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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힐링가객 Jan 02. 2024

골다공증 치료를 끝냈다  - 목이버섯&무말랭이

  배울 수 있다는 것은 복이다     


 인생은 배움의 연속이다. 온전한 이해나 해석이 불가한 영역이기에 인간은 태어나 죽는 순간까지 미지의 여행을 하며 깨달아간다. 인생을 배울 수많은 매뉴얼 중에는 내가 의지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영역도 있고 바라고 계획하지만 허락되지 않는 영역도 있다. 그런 의미에서 한국어로 번역된 인류의 유산이 헤아릴 수 없이 많다는 것은 크나큰 복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의무교육 과정은 물론이고, 국민 개개인이 자율적 선택으로 평생학습의 기회를 찾을 수 있다는 것도 감사한 일이다.      


 덕분에 마음만 먹는다면 큰 방해 없이 지역의 무료 도서관이나 국립도서관에서 책을 대출하거나 자료를 요청하여 수천 년 전의 위인으로부터 인생을 배울 수 있다. 또한 동시대 인물들의 저작물을 통해서도 배울 수 있다. 이즈음에는 다양한 플랫폼과 포털 사이트를 통해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으며 오픈 AI Chat GPT를 통해서도 배울 수 있다. 만일 나에게 지성이라는 것이 있다면, 내 지성을 키운 건 팔 할이 사숙이다.     


 그러나 실용적 삶의 운영에 있어 나를 실습시키고 성장시키는 스승은 종종 그 정체성을 숨긴 채 우리 곁에 일정 기간 머물다 떠나간다. 우리는 그것을 인연이라고 부른다. 사회적 인간의 상호 영향력만을 말하려는 것이 아니다. 실제로 우리에게는 숨은 신처럼 다가와 우리에게 어떤 역할을 하다가 사라지는 특수한 인연들이 있다. 예기치 못한 순간에 실존적 스승으로부터 배울 기회를 얻는 것이다. 관계 안에서 배울 수 있다는 것은, 인생이 우리에게 주는 가장 귀중한 선물이다.           


 세월이 흐른 뒤에 자신의 성장 궤적을 떠올려보면 수많은 스승들이 떠오를 것이다. 그 스승은 때로 연장자일 수도 있고 동년배일 수도 있지만 때론 연하, 혹은 어린 아이일 수도 있다. 순전한 눈으로 바라볼 수 있다면 나 아닌 모든 존재에게 배울 점이 있다. 문제는 내 시선이 그토록 순전함에 닿을 수 있는가, 그것을 지속할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내 브런치 닉네임은 힐링가객이다. 시와 노래를 부르는 사람, 그 중에도 힐링을 접속하고 공유하는 노래꾼이 되고 싶은 소망을 담았다. 소셜미디어 활동을 하면서 오랫동안 내 닉네임은 ‘지어지선’이었다. 출처는 “大學之道, 在明明德, 在親(新)民, 在止於至善”에서 얻은 것으로, 유교 경전인 대학 경 1장에 나온다. 대학의 3대 강령 중 하나다. “대학의 도는 밝은 덕을 밝히는데 있고 백성을 새롭게 하는데 있으며, 지극한 선에 이르러 머물게 하는데 있다.”      


 닉네임으로 정할만큼 지어지선의 삶을 살고 싶었다. 될수록 고요하고 명징한 마음상태를 유지하고 싶었다. 공간을 정리하듯 마음을 정리했다. 아름다운 자연을 대하는 순간에 지선이 가능했다. 어린 아기를 볼 때도 가능했다. 음악을 들을 때, 추억을 상기할 때 기쁜 일이 있는 순간에도 가능했다. 하지만 그 순간이 지나면 생각의 방향을 통제할 수 없었다.      


 존재의 안팎에서 쉬지 않고 들려오는 자극에 내 의식은 어떻게든 반응했다. 몸이 아프면 어두워지고 악한 것을 보면 분이 일었다. 비극적인 뉴스를 보면 슬픔과 염려에 휘말렸다.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걸 곧 알아차렸고, 여러 방법들을 시도해보고 불가능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평안한 상태로 홀로 있을 땐 가능한 순간도 있었다. 하지만 삶에 찾아오는 온갖 상황 속에서 선한 상태를 지속하는 것은 내 소관을 벗어나는 일이었다. 성경을 대하고 기도할 때도 나는 같은 상황에 부딪혔다. 신이 명한 사랑이지만, 절대로 내 깜냥으로 접근할 수 없는 덕목들이라는 걸 깨달을 뿐이었다.       


 “오직 성령의 열매는 사랑과 희락과 화평과 오래 참음과 자비와 양선과 충성과 온유와 절제니 이 같은 것을 금지할 법이 없느니라”

                                갈라디아서 5장 22~23     



 힘을 빼고도, 의도하지 않고도 지어지선의 상태에 머물고 싶었지만 그 경지에 다다를 수 없다는 걸 나는 인정했다. 가장 큰 영향력은 잔뜩 힘을 쓸 때가 아니라 힘을 뺄 때 발휘되는 법인데 나라는 그릇은 거기까지였다.                

