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힐링씨티 Sep 01. 2023

해도 불안하고 안 해도 불안할 때

불확실한 상황을 극복하는 힘

"저는요, 불확실한 게 너무 싫어요. 그래서 평소 일 할 때도 일어날 수 있는 모든 가능성에 대비해 놔야 돼요. 안 그러면 마음이 불편하고 불안해서 가만히 못 있어요."

"어머, 그런 면이 있었구나. 근데 그러면 너무 피곤하지 않아요?"

"정말 피곤하죠. 대학생 때 교환학생을 가게 됐는데 가기 1년 전부터 할 수 있는 모든 준비를 미리 하기 시작했어요. 막상 가니까 걱정했던 일들은 안 일어났는데 가기 전이 오히려 심적으로 더 힘들었어요. 준비하면서도 불안하지 않았던건 아닌데 안하면 더 불안하니까 뭐라도 잡고 있는거에요. 타고난 성격인지... 고쳐보려고 했는데 잘 안되더라고요. 다행히 남편 만나고 좀 변했어요. 남편은 정말 느긋한 사람이거든요."


나는 분명한 게 좋아. 애매모호한 거 진짜 싫어.

누가 불확실한 걸 좋아할까? 좋으면 좋고, 싫으면 싫은 거지. 기면 기고 아니면 아닌 거지. 불확실한 상황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 분명하면서도 재밌는 건 이 삶 자체가 불확실하다는 사실이다. 불확실함은 바꿀 수 없는 삶의 속성 중 하나지만 우리는 불확실한 상황을 받아들이기보다는 밀어낸다. 


우리 인생에는 불확실한 상황들은 항상 존재한다. 그 상황 한가운데 있을 때는 이 결과가 좋을지 나쁠지 알 수 없다. 예를 들어

빚내는 게 두려워서 집 안 사고 전세로 살았는데 천정부지로 올라가는 집값에 후회스럽다던가
이직 제안을 받아 고민하다가 안 갔는데 알고 보니 엄청 좋은 자리였다던가
컨디션이 안 좋아서 약속을 취소해서 미안했는데 약속장소에 가지 않아서 불의의 사고를 피하게 됐다던가
파트너가 바람을 피워서 이혼을 한 상황에 힘든 마음을 달래러 간 여행에서 더 좋은 사람을 만난다던가


인생은 우리가 매 순간 불확실한 상황에서 하는 선택들로 이어 나가진다. 불확실한 상황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감당이 잘 안 되는 사람들은 쉽게 긴장하기 때문에 자신의 능력을 마음껏 펼치기가 어렵다. 실제로 불확실함 속에는 사람들이 우려하는 걱정스러운 일들만 존재하는 게 아니라 무한한 가능성들도 함께 존재한다. 안다. 이거 머리로는 잘 알겠는데 불확실 한 건 여전히 싫다. 우리는 왜 불확실한 걸 이렇게도 싫어하는 걸까?



불확실한 상황에서 보통 사람들은 '아무리 애써바짜 통제할 수 없다'는 생각에 무기력감과 절망감을 느끼게 된다. 무기력감, 절망감을 느낄 때 오는 스트레스는 굉장히 고통스럽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런 심적 고통을 피하기 위해 확실한 걸 원한다. 


불확실한 상황을 해결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어떤 결정을 내리거나 모르던 부분을 배워나감으로써 상황을 확실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노력으로도 확실해지지 않는 것들이 있다면? 우리에게 남겨진 옵션은 딱 하나뿐이다. 불확실함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 이 세상에 가장 분명한 건 이거 하나다. 


100% 분명한 건 아무것도 없다.

