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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힐링큐브 Jun 29. 2024

배고픔과 불안: 감정의 자연스러운 대응

불안과 배고픔의 유사한 원리

내가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나고 허기짐을 느끼면, 우리는 이 증상을 통해 내가 배고프다는 것을 알 수 있게 됩니다. 그렇기에 이때 내가 배고픈 건 사실이고 자연스러운 일이죠. 배고프다는 신호를 통해 허기진 배를 채우면, 배고프다는 증상은 거짓말처럼 사라지게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내가 배고픈 것을 가지고 따지거나 이상하게 보면서 밥은 먹지 않고, 배고파하지 말라고 한다면, 나는 점점 이상해질 것입니다. 왜냐하면 배고파서 배고프다고 하는데, 배고픔을 느끼는 걸 잘못된 것처럼 여기는 현실이 이상하게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배고파서 배고프다는 사실을 두고 배고파하면 안 된다고 하는 이상한 대응했기 때문이죠.

이처럼 내가 느끼는 증상을 가지고 이상하게 대응하면, 내가 이상해진 것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배고픔 자리에 불안이나 긴장, 두려움, 우울함, 소심함 등을 넣고 똑같이 대응해 보면 분명히 알 수 있습니다.

내가 불안해서 불안하다고 느끼는데, 그 불안을 이상하게 여기거나 잘못된 것처럼 보면, 그래서 불안하지 말라고 하면, 이는 배고픈데 배고파하지 말라고 하는 대응과 똑같은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이상한 대응방식으로 불안한 나를 불안해하지 말라고 하면 할수록, 나는 더 이상해지는 느낌이 들고, 더 불안해지고, 마음이 불편해지며 엄청난 압박과 스트레스를 받게 됩니다.

배고픔을 참아보면 정말 힘들고 고통스러운 경험을 하게 됩니다. 참는다는 것은 그 증상을 억압하는 것이며, 억압은 힘으로 눌러야 한다는 것입니다. 배고픔이라는 자연스러운 신호를 느끼지 않기 위해 힘으로 억누르려면 엄청난 힘이 필요하고, 이는 자연스럽게 몸에 힘이 들어가 긴장을 불러오게 됩니다. 왜냐하면 배고픈데 배고프지 말라고 해서 배고픔을 참으면, 배는 배대로 고프고 배고픔을 참기 위해 힘쓰다 보면 배고픈데 참기 위해 힘까지 쓰니까 미치기 일보 직전까지 가기 때문입니다.

마찬가지로 내가 불안한데 불안하면 안 된다 하는 것은, 배고픈데 배고픔을 참으라는 대응과 같습니다. 이는 배고픔을 참다가 고통스럽고 힘들어진 것처럼, 불안을 참기 위해 몸에 힘이 들어가고, 몸에 힘이 들어가니까 자연스럽게 긴장을 하게 되고, 긴장한 몸을 풀어주기 위해 몸을 떠는 증상이 나오는 것인데, 이를 불안 때문에 생긴 것이라 오해하는 것과 같습니다.

불안한데 불안을 참으려 하면 할수록, 가슴이 뛰고 긴장을 하고, 몸에 힘이 들어가고 떨리게 되는 건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이는 배고플 때 배고픔을 참으려 하기 때문에 생기는 증상과 같은 원리입니다.

배고픔이 해소되려면 밥을 먹어야 하듯, 불안함이 해소되려면 마음을 안심시켜줘야 합니다. 긴장이 해소되려면 몸에 들어간 힘을 풀어줘야 합니다. 그렇기에 내가 불안하거나 긴장을 하고 있다면, 배고픔을 사실로 인정했던 것처럼, 불안함과 긴장을 사실로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합니다.

배고프다는 신호 속에는 감춰진 진실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진실은 특별한 것이 아니라, 이미 우리가 알고 있는 것입니다. 바로 배고픔에서 벗어나고 싶으니 밥을 먹어 달라는 것이죠.

이처럼 내가 불안하거나 긴장을 하거나 두려움에 빠져 있거나 무기력하거나 삶이 싫어졌다면, 스스로에게 진실을 물어볼 수 있어야 합니다. 불안함이라는 신호 속에 감춰진 진실은 무엇일까요?

배고프니까 밥 달라는 것처럼, 그 감춰진 진실을 찾아 해결해 주면 됩니다. 몸은 실제로 음식을 필요로 하지만, 마음은 믿음을 필요로 합니다. 불안하다면, 안심시켜 주는 믿음을 만들어줄 수 있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내가 잘못된 사람이라는 느낌 때문에 불안하다면, 내가 잘못된 사람이 아니라는 믿음을 만들어주면 불안은 거짓말처럼 사라집니다. 내가 불안하고 긴장하는 증상을 이상하고 잘못된 것처럼 보면 볼수록, 불안을 키우는 믿음은 더 강해집니다. 왜냐하면 내가 나를 잘못한 사람처럼 본다는 것은, 사랑하는 사람이 나를 잘못한 사람처럼 보고 있다는 것이기 때문에, 이 상황에서 마음이 안심되는 건 오히려 이상한 것입니다.

그렇기에 내가 느끼는 증상과 감정은 모두 이상한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다는 것을 자각하고, 오해를 풀어줘야 마음이 안심되며 자연스럽게 불안함도 멈추게 됩니다. 그리고 진실을 찾아 그에 맞는 대응을 해주면 됩니다.

"아, 불안한 날 안심시켜 달라는 거구나."
"긴장으로 인해 몸에 힘이 들어가서 힘드니까 긴장을 풀어달라는 거구나."
"두려움에서 벗어나 자유로워지고 싶다는 거구나."

이제 내가 느끼는 증상과 감정 속에 있는 숨겨진 진실을 찾아
이치에 맞는 대응을 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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