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번의 계절, 그 안에서

세상이 넓어진 내가 남는다.

by 해다니

누군가는 수능을 100일 앞두고,

누군가는 누군가와 사귄 지 100일을 기념하고,

어떤 아이는 세상에 나온 지 100일의 기적을 기다린다.


100이라는 숫자는, 짧다고 하기엔 너무 많은 기억을 만들고

길다고 하기엔, 순식간에 지나가 버린다.


우리가 겪을 수 있는 계절은 몇 번이 있을까?


꽃이 피고,

무더위가 시작되고,

선선한 바람이 불고,

세상을 하얗게 덮는다.


우리가 계절을 맞이할 수 있는 순간은 100번 남짓.

물론, 100살까지 살아간다는 가정 하에 이루어진 계산이다.


그러니, 우리 그 계절에 인색해지지 말자.


봄에는 딸기가 가득 올라간 케이크 한입.

꽃을 구경하며, 겨울을 버티고 피어난 기특한 꽃들에 환한 미소를 짓자.


여름에는 바다에 가자.

때론 바닷물에 몸을 담그고,

젖은 머리카락에 소금기가 남아 있던 그날을 기억하자.


가을에는 가족들과 단풍을 구경하고,

지나온 계절들을 조용히 정리하는 마음으로 낙엽을 밟자.


겨울에는 내리를 첫눈에 그리운 이를 떠올려보고,

따뜻한 코코아 한잔과 군고구마를 즐기자.

눈사람을 만들며 신난 아이들의 웃음소리를 들어보자.


계절을 거머쥔 우리가

누릴 수 있는 모든 것을 즐겨보자.


"굳이? 사람 많은 곳에 가야 해?"

"굳이? 그런 것에 돈 써야 해?"


인색해지지 말자.

순간의 행복이 영원히 기억된다.


그때의 무모한 것들은 낭만이 되고,

완벽하지 않았던 순간들은 추억이 된다.


다 갖춰진 순간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낭만은 그 틈으로 스며든다.


그리고 결국,

그 안에서 세상이 넓어진 내가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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