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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통 스피치 Aug 27. 2019

스피치, 한 걸음 더/시선 편

시선이 머물 곳이 없다

상대의 눈을 바라보는 것이 두려운가. 그렇다면 당신의 자존감과 전하고자 하는 말에 확신이 있는지부터 점검하라. 나는 성악을 전공했지만 지금도 박자에 대한 불안이 있다. 그 불안은 악보를 거듭하여 보고 여러 번 듣고 불러보며 극복하려 한다. 그러면 어느새 자신감이 생기고 이윽고 무대에 서면 비로소 사람들의 눈과 표정과 반응들이 보이고 여유가 생기며 노래에 힘이 붙고 감정을 이입하기까지 하며 그들에게 다가간다.

강의 또한 강연자가 자신이 하는 말처럼 살고 그렇게 하려고 노력하는 중에 깨달음이 있다면 그의 말에는 힘이 있고 시선은 당연히 듣는 이들의 눈과 얼굴로 향하며 가슴으로 파고든다.

강의나 설교를 할 때도 마찬가지다. 많은 양의 정보와 지식을 갖추고 하고자 하는 말을 모두 정리하고 모조리 외웠다면 떨지 않을 수는 있겠으나 말하는 사람 자신 안에서 곰삵지 않고 확신이 부족한 강연이나 설교의 감동은 기대에 못 미치거나 타다만 성냥불 같을 것이며 듣는 이들의 집중도도 떨어질 것이다.

그렇다면 이상의 모든 것이 준비되어 있거나 자신감 있는 모습으로 말하려면 시선 처리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둘이서 대화할 때 상대의 눈만 너무 뚫어져라 보면 공격적으로 보일 수 있고 여러 사람 앞에서 말할 때 멀리 있는 시계만 바라보거나 한 사람만 보면서 말하는 것도 이상하다.

여느 책에 보면 시선을 'W' 형태로 봐라 'Z'형태로 보라는 둥 여러 말이 있으나 간략하게 실질적이고 전략적인 시선 처리 스킬을 정리하자면 이것이다.
시선 처리의 목적은 전체를 아우르며 당신의 말을 명확하게 전달하는 데 있다는 것을 명심하라.

첫째. 호의적으로 웃는 얼굴을 보면서 말하라.
웃는 얼굴을 보면 자신이 인정받고 있거나 잘 하고 있다는 착각이 들게도 하고 무엇보다 마음이 편하고 여유가 생긴다. 당신이 자신감이 없고 말할 것도 생각이 잘 안 날 정도로 떨린다면 무표정이거나 팔짱을 끼고 다리를 꼬고 의자 등받이에 깊숙이 기대고 앉아 있는 사람과의 시선은 될 수 있으면 피하라. 그 사람의 마음과는 상관없이 그 모습 만으로 당신은 위축되고 머리가 하얗게 되고 자신이 잘 못하고 있다는 착각과 함께 거부당한 느낌마저 든다. 이러한 이유로 당신이 말할 때 고개를 끄덕여주거나 미소를 보내며 가슴이 당신 쪽으로 향하고 관심 있게 바라봐주는 사람을 보면서 하라. 한결 말하기가 편해질 것이다. 

둘째. 앞사람보다는 뒷사람을 바라보라.
청중이 있을 때 앞에 있는 사람에게만 시선을 주면 그 뒤에 있는 사람들은 버리는 것이다. 생각해 보자. 강연자가 말을 할 때 당신이 어디에 앉아 있던 지간에 강연자와 눈이 마주치게 되면 당신은 기분이 어떠하며 몸은 어떻게 반응하는가. 당신은 강연자가 자신에게 말하는 것이라 착각하고 고개를 끄덕이거나 교회라면 '아멘'이라고 한다던지 우스운 이야기라면 더 큰 미소를 보인다던지 어떤 방식으로든 무언가에 이끌리듯 내가 당신의 말을 잘 듣고 있다는 표현을 자신도 모르게 하게 된다.
당신이 반응하는 그와 동시에 최소한 당신의 앞 옆 뒤 주위에 있는 사람도 비슷한 반응을 보이게 된다.
이것이 시선 처리의 효과다. 앞사람의 얼굴을 보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전체를 아우르라는 말이다

째. 귀퉁이 꼭짓점과 가운데 서너 곳을 보라.
시선은 소외되는 사람을 최소화해서 전체를 장악해야 한다. 따라서 꼭짓점과 가운데를 바라보는 것은 당신의 시선으로 청중을 가두어 놓고 말하는 방법이다. 둘째에서 언급했듯이 강연자가 자신을 바라보면 자신에게 말하는듯한 착각을 일으키며 자신도 모르게 동조하게 되듯 꼭짓점과 가운데 서너 군 데를 찍어 그 자리에 있는 사람들의 눈과 마주치면서 말하게 되면 그 옆 앞 뒤 주위에 있는 사람들 모두를 아우르게 된다. 이런 방식의 시선 처리만으로도 당신은 자신감 있게 보이게 되며 신기하게도 자신감이 생겨나는 놀라운 일이 일어나기도 한다.

넷째. 둘이서 대화한다 생각하라.
여러 사람 앞에서 말하는 것이 누구에게나 두려운 이유 중 하나는 많은 눈이 자신만을 바라보고 그들에게 평가받는다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실수하면 안 된다는 중압감이 밀려오고 준비했던 말도 생각나지 않고 떨려서 온 몸이 풀리는 것이다. 시선을 둔다는 것은 그 순간 그 사람과 대화 상태가 된다는 것이다. 여러 사람들이 이 있지만 시선이 머문 그 사람에게 당신이 말하는 것이다. 당신의 시선을 느낀 그 사람은 표정과 몸짓으로 화답한다. 대화하듯 말이다.
이것은 최고 수준의 강연기법이며 탁월하다.
주의해야 할 점은 특정인만을 계속 바라보면 안 되고 물 흐르듯 시선을 가지고 가되 점을 찍듯 멈추며 흘러야 한다.
나는 강의를 할 때 안 사람 한 사람의 눈을 모두 마주치려 노력한다. 국세청 연수원 강의장은 넓고
경사져 있으며 부채꼴 모양으로 좌석이 배치되어 있어서 강의하며 눈 마주치기가 여간 어려운 곳이 아니다. 칠판은 지금까지 내가 본 칠판 주 헤 가장 길었던 기억이 있다. 그러니 당연히 강단도 길었겠고 그곳에서 나는 좌우로 걸어 다니다 잠시 멈추고 다시 좌우로 이동하며 강의했던 기억이 있다. 이유는 양쪽 끝을 놓치지 않고 전체를 아우르기 위해서였다. 그곳에서는 강의가 끝나자마자 그 자리에서 강사 강의평가 점수가 나온다. 이후는 자랑이기에 생략한다. 눈을 보면 처음엔 두려우나 그 표정과 몸짓이 변해가는 반응을 보면서 자신감이 솟아나고 어느새  청강자와 대화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말로 하는 모든 것
양재규 스피치 양재규 원장

'사람을 살리는 말하기' 강연

스피치 코치/스피치 심리상담/에니어그램

저서: 당신만은 행복하라

      유머 능력자 따라잡기

      바른 아이 vs 밝은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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