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사랑은 애쓰지 않아
퇴사 뒤, 창업을 하고 나서도 스스로에게 매일 던지던 질문이 하나 있었다.
진짜 힐링이란 무엇일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시작하면서 나만의 답을 내리고 나니 힐링씨티가 내 세상에 나타나서 같이 숨쉬기 시작했다. 그 후 인생에 대해 꼬리에 꼬리를 무는 다른 질문들도 생겨났다.
나는 누구/무엇인가?
나는 왜 태어나서 존재할까?
죽음 뒤에는 무엇이 있을까? 아무것도 없을까?
30여 년 넘게 살면서 왜 나는 이런 것들이 전혀 궁금하지 않았을까?
지금은 이런 질문들에 대한 나만의 생각도 어느 정도 정리가 되었다. 어디까지나 나만의 답을 찾은 것뿐이다. 아는 것을 온전히 실천해야만 진정한 앎이라고 했다. 그래서 아직 멀었다 싶다. 서른셋부터였다. 영성의 세계에 눈 뜨면서 예전에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고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완전히 달라졌다. 이후 개인적으로 치유와 관련된 책들은 당연하고 삶과 죽음, 사랑, 신, 운명과 자유의지, 꿈에 대한 책들을 꾸준히 읽어오고 있다.
나를 끊임없이 사색하고 움직이게 만드는 근원적인 질문들 중 단연 가장 좋아하는 건 바로 이 질문이다.
진정한 사랑은 무엇일까?
시작 당시에는 사업이라고 부르기도 어려운 사업을 시작한 나는 내 앞가림만으로도 벅차서 헐떡였었다. 그 와중에도 이 질문은 내 머리 한 켠에 자리 잡고 있었다. 생계로 고민하는 사람이 갖기에는 배부른 고민일지라도 내게 '진정한 사랑'을 깨닫게 되는 건 너무나 중요한 사안였다. 그래서 알아차렸다. 아마도 이게 내 인생에 주요 퀘스트 중 하나인 것 같다고. 전생에 나는 대체 어떤 삶을 살았기에.
사랑이란 게 머리 싸매고 공부하고 판다고 해서 투자한 시간만큼 알게 되는 류의 주제는 아니다. 인간 세상에서 단 1%도 안 되는 사람만이 진정한 사랑을 알고 죽게 된다고 한다. 즉 도를 닦아서 득도하는 수준으로 어렵다는 말이다. 내가 생각할 때 사랑을 배울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아름다운 사랑의 감정을 직접 느끼고 친밀감 깊은 관계를 경험하고 가슴 아프게 다쳐보는 것이라 믿는다.
지혜로운 사람이라면 그 과정에서 레슨을 배우고 같은 실수는 반복하지 않는다는데... 바보 같았던 나는 같은 실수를 여러 번 반복했었고 멘탈도 마음도 무너져 너덜너덜한 상태로 지내길 반복했었다. 관계에 있어 우리 모두 이번 생에 깨부수어야 하는 고약한 패턴이 하나씩은 있다. 진짜 사랑을 알기 위해선 가짜 사랑을 먼저 알아야 되기 때문에 지난 힘든 시간들을 보냈구나 생각하며 스스로를 위로해 왔다. 점점 더 얕아지는 내 관계의 패턴을 보면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안도감마저 느낀다.
당신이 경험하고 있는 사랑의 패턴은 무엇인가?
나중에 알고 보니 내가 사랑에 대해 거의 집착에 가까운 탐구를 하고 있던 이유는 사랑이 자유와 엄청난 연관성이 있기 때문이었다. 내 인생에 가장 중요한 가치관을 세 개 뽑아보라면 사랑과 건강 그리고 자유이다. 내 삶을 돌아봐도 이 가치관들이 잘 보인다. 어딜 가도 한국보다는 자유로울 것 같아서 시원하게 떠나봤었고, 더 자유롭게 일하고 싶어서 9 to 6 회사 생활을 그만두고 사람들 건강을 지켜주는 일을 내 방식대로 만들어서 하고 있다. 자기 인생을 송두리째 바꾸면서까지 헌신적인 사랑을 퍼부어줬던 소중한 사람을 잃어본 뒤 그제야 나도 진정한 사랑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졌다.
