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사실 무심하지 않았다.
공모전 하나가 끝이 났다.
공모전을 위해 꽤 오랫동안 간직하던 이야기를 꺼냈다.
그 안에 인물들은 나의 다른 다섯 가지의 자아를 표현하고 있었다.
방안에 머무르는 나
떠나고 싶은 나
글 쓰고 싶은 나
혼자 있었던 어린 시절의 나
사랑하던 이와 이별을 앞둔 나.
마감일이 다가올수록 멀쩡하던 이가 시리기 시작했다.
양쪽 윗 어금니가 물만 마셔도 시렸다.
이것만 마치고 병원 가야지.
그렇게 미루고 미뤘다.
마감 3시간을 남기고 제출을 눌렀다.
내색하지 않으려 애썼지만, 마음 깊은 곳에서 기대와 초초함이 번갈아 떠올랐다.
제출 버튼을 누르는 순간, 시리던 이가 언제 그랬냐는 듯 말짱해졌다.
억눌린 마음이 풀어지듯, 몸이 먼저 알아챈 걸까.
나는 시종일관 공모전에 대해 무심한 태도를 보였다.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
이것에 열중하고 있다는 것이 티가나면
기대하게 되고, 결과에 실망할 테니까.
꽤나 마음가짐을 잘한다고 생각했지만
억누르던 내 감정이 다른 곳으로 표출되었던 것이었다.
이를 닦는 게 무서울 만큼, 시리던 어금니가
지금은 얼음을 와그작 씹어 먹을 수 있다.
감정을 숨기는 것 어떻게든 탈이 난다.
감정도 숨을 쉬게 두어야 한다.
꺼이꺼이 숨이 넘어가라 울어보고
목젖이 보일 만큼 웃어보고
신께 간절히 기도해 보고
저주하고 분노하고 소리도 질러보고
0.1% 기적이라도 간절히 기대해 보면서
세상에 모든 감정을 드러내봐야지.
냉소적으로 살아가지 말자.
모든 감정엔 그것이 존재하는 이유가 있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