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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형균 Apr 09. 2023

계단은 벽의 연속

힘들다면 올라가고 있는 중

우리는 살면서 벽을 만날 때가 많다. 왜 이런 일이 생겼냐고 하늘을 원망하기도 하고, 왜 자신에게만 이런 일이 일어나냐고 자신의 불운을 탓하기도 한다. 때로는 자신의 탓이라고 자책하기도 한다. 이는 내게 나타난 벽이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계단을 자세히 보면 낮은 벽들의 연속이다. 다만 그 벽이 한걸음으로 딛고 올라가기 쉬운 것들이다. 단차가 높은 계단도 있다. 가팔라서 올라가기 힘들긴 하지만 시간은 단축된다. 우리네 인생도 마찬가지다. 신(神)은 우리가 가야 할 길에 우리가 넘지 못할 벽은 주지 않는다. 넘지 못할 벽이라면 그건 낭떠러지로 떨어지지 말라고 막아놓은 것이다.

벽이 한걸음으로 오르기에 너무 높다면 벽 앞에 계단을 만들거나 사다리를 놓으면 된다. 즉 한 번에 뛰어오르는 게 아니라 한 걸음씩 조금씩 걸어 올라가는 것이다.
올라가는 계단은 벽이 있지만 내려가는 계단은 벽이 없다. 지금 힘들다면 올라가고 있는 것이다. 아무 어려움이 없고 편안하다면 내려가고 있을지도 모른다. 등산은 산을 올라갈 때보다 내려올 때 다치기 더 쉽다.
'학여등산(學如登山)'이라 했다. 배우는 건 산을 오르는 것과 같다는 뜻이다. 산을 오르는 건 힘들지만 내 위치가 더 높아지고 시야가 넓어지고 근력이 붙는다. 산을 오르고 나면 정상(頂上)에 설 수 있다. 정상은 넓지 않아서 그곳에 오른 다른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그곳에서 만나는 가장 중요한 사람은 나 자신이다. 비록 또 다른 고독(孤獨)과 다시 만날지라도 그 고독은 과거의 그것이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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