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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형균 Apr 02. 2023

돈은 물과 같다

부자의 정의

고인 물은 썩게 마련이다. 돈은 물과 같다고 했다. 최인호의 소설 상도(商道)에서 주인공인 조선 말 거상(巨商) 임상옥이 좌우명으로 삼는 말이 '재상평여수(財上平如水) 인중직사형(人中直似衡)'이다. 물이 썩지 않으려면 순환해야 한다. 돈을 벌어서 가둬두기만 하면 썩고, 썩지 않으려면 나갔다 들어왔다를 반복해야 한다. 돈을 많이 벌기 위해서는 안 쓰고 모으기만 하는 게 아니라 많이 써야 한다. 자신에게만 쓰는 게 아니라 남에게 많이 써야 한다. 예를 들어 기업을 하면 직원들 월급도 주고 자재상에 대금도 치르고 물류비용도 쓰고 세금도 낸다.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도 비용을 쓴다.

돈도 운동을 시켜줘야 하고, 세상 구경도 하고 다양한 경험을 하고 그래야 그 과정에서 사귄 좋은 친구 돈도 데리고 내게로 다시 돌아온다. 돈은 양(量)보다 질(質)이 중요하다. 양질(良質)의 돈을 벌어야 하고, 양질의 돈을 벌려면 양심(良心)껏 돈을 벌면 된다. 나쁜 마음으로 번 질이 좋지 못한 돈은 오히려 내게 피해를 줄 수 있다.

돈은 버는 것보다 쓰는 게 중요하고, 돈은 모으기 위해 버는 게 아니라 쓰기 위해 버는 것이다. 내가 가진 돈으로 나 하나만 행복한 건 아무리 돈이 많아도 진정한 부자가 아니다. 남들을 위해, 그것도 될 수 있는 대로 많은 사람들에게 많은 혜택을 주어 행복하게 만드는 게 진짜 부자다. 국부론(國富論; An Inquiry into the Nature and Causes of the Wealth of Nations)을 지은 아담 스미스(Adam Smith)는 '부(富)'를 '재화의 총합이 아닌 재화를 소비함으로써 얻어지는 효용의 총합'이라고 정의했다. 부자는 돈을 써서 얻는 효용을 극대화하는 사람이다. 나 혼자만 돈을 써서 효용을 얻기보다 다른 많은 사람들도 돈을 쓸 수 있게 해서 큰 효용을 얻게 만드는 게 큰 부자다.

큰 부자가 되고 싶다. 일단 나라를 부강(富強)하게 만들고 싶다. 그러려면 먼저 나부터 부자가 되자. 부자가 되기 위해선 극기(克己)부터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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