 

 한편 지어지선을 열망하며 한국학대학원 연구실에서 해방기 소설작품 분석에 푹 빠져있는 동안 내 몸은 점점 더 가벼워져 갔다. 몸은 가벼워지는데 느낌은 무거워지는 아이러니를 경험했다. 국민의료보험에서 권장한  건강검진에서 어이없는 결과를 받았다. 골다공증, 뼈 안에 구멍이 생길 수도 있다니,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한 질환이었다. 지식을 탐하면서 한 편으론 내면의 불순물을 정리하고 비우는 것에 몰두하고 있었는데, 정작 비워버린 것은 내면이 아닌 뼛속의 골밀도였다니!  


 퍼뜩 떠오르는 것이 있었다. 친정엄마의 연이은 골절 사고였다. 엄마 역시 골다공증을 개선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병원진료를 받으셨다. 중년이 되면 여성들에게 나타나는 증상이지만 관리하지 않으면 독립보행이 어려울 수 있다는 무시무시한 경고를 들었다. 노인성 질환 중에서도 가장 무서운,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질환이라고도 했다.      


 내 뼈의 상태는 동년배보다 15년 더 노화된 정도라고 했다. 3개월에 한 번씩 검사를 하고 약을 받고 주사를 맞았다. 바늘 기피증이 있고 겁이 많아서 병원에 가는 것이 가장 힘든 일이지만, 병원에 다니다보면 관리되는 줄 알았다. 성실하게 의사의 말을 따르지 않아도 문제 없을 거라고 자만하고 있었다. 하지만 1년을 관리해도 상태는 호전되지 않았다. 치료해도 개선되지 않아서 이대로 가면 심각해질거라고 했다. 기가 막힌 일이었다. 병원을 다녀도 개선되지 않았다니 그동안 소용없는 짓을 하고 있었던 것 아닌가!           


 걷는 걸 좋아해서 항상 부지런히 움직이는데! 햇볕도 좋아하고 건강식단을 유지하고 있건만! 뭐가 문제람. 슬며시 짚이는 것이 있었다. 칼슘이나 단백질을 그다지 중시하지 않았기 때문에 채식 중심의 내 식단으론 그런 영양소들이 부족했을 수 있다는 거였다.                





  중년엔 자신을 챙기는 것이 우선이다          


 성가신 일로 치부하면서도 의사의 경고가 찜찜해서 2년동안 정기 검진을 다니며 관리했다. 2년째 되는 달에 의사가 어이없는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도대체 왜 수치가 변화가 없어요? 약은 잘 먹고 있어요? 어떤 운동을 하세요?”     

 뜨끔했다. 병원에서 주는 칼슘 약은 변비 증상 때문에 먹지 않았고, 운동은 필라테스 스트레칭을 하고 있었다. 변명을 하듯 설명하는 내 말을 들으면서 의사가 조소하듯 말했다.     

 “요가나 필라테스는 남성들한테 요긴해요. 그런 거 말고 근력운동을 하세요.”     

 나는 걷고 있다고 말했다. 의사는 의심의 눈초리로 매일 걷는 건 불가능하지 않냐고, 유산소 운동만 해서는 안되고 헬스장에 가서 트레이닝을 받으라고 했다. 칼슘제를 안 먹을거라면 식단에 신경을 쓰고 근력운동도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병원을 나오면서 자존심이 상했다. 손목 발목도 아팠고, 허리가 아팠다. 고역이었다. 골다공증을 본격적으로 관리하기로 마음먹었다. 나에게 맞는 치료 방법을 찾아야 했다. 그 때까지 언제나 짝꿍과 부모님, 아이들의 건강관리가 우선이었다. 가족 안에서 중추적 역할을 해내는 중년의 위치를 생각하면 답이 나왔다. 더 이상 방치하면 안 된다고 했으니, 전문가의 말을 실행해야 했다.      


골다공증 치료에 관한 영상과 자료들을 찾아보았다. 한방 치료도 참고했다. 평소에 나는 해조류를 좋이해서 톳밥을 지어먹고 미역, 다시마, 김 파래 매생이를 제철마다 즐겨먹는다. 또 산야초를 좋아해서 나물과 야채쌈 채소볶음을 골고루 즐긴다. 그래서 기존의 채소와 해조류 식단에 추가하여 대강 다섯가지 정도를 중요하게 섭취하기 시작했다. 골다공증 개선을 위해 햇빛쬐며 걷기, 근력운동, 바른자세와 스트레칭 등 일상의 습관을 재정비하고 1년 동안 열심히 챙겨먹었다. 덕분에 만족한 결과를 얻었다. 골밀도는 채워졌고, 약도 검진도 더 이상 하지않게 되었다. 아프던 곳이 편안해졌다. 의사는 개선이 되었지만 관리는 계속 해야 한다고 했다. 물론이다.


