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르시시즘vs에코이즘

[헤드 미솔로지 Ep.06] 리더십의 두 가지 경계

by Tristan


/ 누구의 목소리를 따라 살고 있는가?


깊은 숲 속, 고요한 샘물 앞.

한 청년은 자신의 얼굴에 빠져 움직이지 못한다.

한 님프는 사랑을 고백하지 못한 채 점점 사라져 간다.


그들의 이름은 나르키소스와 에코.


이들은 단지 고대의 비극적 연인이 아니다.

오늘의 리더, 팔로워, 조직, 인간관계 속에서 여전히 숨 쉬고 있는 상징이다.


우리는 얼마나 자주 자기만을 사랑하는 리더를 보고,

얼마나 자주 자기 목소리를 잃은 사람과 함께 일하고 있는가



/ 오래된 이야기, 그리고 지금의 나


‘에코’는 원래 밝고 재치 있는 산의 님프였다.

하지만 그녀는 제우스의 외도를 감추기 위해 거짓말을 하다, 헤라의 저주를 받아 자기 말은 할 수 없고 남의 말만 따라 하게 된다.


그러던 중, 숲을 지나던 아름다운 청년 나르키소스를 보고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그는 에코를 외면하고 떠난다.

에코는 고백 한 번 제대로 하지 못한 채, 점점 몸이 사라지고 메아리(echo)만 남는다.


한편 ‘나르키소스’는 샘물에 비친 자신의 얼굴에 반해,

그 자리를 떠나지 못한 채 말라죽고, 그 자리에 수선화(narcissus)가 핀다.


한 사람은 자기만 바라보다 죽고,

한 사람은 말을 잃고 존재가 사라진다.


이 이야기 속에는

두 개의 치명적인 리더십 함정이 숨어있다



/ 나르시시즘의 함정 ― 거울 속에 갇힌 리더


Jan Cossiers, Narcissus, c.17th century. Greek Mythology in Art (Public Domain)

나르키소스는 끊임없이 자신의 아름다움, 자신의 존재, 자신의 이미지에 도취되어 있다.

그는 다른 사람의 사랑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결국 자신에게 사랑을 구걸하다 파멸한다.


이 모습은 지금의 리더들에게 익숙하다.

* 성과에만 집중하고,

* 외부의 찬사에만 귀 기울이며,

* 팀의 이야기를 듣지 않는 리더.


결국 그들은 스스로의 성공에 취한 채, 진짜 관계를 잃고,

자기 확신이라는 거울 속에 고립된다.

소통이 단절된 리더는 조직과 함께 말라간다.


/ 에코이즘의 함정 ― 침묵하는 리더


John William Waterhouse, Echo and Narcissus, 1903. Picryl (Public Domain)

에코는 더 이상 자신만의 목소리를 낼 수 없다.

그녀는 타인의 말을 반복할 뿐이고, 감정을 드러내지 못한 채 사라진다.


이 또한 지금의 조직과 리더에게 낯설지 않다.

* 상사의 말만 따르고,

* 팀의 분위기에만 맞추며,

* “이쯤이면 괜찮겠지” 하며 자신을 접는 리더.


그는 사람들과의 마찰은 피하지만, 결국 방향도, 비전도, 자기 철학도 없다.

그 결과 팀은 조용해지고, 혁신은 멈추며, 조직 안엔 깊은 정체와 침묵의 공기가 감돈다.


그 침묵은 결국, 존재의 침묵으로 이어진다.



/ 리더십의 균형은 어디에 있는가?


나르키소스는 자기 안에 갇혀 있었고,

에코는 자기 바깥에 떠돌고 있었다.


둘 다, 자기 자신을 잃은 채 비극을 맞았다.


현대 리더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이 양극단의 경계를 보는 눈이다.

* 자신을 인식하고도 자기만 사랑하지 않는 것.

* 타인을 경청하면서도 자신의 판단을 잃지 않는 것.


리더십의 본질은 자기표현과 타자 공감의 균형에 있다.

그리고 그 균형은 단순한 스킬이 아닌, 자기 존재에 대한 질문에서 비롯된다.




/ Tristan의 코멘트


조직에서는 두 가지 모습을 자주 본다.


하나는 모든 걸 자기중심으로 해석하며 주변을 놓치는 리더.

또 하나는 누군가의 말을 따라만 하며 자기 방향을 잃은 리더.

둘 다 결국 신뢰를 잃고, 관계를 잃고, 자신도 잃는다.


그런 리더들에게 묻고 싶다

“당신은 지금 누구의 목소리로 말하고 있는가?”

“그 목소리 안에 당신 자신은 살아 있는가?”



/ 당신에게 묻습니다


혹시 당신의 앞에도 거울이 가로막고 있진 않은가?

혹은 다른 이의 메아리로만 살아가고 있진 않은가?

당신의 목소리는 지금 누구를 향해 말하고 있는가?


이 글은 Tristan의 연재 시리즈 「헤드 미솔로지」의 여섯 번째 이야기다.

신화 속 인물을 통해 오늘의 나를 성찰하고, 삶과 리더십의 방향을 다시 그려본다.



/ 다음 이야기 예고

「피그말리온의 거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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