실제로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것은 '불확실함 그 자체'가 아니다. 우리는 알지도 못하는 실체를 두려워할 수 없다. 사람들이 진짜로 두려워하는 건 불확실한 상황이 내포하고 있는 가장 부정정인 상상이다. 불확실한 상황과 미래에 일어날 수도 있는 원치 않는 상황에 저항하는 마음이 곧 고통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그러나 '인생사 새옹지마'. 지금 너무 좋아 보이는 일이 나중에 안 좋은 일로 변할지, 지금 안 좋아 보이는 일이 나중에 행운의 기회가 될지 아무도 알 수 없다. 평생 처음 느껴본 극도의 행복감을 안겨줬던 연인이, 떠난 뒤에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깊은 고통을 안겨줄 사람이 될지 몰랐던 것처럼... 극도에 고통을 자처해 느끼고자 누군가를 사랑하기로 결심하는 사람은 없지 않은가? 


힘든 시간에 대한 보상이 미래에 보장된다면 누구라도 잘 참아낸다. 그러나 미래에 보상이 불분명하면 역경도 고통도 견뎌내기 싫은 게 인간의 간사한 마음이다. 당신이 원하는 것이 있고, 그 일이 일어난다고 완전히 믿는다면 그 일은 반드시 일어난다. 우주는 우리가 원하는 곳으로 이끌어주기 위해 항상 가장 효율적인 지름길로 우리를 안내한다. 다만 그 지름길이 항상 편안하고 안정적인 길이라는 보장하지 않을 뿐이다. 



만약 당신이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이 일어나지 않았어야 했다'는 생각 가지고 있다면,  당신의 마음이 현재 상황에 저항하고 있음을 빨리 알아차리길 바란다. 이 생각에서 모든 고통이 시작된다.


일어날 일은 결국 일어난다.


당신이 일어난다고 믿으면 반드시 일어난다. 우리가 우리 스스로에게 가진 믿음의 크기가 모든 것을 좌우한다. 아직 스스로에 대한 큰 믿음이 단단하지 않아 불확실한 상황에서 이래도 불안하고 저래도 불안해 미칠 것 같다면 이 다섯 가지를 익히고 지내보자.


첫 번째, 상황을 컨트롤하려기보다는 불확실함이 주는 고통스러운 감정을 정면돌파로 대면하자.

어떤 상황에서 감정이 심하게 올라온다는 건 상처받은 내면의 한 부분을 통합시키기 위한 신호다. 감정을 느껴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으니 안심해도 좋다. 사람들은 불확실한 상황에서 보통 확실함을 느끼려고 빠르게 결정을 내리거나 몰랐던 것을 배워서 상황을 통제하려고 한다. 만약 당신이 이러고 있는 걸 알아차렸다면 상황을 통제하려는 행위를 멈춰 보는 것이다. 통제 불가능한 느낌이든, 절망감이든, 무기력감이든, 올라오는 모든 감정을 그대로 느껴주자. 고통스러운 감정을 느껴줘도 현실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반대로 느끼고 싶지 않은 감정을 피해 도망 다니면 더 큰 고통을 느껴야 하는 일들이 계속 따라온다. 


두 번째, 결과에 대한 집착을 버리자.

불확실함이 고통스러운 이유는 우리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면서도 아직 그 결실을 맺지 못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는 자신만의 특정 방식으로 일을 처리하려는 욕구를 버리는 것이다. 왜냐하면 원하는 결과에 가장 빨리 도달시키는 방법은 우리가 예상한 것과는 완전히 다른 방법일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자기만의 방식과 결과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하루하루를 즐겁게 사는 건 정말 지혜로운 태도이다. 

결과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내맡기는 순간부터 우리에게 필요한 모든 일들이 일어난다.



세 번째, 긍정적인 생각에 더 집중하자.

불확실한 상황에서 사람들은 보통 자신의 생각 속에 갇힌다. 알 수 없는 미래에 대한 걱정으로 꽉 찬다. 걱정들이 만성적으로 지속되면 불안 발작이나 우울증을 경험할 수도 있다. 만약 자신의 부정적인 생각 속에 갇혀버린 경우라면 여기서 나올 수 있는 딱 한 가지 옵션이 있다. 그건 바로 어떤 상황에서든지 감사하는 노력을 하는 것이다. 감사할 것이 없다고? 오늘 하루 나를 편하게 해 준 무언가를 찾기 시작해라. 의도적으로 내가 좋아하는, 하면서 즐거울 수 있는 일들을 찾아 시작하면 감사함이 뒤따른다.


