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594번 차트 #고민
제가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마음이 너무 빨리 커져요. 금사빠 체질인 거죠.. 문제는 이게 참 제가 봐도 마이너스 요소 같아서 이걸 어떻게 고쳐야 할지 모르겠네요. ㅠ
물론 처음 보고 막 일주일 만에 고백하고 이벤트 하고 이런 수준은 아니지만 상대방은 조금씩 알아가 보고 싶어 하는 단계에서 저는 이미 좋아하는.. 그런 거죠 ㅠ 그러다 보니 연락도 자주 하고.. 그렇게 되나 봐요 저도 모르게 ㅠ
물론 성공한 적도 있었죠. 상대방 여자분도 저를 마음에 들어 하셨을 때는 성공했지만 그게 아니라 빌드업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항상 잘 안 됐던 것 같아요.
어떡하죠? ㅠㅠ
답변
공중급유기가 항공기에 급유하는 과정을 생각해봅시다. 랑데부(rendez-vous)가 일어나려면 두 항공기의 속도가 맞아야 합니다. 같은 시공간에서 만났더라도 어느 한쪽의 속도가 다르면 급유가 성공할 수 없습니다. 속도를 맞출 수 있는 능력이 관계 형성과 유지의 관건입니다.
환자를 치료할 때도 빨리 낫게 하고 싶다고 무조건 수술을 하진 않지요.
빨리 응급수술을 해야 할 환자가 있고 검사를 하고 날을 잡아서 elective operation을 해야 할 환자도 있지요. 수술이 아니라 약으로 치료를 해야 할 환자도 있고 그냥 observation을 해야 할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차이를 무시하고 모든 환자를 응급 수술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겠지요.
일단 메타인지(metacognition) 능력을 키워야 합니다. 내 마음의 속도만 보는 게 아니라 상대방 마음의 속도도 봐서 적당히 브레이크를 밟아 속도를 늦추어야 랑데부(rendez-vous)가 일어납니다.
나만 보고 상대는 보지 못하는 데서 문제가 발생합니다.
문제는 그 문제를 알면서도 자신의 급한 마음을 통제하기 힘들다는 겁니다.
볼 수 있고 인지할 수 있는데도 제어가 안 된다면 자제력에 문제가 있는 겁니다. 그러면 자제력을 키워야 합니다. Weight training을 해서 근력을 키우듯 자제력도 키울 수 있습니다.
사랑은 불 같은 정열인데 불길이 너무 강해서 따뜻한 난로가 아니라 집에 불이 나면 곤란하죠. 불은 물로 꺼야 합니다. 머리에 물 기운을 올릴 수 있는 방법은 명상(meditation)을 하는 겁니다. 상대방 여자에게 연락하려고 스마트폰을 잡았을 때 너무 자주 연락한다 싶을 때는 연락 대신 눈을 감고 복식호흡을 천천히 하면서 명상을 하세요. 스마트폰의 명상 앱을 가동해서 명상을 해도 됩니다. 물을 마시거나 투명한 잔에 담긴 물을 바라봐도 됩니다.
자동차 운전에서 중요한 건 accelerator를 밟아 빨리 가는 것보다 brake를 밟아 감속하고 서는 것입니다.
'5분 먼저 가려다 50년 먼저 간다.'는 표어도 있었지요.
인생에서 중요한 건 조절(control) 능력입니다.
연애에서도 자신이 속도 조절을 못하면 상대에게 조절당하거나 관계가 깨어질 수 있습니다.
속도 조절이 안 되면 같은 속도인 상대만 만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면 기회의 수가 확연하게 줄어듭니다. 느린 상대를 기다리지 못해 헤어진 사람 중에 좋은 사람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길게 얘기했지만 원점으로 돌아가서 하고 싶은 말은 '꼭 만나게 될 인연은 반드시 만나게 된다.'입니다.
시절 인연(時節因緣)이라고 하지요.
너무 고치려고 애쓰지 말고 자신에게 충실하다 보면 인연이 나타날 겁니다. 중요한 건 인연을 알아보는 능력이고, 자신의 pace만 고집하지 말고 상대에게 보조를 맞추어 주세요. 그래야 같이 갈 수 있습니다.
행운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