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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정되지 않는 삶을 꿈꿔도 이상하지 않아!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넘어서는 순간은 온다.

by wise

“운다고 될 일이 아니잖아. 여길 떠나게 도와줄게.”

작게 줄어든 앨리스는 울고 있는 자신에게 말했다. 우리는 난관에 부딪히면 주저앉아 울게 되지만, 운다고 해결되지 않는다는 걸 알면서도 그렇게 울 때가 많다. 앞길이 막막해 어디로 갈지도 모르는데 계속해서 벽에만 부딪힌다면, 더 이상 힘을 내지 못하게 되어 줄어든 키만큼 자존감도 작아져 버린다.

토끼굴에 떨어져 헤매는 이야기로 시작되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원하는 대로 규정할 수 없고, 흘러가지 않는 인생의 모습이 우리의 삶과 닮아 있다. 살면서 겪는 크고 작은 경험은 우리를 성장하게도 하지만 때로는 혼란스러움만 가중시키기도 한다. 이상한 음식을 먹고 커지기도 하고 작아지기도 하는 것처럼 말이다.


이상한 나라에서 만난 '체셔 고양이', '미친 모자 장수' 그리고 사형선고를 쉽게 내리는 '여왕'은 상식적이지 않은 곳에서 만나는 예측 불가능한 캐릭터들이다. 우리가 살면서 만나는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그들의 사고방식과 행동은 예측하기 힘들고 때로는 생뚱맞거나 돌발적인 행동으로 우리를 당혹스럽게 만들기도 한다. 사회가 알려주는 삶의 방식을 그대로 따르지 않는 이들 사이에서 나 또한 상식적으로 보이지 않을 수 있다. 7살 소녀가 감당하기엔 너무 혼란스러운 '이상한 나라'처럼, 낯섦에 주눅 들고 실수투성이로 살아가는 우리의 삶의 여정에는 자기만의 상상력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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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은 햇살 아래 보트 한 대가 꿈꾸듯 떠 있네. 7월 어느 저녁…… 세 아이들이 곱게 앉아 반짝이는 눈으로 귀를 쫑긋 세우고 짧은 이야기를 들으며 즐거워했네. 사랑스럽게 고운 모습으로 앉아 있네. 아이들은 이상한 나라에 있다네. 날이 가도록 꿈꾸며 여름이 다 가도록 꿈꾸며. 영원히 물결을 따라…… 아스라한 황금빛 아래…… 삶이란, 그것은 한낱 꿈이 아닐까?”

인생은 정말 ‘장주지몽’일까? 어느 순간 내가 나인지 의심이 들기도 하고, 세상이 망상처럼 느껴지는 경험은 종종 혼란을 가져오기도 한다. 그러나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처럼 나를 인식한 이상, 살아가야 할 나의 의지는 명확해진다.

앨리스와 붉은 여왕은 나무 아래 숨이 차도록 뛰고 있다. 하지만 앨리스는 제자리에서만 맴돌고 있다. 나아가고 싶은 마음은 크지만 제자리에서만 뛰고 있는 그 모습은 미칠 노릇일 것이다. 나 역시 열심히 내 일을 하지만, 그 자리에 머물고 있다는 사실에 한탄하고 억울해하기도 한다. 그러다 문득 앞선 이들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그런 노력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거야. 성공은 말이지, 누구나 할 수 없을 만큼 해야 그 자리를 벗어날 수 있어. 그래야 비로소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는 거야.”

붉은 여왕은 궁금해하는 앨리스에게 대답한다.

“나무를 벗어나려면 두 배로 빨리 뛰어야 해. 그래야 벗어날 수 있다구!”

제자리에서 뜀박질하는 나를 바라보며, 스스로에게 물어본다. 얼마나 빨리 뛰고 있는가?

혼란스러운 세상이다. 그렇지만 찾아야 한다. 나만의 길을 그리고 나아가야 할 방향을.. 그렇지 않으면 숨이 차도록 뜀박질만 하다 나뒹굴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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