사람들은 보통 자신이 처한 상황의 부정적인 부분에만 너무 집중하고 산다. 그래서 일어날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을 걱정하고 대비하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고 산다. 이건 엄청난 에너지 소모일 뿐만 아니라 자신의 세상을 어둠으로 끌고 가는 행위다. 이 행위가 반복되면 정말 그 생각대로 어두운 운명이 시작된다. 그러니 명심하자. 우리가 반복하는 생각은 현실이 된다. 자, 당신이 가장 많이 하는 생각은 무엇인가? 여기서 뜨끔하다면 이제 그 생각을 바꿀 시간이다.


네 번째, 인생의 파도를 타는 연습을 하자.

우리의 인생 여정이 항해라면 바람과 파도를 잘 이용하지 않으면 목적지에 갈 수 없다. 특히 역풍이 불 때는 역풍에 맞서는 것보다 역풍을 잘 타고 지나가야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갈 수 있다. 거대한 바람에 맞서 항해하는 것이 얼마나 비효율적일까? 불확실성을 수용한다는 건 역풍을 만났을 때 방향을 틀어 순항한다는 뜻이다.


우리의 자아(ego)는 알고 있으면 원치 않는 일이 일어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아는 것에 온갖 집착을 한다. 하지만 열린 마음으로 저항하지 않을 때 훨씬 더 많은 가능성이 우리에게 열리게 된다. 따라서 모든 것을 알려고 하는 것보다는 궁금하지만 저항하지 않는 태도로 지낼 때 훨씬 더 무한한 가능성을 만나게 된다. 


삶이 우리를 가끔 시험에 들고 힘들 게 할 때 저항하고 싸우는 대신 바람과 파도를 타도 가도록 내버려 둬라. 이럴 수 있다면 애초에 저항하고 애쓰지 않았기에 그 결과로 고통받지 않는다. 인생의 파도가 우리가 원하는 곳으로 우리를 데려가게 맡기면 호기심만 남는다. 지금 당신은 파도를 타고 가는가? 파도를 뚫고 가려하는가?



다섯 번째, 건강한 스트레스 완화법을 찾아라. 

불확실한 상황에 스트레스는 자율신경계의 교감신경을 항진시켜 우리 몸을 투쟁/도피 반응 모드에 있게 한다.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부교감 신경계도 의식적으로 작동시켜 휴식 모드로 돌아가도록 해야 한다. 

교감 신경계를 자극하는 활동 대신 지친 심신을 진정시키는 활동을 해야 한다. 스트레스 해소법은 사람마다 다르므로 나에게 가장 제일 잘 통하는 해소법을 찾아야 한다. 스트레스를 완화하는 활동들에는 여러 가지가 있으니 골라서 시도해 보자. 자연식품 먹기, 자연 속에서 산책하기, 글쓰기, 향초 켜고 목욕하기, 재미있는 비디오 클립 보기, 마사지받기, 캠핑 가기, 요리, 명상, 요가, 허그, 춤추기, 음악 듣기, 반려동물이랑 놀기, 즐거운 상상하기, 차 마시기 등!!


만약 너무 불안해서 도저히 혼자서는 불안함이 사라지지 않는다면 누군가와 함께해라.

함께 헤쳐나갈 누군가 있다면 거의 모든 상황을 견딜 수 있다. 스트레스를 더 악화시키는 사람이 아닌 이상 사람들과 연결되어 함께하는 것은 도움이 된다. 혼자 고립된 상황에서는 불확실함뿐만 아니라 어떤 상황도 견디기 힘들다. 당신이 가진 마지막 힘으로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자. 우주는 항상 당신 편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