사람들은 대부분 자기가 사랑을 안다고 생각한다. 과연 사람들이 경험한 사랑은 과연 진실된 것일까?
사랑이 주는 달콤함과 동시에 자유를 빼앗기는 경험을 해본 적 있는가?
혼자일 때보다 오히려 누군가와 함께하며 더 큰 외로움을 느껴본 적 있는가?
멀리 갈 필요도 없다. 주변을 둘러보면 꽤 많은 연인들이 사랑한다는 이유로 서로의 행동을 제약한다. 자기 없이 다른 이성을 만나면 안 된다던가, 상대방이 좋아하는 무언가를 못하게 한다던가, 연락은 최소 얼마큼 하라고 압박을 한다던가...
믿을 수 없는데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을까?
그래, 정말로 그 사람이 딴짓을 할 인간이라고 치자. 왜 굳이 그런 사람을 잡아서 만나려 할까?
상대방을 소유하려고 하거나, 컨트롤하려 하거나, 집착하고 있거나, 질투를 하고 있다면 가짜 사랑을 하고 있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혼자 있는 외로움을 견디지 못해서 가짜 사랑이라도 쥐고 있으려 한다. 혼자 있는 것보단 덜 외롭고 덜 초라해 보여서 누군가와 함께 하길 선택한다. 이런 식으로 함께하면서도 채워지지 않는 알 수 없는 무언가를 느낄 때 결국엔 더 외롭고 괴롭다. 여기서 오는 비참함은 어떻게 감당하고 사는 걸까?
사랑은 나눠주는 것이며, 탐욕은 쌓아두는 것이다. 탐욕은 결코 나누어주지 않는다. 사랑은 오로지 주려고 하며 보답을 바라지 않는다. 조건 없는 나눔이 진정한 사랑이다.
소유가 아닌 자유를 주는 것이 진짜 사랑이다.
진짜 사랑을 하는 사람들은 애쓰지 않는다. 진정한 사랑에 노력은 필요하지만 애쓸 필요는 없다. 애쓸 필요가 없게 되는 경지에 이른 것이다. 진짜 사랑은 물과 같아서 부드럽게 감싸주고, 스며들고, 흘러가게 둘 줄 안다.
내가 사랑이라고 생각했었던 예전 관계를 돌아보면서 괴로웠다. 한 번도 진정한 사랑을 준 적이 없는 사람인 것 같아서. 그래서 죽기 전까지 진정한 사랑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는 수련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혼자가 되지 않으려고, 버림받지 않으려고 애쓰는 모든 노력은 결국 실패로 돌아간다.
인생은 결국 혼자 살다가 혼자 떠나는 거니까. 우리가 외로워서 누군가를 옆에 두고 혼자가 아니라며 스스로를 위로할 게 아니라 혼자 있음 자체의 아름다움을 알아야 한다. 온전히 혼자 있음을 즐길 수 있을 때 비로소 진짜 자유로워질 수 있고, 진짜 사랑도 줄 수 있게 된다.
나는 유독 외로움을 잘 느끼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우리 모두가 그냥 외로운 존재다.
외로움을 밀어내면 힘들고 받아들이면 덜 힘들다.
요즘 나는 혼자 있어도 좋고, 누군가와 함께 보내는 시간도 좋다.
그리고 이렇게 지낼 수 있게 된 내가 좋다.
정말 자유롭고 아름다운 사랑을 주고받을 수 있는 사람이 될 때까지
매일 나를 조금씩 더 좋아해 보려 한다.
당신은 지금 자유로운가? 소유하는가?
당신은 지금 사랑하는가? 탐욕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