 벌써 수년 전의 일이다. 나는 아직 골밀도를 정상 범위로 유지하고 있다. 골다공증으로 다시 치료할 일이 없도록 지금도 잊지 않고 챙겨 먹는 골다공증을 개선시키는 레시피를 공유한다. 사실 너무 흔하고 쉽고 식단 안에 있는 것들이라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 하지만, 알고 먹으면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골다공증 개선을 위한 레시피


식초

천연효소를 이용한 식초는 칼슘의 흡수를 돕는다. 나는 사과식초, 감식초, 현미식초, 녹차식초, 천년초 식초, 은행식초를 구해서 하루에 20mg 생수에 타서 먹고 있다.      

계란

완전식품인 계란을 매일 1개 반숙으로 삶아서 먹는다.


콩과 두부

 슈퍼 푸드인 콩 종류를 다양하게 밥에 넣어 짓고, 콩자반, 청국장 등으로 먹는다.      


황태와 멸치

 단백질 함량이 많은 황태를 바삭하게 구어 간식으로 먹기도 하고 찬으로 만들어 먹는다. 멸치를 조리할 때는 반드시 식초를 넣고 볶고, 견과류를 첨가한다. 매일 큰 수저 하나정도의 분량을 칼슘제라고 여기고 섭취하고 있다. 황태껍질도 조리해서 먹는데, 껍질에 함유된 콜라겐이 피부는 물론 골격형성에도 도움을 준다고 한다.     

목이버섯차 무말랭이차

 식단과 함께 신경 써서 챙겨 먹은 것이 있었다. 국산 목이버섯 차와 무말랭이 차였다.


햇빛을 충분히 입힌 목이버섯과 무말랭이



목이버섯은 한 살림과 로컬 푸드 마켓에 갈 때마다 구입했고, 베란다 햇살에 1주일 정도 더 말려서 음식에도 넣어먹고 끓여서 차음료로 마셨다. 목이버섯은 약재로도 쓰이고 식재료로도 많이 쓰인다. 생긴 모습이 나무의 귀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동의보감에서 정리한 목이버섯의  특성이다. 맛이 달고 독이 없으며 성질이 차다. 독기가 몰린 것을 헤치며 혈의 열을 내리고 이질과 하혈을 멎게 한다. 기를 보하고 몸이 가벼워지게 하며 오장을 좋게 한다.      


목이버섯을 끓여서 우려놓았다가 수시로 마신다. 구수하고 시원한 맛이다.


 식품영양학적으로는 비타민D 함량이 높고 칼슘과 인 등 뼈 건강에 도움을 주는 성분이 다량 함유되어 있다. 뼈와 치아를 튼튼하게 하며 성장기 어린이의 근 골격 형성과 성인의 골다공증 예방에 도움을 준다고 알려져 있다. 또한 콜레스테롤 수치를 억제하고 활성산소를 제거하여 혈관질환을 개선하는 효과가 뛰어나다. 당질의 흡수 속도를 늦추고 인슐린 분비를 촉진시켜 혈당스파이크를 막아준다. 식이섬유가 많아 변비를 개선하며 독소 배출 기능이 좋아 간 기능을 개선시키며 천연 콜라겐 성분이 풍부해서 피부 미용에도 활용되고 있다.   

무말랭이를 끌여서 우려놓았다가 따스한 물을 희석하여 연하게 마신다. 달고 후미가 시원하다.

  

 무를 말리면 식이섬유와 칼슘이 함유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난다. 일반 무에 비하면 15배에 달한다고 알려져 있다. 뿐만 아니다. 철분은 48배 이상 높아지고, 변비, 비염, 가래, 기침을 치료하며, 빈혈과 뼈 건강을 개선한다고 알려져 있다. 무말랭이는 직접 만들어서 찬으로 먹고, 덖어두었다가 끓여서 차음료로 마신다. 무말랭이 역시 건조기에 말린 것을 햇빛을 쪼여주고 덖어서 보관한다.     

 

건 나물과 건 버섯 생밤도 햇빛에 널었을 때 영양소와 흡수율이 높아지기 때문에 몸에 좋은 보약에 공짜 보약을 더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알지도 못하고 만난 적도 없는 무수한 스승님들 덕분에 좋은 정보들을 얻고 오늘도 살아가는 법을 배운다. 내가 사숙할 수 있도록 허락해준 문명의 헌신자들에게 감사드린다. 살아오면서 체험하고 목격한 일들을 재구성해서 소설을 쓴다. 그와 같이 내가 거저 얻은 정보들을 재구성하여 일상힐링레시피 에세이로 엮어 공유하고 있으니 어찌 감사하지 않을 수 있으랴.


 뼈때리는 경고를 들을만큼 심각했던 내가 골밀도를 관리하는 방법이 하나 더 있다. 지역 보건소에서 1년에 한 번 골밀도 검사를 무료로 받을 수 있다. 예약을 진행하고 잡아준 시간에 맞춰 신분증을 가지고 가면 검사후 결과에 따른 상담은 물론이고 처방전도 받을 수 있다.


골다공증 개선을 위해 즐겨마시는 목이버섯과 무말랭이 차음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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