열을 올리고 있는 리니O을 하거나(휴-;;), 그 좋아하는 영화를 다운받아 보면서 맥주 한 잔 하지 않을까 싶어요. 잘 지낼 거예요. 피자도 먹고 탕수육도 먹고, 치킨은 어제 저랑 먹었으니까 안 먹고요. ㅎㅎ


 근데 아침부터 일 준비도 하고 제 짐도 꾸리는데, 자꾸 유유가 눈에 밟히네요. 부부가 뭔지, 참. 청소도 싹 하고, 빨래도 해놓고, 마트 가서 장도 봐 왔어요. 유유가 좋아하는 탄산수랑 우유랑 라면이랑 비빔면에 골뱅이, 그리고 요구르트랑 자두랑 소시지 등등을 낑낑대며 사 왔답니다. 팔 떨어지는 줄 알았어요.


나는 효녀는 못 낳고 열녀를 낳았네.


 저희 엄마가 결혼 후에 저를 보시고는 몇 번이나 이런 말씀을 하셨거든요. 백 번 생각해도 그 말이 맞는 것 같아요. 효녀는 못 되고 열녀로만 사는 못난 딸내미. 엄마, 미안!!! ㅠㅠ 어휴, 열녀 헤아는 이러고도 마음을 못 놓고 결국 곳곳에 애정(및 당부)이 담긴 쪽지를 남기고 마는데요. 참, 제가 봐도 정성이 갸륵하군요. 유유가 이런 제 사랑을 알까요? ㅎㅎ


 뭐 어쨌든! 열심히 일한 유유가 푹 쉬는 동안, 저는 열심히 일하고 올게요. 열심히 일한 여러분, 모두 담뿍 담뿍 행복 가득한 주말 보내세요!! 아자아자!! :)



애정과 걱정과 부탁이 가득한 쪽지들의 일부 전격?!? 공개!! >.<




헤아리.다 / 3개의 언어 / 4개의 전공 / 8번의 전직 / 20개국 100여 개 도시 여행 빈곤 생활자 / 위대한 먹보 / 유쾌한 장난꾸러기 /  행복한 또라이 / 꽤 많은 도전과 무수한 실패 / 손에 꼽을 수 있는 내 사람들 / 단 하나의 사랑 / 끝없이 이어지는 삶 / 마음과 글과 사진과 세상을 헤아리고픈 소박한 욕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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