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몇살인지
나조차 모르고 살 때가 있다.
누군가 "몇살이에요?"하고 물으면
내 나이를 떠올리기 보다
"내가 몇 살이지..."한참을 고민하다가
결국 태어난 해를 말하는 것이 더 편하다.
만 나이가 도입되면서 나이 계산이 복잡해진 탓인지
어느 순간부터 나이라는 개념이 무색해졌다.
앞자리 숫자가 크게 바뀌면
나이에 민감해질까?
잘 모르겠다.
나이 보다 더 중요한 건,
매년 성장하는 '나'가 있다는 것.
한 뼘 더 자란 지혜가 있다는 것.
고정된 의식이 조금은 말랑해지고
사고가 유연해지는 게 좋다.
이해하지 못했던 누군가를
조금씩 품을 수 있게 되는 것도,
시간이 주는 지혜이자
마음의 선물처럼 느껴진다.
나는 숫자로 흐르는 세월보다,
지혜와 성숙의 영역에서 무르익는 세월을 살고 싶다.
내면의 쌓이는 시간은
나무의 나이테처럼
내가 걸어온 길을 더욱 단단하게,
아름답게 빛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