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진 said
딱히 출퇴근 길이 없기에 풍경이랄 것도 없는데, 방이 두 개 있는 집에 살기 때문에 한 방을 사무실처럼 정해 놓고 그곳으로 출근하려고 한다. 다만 프리랜서가 되고 가장 좋은 점은 출퇴근길 만원 지하철이나 버스를 탈 일이 없다는 것이다. 예전에 홍제동에서 삼성동까지 이 년 정도 출퇴근을 한 적이 있었는데 사람에게 치이고 치이는 그 과정에 질려버렸던 것이 나의 독립의 가장 큰 시작점이었다. 출퇴근 길에 조금씩 쌓인 화가 나중에는 어마어마 만성 스트레스가 되어, 언젠가부터는 나도 모르게 속으로 계속 욕을 내뱉고 있었던 기억이 난다. 출퇴근길 내내 온몸의 신경이 곤두서는듯한 예민한 전투자세로 지내곤 했었는데, 회사까지 걸어서 출근할 수 있는 곳으로 옮기고 나서는 생활의 질이 훨씬 높아졌었다. 프리랜서가 된 지금, 회사에 다니지 않는 가장 좋은 점을 꼽자면 사람이 붐비는 시간대에 대중교통을 피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프리랜서가 되니 출근 시간도 없지만 퇴근 시간도 없다. 그저 상시 일할 뿐.
아름 said
출퇴근 시간은 Door to door로 30분, 차로 15분 거리다. 대중교통편이 없어서 자차로 다니고, 회식이 있을 때는 택시를 타는데, 이렇게 편할 수가 없다. 2년 전까지 6년 동안 경기도에서 서울까지 광역 버스와 지하철을 타고 다녔다. 빨간 버스 줄 서기도 지겨웠지만 사당~삼성 지옥철은 정말 힘들었다. 출퇴근 길에는 늘 화가 나 있었다. 주변 소음에 노래를 안 들으면 미칠 것 같아서 항상 이어폰을 꽂고 다녔다. 지금은 신도시의 정돈된 길과 공원을 지나서 다니고 있다. 라디오나 노래를 듣고, 정차할 때 회사나 학교로 가느라 걷거나 줄 서 있는 사람들을 구경하는 것도 재미있다. 출퇴근 길이 여유로워진 것은 거리가 가까워진 탓도 있지만, 회사가 5월 말부터 자율 출퇴근제를 시행했기 때문이다. 출퇴근 시간에 거의 제약이 없고, 주당 40시간 근로만 채우면 된다. 아침에 1~2분 늦을까봐 전전긍긍하고, 뛰고, 눈치보고, 지각해서 휴가를 내기도 하던 초조한 생활이 끝났다. 회사가 느리지만 근로자에게 좋은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들 중 하나다.
** 독립출판물 <나는 네가 부럽다> 중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