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싯다르타] 완벽함에 대한 고찰
완벽(完璧)한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만약 있다면, 그것은 신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완벽함을 꿈꾸며 살아간다. 이는 우리의 부족함을 싫어해서일까, 아니면 채워야만 가득 차있다고 느끼기 때문일까? 그렇다면 우리가 채워야 할 것은 무엇일까? 그리고 그 끝은 어디까지일까? 이 질문들은 끊임없이 이어지는 사유의 고리처럼 서로 연결되어 있다.
헤세의 소설 [싯다르타]는 이러한 완벽함의 관념을 탐구하는 데 적합한 이야기이다. 싯다르타는 총명하고 출중한 외모를 지닌 브라만, 즉 카스트제의 최고 계급 출신이다. 그는 사람들로부터 칭송과 관심을 받으며 부러움의 대상이자 사랑의 대상이 된다. 그러나 그는 그들의 시선 속에서는 완벽한 타인일 뿐이다. 삶의 주인은 언제나 자신이기 때문이다.
싯다르타는 처음에는 가진 것에 만족한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마음속에 알 수 없는 공허함이 스며들고, 그는 사색에 잠기게 된다. 삶의 본질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출가를 결심하게 된다. 태어나서 병들고 늙어 죽는 자연의 진리를 깨닫고, 그는 고요하고 평온한 수행자와의 만남을 통해 새로운 길을 찾아간다. 아버지조차 그의 의지를 꺾지 못하고, 그는 오랜 친구 고빈다와 함께 숲으로 향한다. 육체의 고통이 정신을 맑게 해 줄 것이라는 믿음 아래, 그는 3년간 고행을 이어간다.
그러던 중, 그는 깨달음을 얻었다는 스승을 만나 그의 눈빛과 미소에 매료된다. 싯다르타는 그 스승과 같은 눈으로 바라보고, 같은 미소를 짓고 싶어한다. “내면의 깊은 곳까지 파고든 사람만이 그렇게 바라보고 걸어갈 수 있을 것이다. 나도 나 자신의 심부에까지 탐색하리라.”
하지만 고빈다는 붓다를 따라 진리를 탐구하려는 길을 선택하고, 싯다르타는 혼자가 되어 진정한 자아를 찾기로 결심한다. 그는 홀로 숲에서 수행하며 강가로 향하고, 그곳에서 운명의 여인 카말라를 만난다. 수행자의 자세를 잊지 않았던 그의 모습에 카말라는 매료되며, 두 사람은 사랑을 나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그는 물질적 풍요를 누리게 되고, 결국 도박꾼과 알코올 중독자로 타락한다.
붓다를 만나 진정한 자아를 찾겠다던 싯다르타는 더 이상 수행자의 삶을 살지 못하게 된다. 그는 속세의 쾌락을 이미 알고 있었지만, 그 속에서 직접 경험하며 삶의 의미를 잃고 죽음을 고민하게 된다. 그러나 강물에서 들려오는 '옴'의 소리에 다시 삶의 의지를 찾고, 고요한 마음과 경청의 중요성을 배운다.
또한, 싯다르타는 다시 만난 뱃사공 바수데바를 통해 강에서 배우라는 조언을 받는다. 그는 바수데바와 함께 강가에서 살며, 시간이 흐르면서 사람들로부터 '강가의 성자'로 소문이 난다. 고빈다가 찾아와 그의 깨달음을 묻자, 그는 이렇게 대답한다.
“모든 어린아이는 이미 자기 안에 노인을, 모든 젖먹이는 죽음을, 모든 죽어가는 사람들은 영원한 삶을 지니고 있네.”
모든 것은 하나다. 외형만 다를 뿐, 시간에 따라 변할 뿐이다. 우리는 모두 내면에 영원한 생명을 지니고 있으며, 누가 먼저 깨달음을 이루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삶의 본질은 각자의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이다.
결국, 이는 스스로에게 맡겨야 할 숙제이다. 본인이 찾아내고 헤쳐 나가야 할 일이며, 삶의 모든 경험이 나를 이루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